비2 비 퇴근시간 즈음이었다. 하늘이 갑자기 컴컴해지더니 이윽고 비가 내린다. 아침에 비를 예감하지 못했기에 우산도 없는데 비는 점점 거세어진다. 만약을 위해 우산 하나쯤 회사에 두고 다니는 것은 직장인의 센스다. 하지만, 그 우산을 비가 올 때 쓰고 집으로 갔다면, 다음날 굳이 비가 오지 않는데 우산을 들고 회사로 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퇴근길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창가에 모여든다. 가진 자의 여유를 가진 미선이 한마디 한다. "가끔 저 비를 흠뻑 맞고 싶다는 생각을 해. 진 켈리처럼 비 속에서 춤을 추진 못하더라도 웅덩이에 고인 빗물을 한번쯤은 발로 뻥 차버리고 싶기도 하고 말야." 그녀는 한 손에 든 우산으로 다른 한 손을 툭툭 치고 있다. '아직 어린 걸까? 아직도 순수한 걸까?' 나는 그녀의.. 2012. 12. 17. 좋은 세상 어린시절, 30분씩 걸어다녔던 국민학교까지의 등교길은 비만 오면 온통 진흙탕이 되었고, 길가의 연못에 아이들이 빠지기도 했다. 그땐 목이 긴 예쁜 빨간 장화를 갖는 게 꿈이었더랬는데... 이제 그 길은 시멘트로 포장되었고, 물이 넘치던 연못은 메워졌다. 이젠 더이상 아이들은 예쁜 장화를 꿈꾸지 않겠지. 거참... 분명 좋은 세상이긴 한데... 2012. 11.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