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각풍경(以前)

하루살이

2020. 8. 17.

작성일 : 2016. 01. 08.

하루뿐인 삶이 하루살이의 삶이다.

단 한 순간이라도 허비하지 않고 바쁘게 살아야 하는 삶이다. 

아침에 태어나 저녁에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우리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채우게 될까?

개미 | 베르나르 베르베르

 

인간은 하루살이의 하루를 인생의 덧없음과 허망함에 빗대어 이야기하곤 한다.

인간의 관점일 뿐이다.

 

하루라는 시간은 인간의 시간이다.

하루살이는 인간의 하루를 알지 못하고, 그의 평생을 살아갈 뿐이다.

 

하루살이도 알, 애벌레, 어른벌레를 거친다.

초년기인 알일 때 하지 말라는 것에 답답해하고 하루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조급해할지도 모르고,

애벌레인 청년기엔 무언가 이루어야 할 시기에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현실에 망연자실해 있을지도 모르고,

어른벌레가 된 중·장년기에는 과거를 후회하며 권태로운 일상에 치를 떨며 왜 빨리 나를 데려가지 않느냐고 하소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100년을 사는 인간이 생각하는 하루와 100년을 가정할 수 없는 하루살이가 사는 하루의 시간 감각이 같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물리적인 시간은 같을지라도, 각자 감정적으로 느끼는 시간의 길이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의 평생을 어떻게 인간이 하루라고 재단할 수 있을까?

게다가 하루살이는 인간이 자신을 하루살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지도 못한다.

 

마찬가지로 하루살이도 인간을 백년살이라고 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의 평생을 36,500번이나 반복하는 인간의 백 년을 흔히 지루하고 안쓰러운 삶을 비유적으로 이야기할 때 즐겨 사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인간을 알지 못한다. 또한, 알게 뭔가?

인간은 철저하게 자기중심으로 세상 만물을 이해하고 있을 뿐인데.

'사각풍경(以前)'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서  (0) 2020.08.19
  (0) 2020.08.19
아라 ♡ 환  (0) 2020.08.17
어른의 몫  (0) 2020.08.17
기도  (0) 2020.08.17
충고  (0) 2020.08.17
복권  (0) 2020.08.17
기억  (0) 2020.08.1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