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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풍경(以前)

내 그릇을 닦듯이......

2020. 10. 9.

작성일 : 2016. 02. 01.

어느 화장실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도난 위험이 있으니 가방을 걸지 마세요.”

 

그 건물에서 일하는 지인 왈.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사람의 가방을 밖에서 낚아채 가버린 사건이 있어서 관리실에서 붙인 거라고 한다.

 

참으로 난감하지 않은가? 나라면?

층층이 다니면서 면피성 안내문을 붙이느니 가방 걸이를 지금보다 조금 아래 달겠다.

밖에서 손을 넘겨 뻗어도 닿지 않고, 사용자도 가방을 걸 수 있는 위치에 말이다.

 

내 그릇을 닦듯이 다른 사람의 그릇을 닦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 | 조병준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기. 참 어려운 일이다.

나 편한 대로 행하기.얼마나 쉬운 일인가?

생각하기 어려우니 행하기 어렵고, 행하기 쉬우니 생각하기 어렵다.

 

내 그릇을 닦듯이 다른 사람의 그릇을 닦을 수 있다면,

적어도 화장실에서 가방을 안고 볼일을 보는 어정쩡한 상황을 연출하는 이러한 안내문은 만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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