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긋기/소설/희곡 2012. 8. 28. 19:26

 


체스이야기 낯선 여인의 편지

저자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0-03-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인간의 광기와 순수를 다룬 슈테판 츠바이크의 심리소설!20세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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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츠바이크의 심리소설 <체스>는 세상을 거부한 채 오로지 체스판 위에서의 승리만을 추구하는 세계 체스 챔피언과, 나치스 비밀경찰에게 감금되어 자신만을 상대로 게임을 벌여온 B 박사의 체스 대결을 기본구도로 삼고 있다.
두 편집광적인 인물들이 체스판을 앞에 두고 보이는, 광기에 가까운 심리적 반응을 대비시키며 인간 내면에 숨은 광기와 본성을 치밀하게 그려낸다.

 

단 한가지 일에만 생각을 집중하는 편집광적인 유형의 사람들에게 평생 매력을 느껴왔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영역을 제한하면 할수록 다른 한편으론 무한성에 그만큼 더 가까이 근접하기 때문이다. 


체스는 어떤 결과도 보지 못하는 사고이자 아무것도 계산해내지 못하는 수학이고, 작품 없는 예술이자 실체 없는 건축이다.


세계 체스 챔피언이 실력이 중간치나 될까말까 한 여섯 명의 상대를 왼손 하나로 간단히 싹쓸이한다는 것 자체는 별로 놀랄 일이 아니었다. 단지 그가 왼손 하나로 우리 모두를 처지했다는 것을 우리에게 너무나도 분명히 느끼게 해준 그 불손한 태도가 불쾌할 뿐이었다. 


제 아버님이 지니셨던 철저한 두 가지 특성, 즉 엄격하게 비밀을 지키는 것과 신용을 지키는 것 말고는 크게 필요한 것이 없는 일이었죠. 


외부세계와는 완전히 차단한 채 그야말로 진공상태 같은 독방 속에 우리를 한 사람씩 가두어 둠으로써, 외부에서 가해지는 구타와 추위 대신에 자기 내부에서 치밀어 올라오는 압박감에 결국은 스스로 입을 열게 하겠다는 것이었죠.


체스의 매력은 근본적으로 두 사람이 마주앉아 서로 다른 두뇌로 각자의 전략을 다양하게 펼치는데 있을 뿐입니다. - 중략 - 그런데 동일한 한 사람이 머릿속으로 흰말과 검은 말을 동시에 떠올리는 경우에는 모순된 상황이 생겨나게 되는 법입니다. 동일한 하나의 두뇌가 무엇인가를 아는 것과 동시에 무엇인가를 모르는 상태가 돼야 하며, 흰말로서의 역할을 하면서도 방금 전에 검은 말로서 의도하고 시도하려 했던 임무를 완전히 잊어버릴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이 같은 이중적인 사고는 완전한 의식분열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 중략 - 따라서 자기자신을 상대로 체스를 두려는 것은 자기자신의 그림자를 뛰어넘는 것과 같은 모순을 뜻합니다. 


1백 퍼센트이 알콜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1백 퍼센트의 진리란 없다. 

Posted by 밑줄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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