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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풍경(以前)

언제? 어쩌면?

2020. 9. 18.

성일 : 2016. 01. 23.

 

언제 밥 한번 먹어요.”

인사치레로 하는 말이다.

제안한 사람도 언제인 줄 모르고 제안받은 사람도 언제를 기대하지 않는다.

정말 밥 한번 먹고 싶다면 그날 바로 약속을 잡으면 된다.

 

“어쩌면 다른 날 커피는 한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꼭 그렇게 해요.

“난 ‘어쩌면’이라고 했어요.

“난 그 말이 좋아요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니까.

일요일의 카페 | 프란세스크 미랄레스, 카레 산토스

 

어쩌면 어떤 일든 일어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긍정적이며 희망적인 인생관을 가진 사람이다.

 

현실에서 이렇게 긍정적이며 희망적인 사람을 만난다면?

인사치레의 언제 밥 한번이라는 제안에,

수요일 어때요? 내가 잘 아는 밥집이 있는데, 괜찮지요?”라고 구체적인 제안으로 응수한다면?

글쎄…… 나는 조금 부담스러울 것 같다.

머릿속으로 수요일이 힘든 적당한, 대부분 거짓말일 뿐인, 이유를 찾고 있을 테니까.

 

인사치레의 제안을 했다면 그만큼의 거리감이 있다는 것이다.

사람 간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지 않고는 거리감을 좁히는 시간을 가질 수 없다.

그래서 항상 나와 그들 사이에는 그만큼의 거리가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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