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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소설/희곡

뻬쩨르부르그 이야기 | 니꼴라이 고골

2021. 10. 14.
뻬쩨르부르그 이야기

뻬쩨르부르그 이야기

고골 저 / 조주관

러시아 근대 문학의 선구자 니꼴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의 소설 중 제정 러시아의 수도 뻬쩨르부르그를 배경으로 쓴 다섯 편의 단편을 모았다. 이미 잘 알려져 있는「코」「외투」를 비롯하여 「광인 일기」「초상화」「네프스끼 거리」까지. 환상과 현실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방식으로 부조리한 세계를 조명하고 있는 이 작품들은 지극히 현대적인 상상력과 신랄한 현실 풍자 정신으로, 고골을 러시아 근대 문학의 근원지에 자리하게 했다.

 

 

 

1

 

3 25

 

빵은 잘 구워졌지만, 그 속의 코는 말짱하잖아, 어찌 된 일이야.

 

이반 야꼬블레비치는 러시아의 솜씨 좋은 이발사가 모두 그렇듯이 대단한 술꾼이었다. 날마다 다른 사람의 수명을 깎아주고 있지만 자신은 좀처럼 수염을 깎으려 하지 않았다.

 

이반 야꼬블레비치, 자네 손에서 구린내가 나!”

[…]

그러면 이반 야꼬블레비치는 코담배를 코에 갖다 대고 냄새를 들이마시고 나서, 말대꾸 대신 8등관에게 볼, , 뒤통수, 턱밑을 가리지 않고 손이 가는 대로 마구 비누칠을 해대는 것이었다.

 

2

 

그는 이 칭호를 얻게 된 지가 겨우 2년밖에 되지 않아 한시도 그 칭호에 대해 잊은 적이 없었다. 자신의 위신과 품위를 한 단계 더 높이려고 8등관이라 하지 않고 언제나 소령이라 자칭하고 다녔다.

 

현관 앞에 사륜마차가 멎더니 이내 문이 열리며 정복을 입은 신사가 몸을 구부리고 뛰어내려 계단을 따라 뛰어올라갔다. 그런데 그 신사가 바로 자신의 코였던 것이다.

 

코는 커다란 깃을 세우고 금실로 수놓은 정복에 양가죽 바지를 입고, 허리에는 대검을 차고 있었다. 모자의 깃털 장식으로 보아 5등관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코가 없으면 뭐 다른 거라도 붙어 있어야 할 것 아니야! 이건 아무것도 없으니!”

 

귀하는 제 코가 아닙니까?”

코는 약간 미간을 찌푸리며 소령을 바라보았다.

당신은 실수를 하고 있소. 나는 어디까지나 나 자신이오.”

 

- 신문사

신문의 명예가 떨어질 테니까요. 코가 달아났다는 소릴 신문에 써보십시오. 당장 세상 사람들은 그 신문은 말도 안 되는 거짓 기사로 가득 차 있다느니 뭐니 할 겁니다.”

 

굳이 내고 싶으시다면 예술적 필력이 있는 사람을 찾아가서 이 희한한 사건을 주제로 해서 작품을 써달라고 하십시오. ”

 

- 경찰서장

세상에 이것(지폐)보다 더 좋은 물건은 없지. 먹을 걸 달라고 하나, 장소를 넓게 차지하나, 언제나 주머니 속에 들어앉아 있고 어쩌다 떨어뜨려도 깨지거나 부서지는 법이 없거든.”

 

똑똑한 사람이라면 코를 떼이는 일은 결코 없을 거라며 되지 못한 소릴 늘어놓았다. 요즘 세상에는 제대로 자기 자리도 지킬 줄 모르면서 여기저기 무례한 장소를 찾아다니는 소령이 많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는 단순히 자기 자신에 관한 것만이라면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었지만, 일단 관등이나 계급에 관계되는 문제면 절대로 간과하지를 못했다.

 

- 경찰관

꼬발료프는 경찰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했다. 그는 책상 위에 있는 10루블짜리 지폐를 집어서 발을 질질 끌고 문 밖으로 나가며 인사를 하는 경찰의 손에 쥐어주었다. 그리고 잠시 후 꼬발료프는 큰길로 짐마차를 끌고 나온 바보 같은 놈을 욕하는 그 경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세상에선 무엇이든 오래가지 못하는 법이다. 기쁨 역시 다음 순간에는 그리 대수롭지 않고 또 그 다음엔 더욱 시들해져서 마침내 예사로운 마음으로 되돌아간다. 그것은 마치 작은 돌이 물에 떨어졌을 때 생기는 파문이 결국 다시 평평한 수면으로 되돌아가는 것과도 같다.

 

어느새 이 기괴한 사건에 대한 소문은 부풀려져 장안에 퍼졌다. 소문이란 언제나 그렇듯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옮겨질 때마다 허무맹랑한 꼬리가 덧붙여지기 마련이다. […] 8등관 꼬발료프의 코가 오후 세시가 되면 네프스끼 거리를 산책한다는 소문은 그리 이상할 것도 없었다.

 

3

 

4 7

 

그러나 무엇보다 이상하고 무엇보다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작가들이 어떻게 이런 종류의 사건을 주제로 삼을 수 있겠느냐 하는 문제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것은 이미 인간의 두뇌로써는 풀어낼 수 없는, 다시 말하자면…… 아니, 아니,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문제다. 첫째로 이런 사건을 주제로 써봐야 국가에 이로울 건 조금도 없을 거고, 둘째로는…… 둘째 역시 아무런 이익이 없을 것이다. 하여튼 나는 뭐가 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누가 뭐라 해도 이와 비슷한 사건들은 이 세상에 있을 수 있다. 드물긴 하지만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단상, 독서토론 발제분]

 

1. 왜 코인가?

 

이반 야꼬블레비치, 자네 손에서 구린내가 나!”

[…]

그러면 이반 야꼬블레비치는 코담배를 코에 갖다 대고 냄새를 들이마시고 나서, 말대꾸 대신 8등관에게 볼, , 뒤통수, 턱밑을 가리지 않고 손이 가는 대로 마구 비누칠을 해대는 것이었다.

 

=> 영화 <기생충>이 생각난다. 냄새. 상대는 맡지만, 자신은 맡지 못하는 냄새. 존재하지만, 인식하지 못했던 경계가 실체가 되어 나타나는 순간. 그래서 코가 등장하지 않았을까.

 

2. 이발사 야코블레비치, 8등관 꼬발료프, 그리고 코. 이 세 명에게 코'는 각각 무엇을 상징하나?

 

계급사회”을 상징한다.

ㅇ 야꼬블레비치 - 타파해야 할 주체지만, 코를 들고 안절부절 못하고, 결국 돌아온 코를 더 조심해서 면도를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ㅇ 꼬발료프 - 그리 높지 않은 지위지만, 소중하게 생각한다. 출세지향주의자로, 지위에 따른 그의 태도는 명확하다. 그에게 는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한다. 계급사회가 아니라면, 8등관이란 위치는 의미가 없어진다.

ㅇ 코 - 계급감별사

 

3. 8급 관리는 왜 자신의 코를 붙일 수 없었을까요?

 

귀하는 제 코가 아닙니까?”

코는 약간 미간을 찌푸리며 소령을 바라보았다.

당신은 실수를 하고 있소. 나는 어디까지나 나 자신이오.”

 

=> “의 독립선언! ^^

하지만, 또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돌아온다. 

이 글에서 가장 자기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인물(?)인 듯.

 

그리고, 하나 더! 

 

이로울 것 없고, 이익 없는 글쓰기.

<>가 말하는 또 하나의 주제가 아닐까. ^^

 

 

외투

 

그가 근무하던 관청은…… 아니, 어느 관청인지 밝히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어느 관청이건, 어느 연대이건, 어느 사무실이건, 하여튼 관리만큼 화를 잘 내는 사람들도 없다. 이제는 개인들까지 자기가 당한 일을 마치 사회 전체에 대한 모욕처럼 생각한다.

 

어느 관청어떤 관리가 근무하고 있었다.

 

아시다시피 밟혀도 끽소리 한번 못하는 사람들을 억압하는 훌륭한 습성이 있는 온갖 종류의 작가들이 마음껏 놀려대고 마구 비꼬는 바로 그 9급이다.

 

이마가 벗겨진 작은 관리가 애처롭게 스며드는 말로 날 좀 내버려둬요, 왜 이렇게 나를 못살게 구는 거요?’라고 말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 절절이 스며드는 애처로운 말 속에는 나도 당신들의 형제요.’라는 또 다른 소리가 묻어나는 것이었다. 그러면 이 가련한 젊은이는 손으로 얼굴을 가렸고, 그 후 평생 동안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 존재인지를, 누구나 알 만한 세련되고 품위 있고 명예로운 사람들조차 그 고상하고 점잖고 자랑스런 인품 뒤에 얼마나 잔인하고 무례한 면을 감추어져 있는지를 알고서 얼마나 몸서리를 쳤는지……

 

못하겠어요, 차라리 정서하는 일을 맡겨주십시오.” 그 이후로 그는 항상 정서만 하게 되었다. 그에게는 정서하는 일 이외의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400루블의 급료로 자신의 운명에 만족하며 살아가던 한 인간의 평화로운 삶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고 아마 또 그렇게 순조롭게 말년을 맞이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9급이든, 3급이든, 7급이든, 또 어떤 공직자이든, 관청 근처에도 안 가본 사람이든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닥치는 삶의 길에 뿌려진 갖가지 큰 불행이 없었다면 말이다.

 

연봉 400루블 정도의 급료로 생계를 꾸리는 사람들에게는 강력한 적이 있다. 이 적이란 다름 아닌 북풍이다. 하기야 북풍이 건강에 좋다는 말들도 한다. 하지만 적은 바로 러시아의 북풍이다.

 

유일한 해결책은 얇은 외투 자락에 몸을 숨기고 대여섯 개 거리를 가능한 한 재빨리 지나 길에서 꽁꽁 얼어붙은 몸이 녹아 일을 시작할 수 있을 때까지 경비실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 처음엔 그런 내핍 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차츰 익숙해지더니 어느덧 순조롭게 되었다. 나중엔 저녁을 굶는 것이 완전히 습관처럼 되어버렸다. 그 대신에 미래의 외투에 대한 끝없는 이상을 머릿속에 그려보며 정신적인 포만감을 얻을 수 있었다.

 

혼자가 아니라 일생을 함께하기로 한 마음에 맞는 유쾌한 삶의 동반자를 만난 것 같았다. 그 동반자란 다름이 아니라 두꺼운 솜과 해지지 않는 튼튼한 안감을 댄 외투였던 것이다.

 

그는 어깨 위에 외투가 있다는 것을 매순간 느꼈고, 몇 번씩 혼자 좋아서 싱긋 웃기도 했다. 사실 새 외투가 좋은 이유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따뜻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분이 좋다는 것이다.

 

그 광장 너머로 멀리 집들이 보였다. 어쩐지 그 광장의 섬뜩하리만큼 삭막해 보였다.

어딘지 모르지만, 멀리 어디선가에서 반짝반짝 빛을 발하고 있는 초소가 마치 이 세상 끝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여기선 아까끼 아까끼예비치의 기쁨이 왠지 시들었다.

 

외투 강도 이야기에 기회를 놓칠세라 아까끼 아까끼예비치를 비웃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를 동정했다. 그를 위해 모금을 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국장의 초상화를 주문하고 부장이 아는 사람이 썼다는 무슨 책인가를 구입해야 했다.

 

아울러 지금 그의 지위 역시 다른 중요한 자리에 비하면 덜 중요한 지위하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별 볼일 없는 자리를 대단히 중요한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14급은 12급에게, 12급은 9급이나 아니면 다른 관등에게 각각 보고를 하여 그 끝에 자신에게 보고가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었다.

 

어떻게 감히 이럴 수가 있나? 누구와 이야기하고 있는지 알고나 있나? 누구 앞인지 아느냔 말일세.”

 

그럼에도 찾아온 관리를 기다리게 함으로써, 관직을 떠나 오랫동안 시골에 묻혀 있던 친구에게 자신을 만나러 온 관리를 얼마나 오래 현관에 세워둘 수 있는가를 과시하고 싶었던 것이다.

 

당연한 질책이 때로는 얼마나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기도 하는지!

 

누구의 보호나 사랑도 받지 못하고, 흔한 파리 한 마리도 놓치지 않고 핀으로 꽂아 현미경을 들이대는 자연 관측자의 관심조차 끌지 못했던 존재.

 

러시아인으로서 더 좋은 것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였다. 그 기분이란 바로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는데도 머릿속으로 즐거운 생각들이 저절로 꼬리를 물고 이어져 굳이 뭔가를 생각해 내려고 애쓸 필요가 전혀 없는 상태를 말한다.

 

! 바로 네놈이로구나! 이제야 네놈을, 그러니까 저, 옷깃을 잡았구나! 난 네놈의 외투가 필요해! 내 사정을 좀 봐주지는 못할망정 그렇게 야단을 치다니, , 이젠 옷을 내놔!”

 

[단상, 독서토론 발제분]

 

1. 오늘날 우리는 빼쩨르부루그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그 시절에 비하면 분명 많이 나아졌다. 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통로도 다변화되어 있다. 하지만, 이해하기 힘든 갑을 문제가 지금도 종종 나오는 걸 보면 완전히 사라진 것 아니다. 오늘날에는 문제가 불거지면 강자를 비난할 수있는 사회가 되었다는 점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2. 모멸감을 느낄 정도의 불평등한 대우를 당한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냥 작은 에피소드인데, 아주 오래 전 어머니랑 백화점에서 맘에 드는 외투를 보고 매장으로 들어갔다. 가격도 적당했다. 소재와 디자인에 대한 친절한 설명도 듣고, 털도 만져보고 입어 보고. ㅋㅋ 근데, 가격에서 0을 하나 덜 본 것이었다. 몇 백만원 외투인 게지. 어머니랑 저는 그 가격에 놀라고, 매장 직원은 놀라는 우리에게 놀라고. ^^ 그리 티나게 무시하거나 불친절한 건 아닌데, 미묘한 태도 변화를 느낀 적이 있다. 물론, 자격지심인지도 모르지만. 외투를 보니 외투가 생각났다.

 

3. 내돈내산 애장품

 

돈을 아끼고 아껴서 산 애장품을 생각해보니, 고등학교 때 구입한 아가다 크리스티의 <쥐덫 / 커튼>이 생각난다.

저금통을 깨서 동전으로 구입한 책. “포와로의 마지막을 보기 위해 2500원을 차곡차곡 모아서 구입했다. 잊고 있었는데, 책을 찾아보니 아직 있다. 펼쳐보니 낯선 세로쓰기가 떡하니~~~ ^^

 

 

 

4. 세 명의 인물

 

아까끼 아까끼예비치. 계층구조의 아랫단을 차지하지만, 존재감은 극히 미미한 9급 하급 관료로, 주어진 정서업무에 만족하고 궁핍한 현실에 안주하며 성공하려는 욕망도 없다.

그에게는 낯선 욕망, 하나가 새 외투이다. 그걸 강탈당했으니 그 허탈함과 상실감은 어떻게 하죠?

현실에서는 존재감 없는 유령 같은 존재이지만, 유령이 된 그는 오히려 존재감을 가진다.

현실은 어떤 손해도 보지 않겠다며 외투 수선공과 흥정하지만, 아랫사람을 무시하며 권위를 세우는 고위층 인사에게는 아무 말도 못한다

유령이 되어서야 고위층 인사의 외투를 뺏는 행동을 한다.

 

이탈리아 영화 <자전거 도둑>이 생각난다. 전후 실업이 만연한 사회에서 자전거는 가족의 생계가 달린 주요 자산이다. 자전거를 도둑맞으면서 자전거를 찾아 동분서주하는 영화인데,  주인공도 아까끼예비치처럼 실패한다. 그는 결국 다른 사람의 자전거를 훔친다.

 

경계가 많이 흐려지긴 했지만, 지금도 계층은 존재하고 부조리 또한 발생한다. 

비극은 상황 개선을 위한 노력이 위가 아닌 아래로 향한다는 것이다.

그들만의 리그인 셈.

그래도 아까끼예비치의 유령은 고위층 인사의 외투를 뺏는데 성공하니, <자전거 도둑>보다는 한발 나아간 걸까? 하지만, 아까끼예비치 자신의 결말은 죽음일 뿐이다.

아까끼예비치와 그의 유령은 동일 인물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광인일기

 

10 3

 

제기랄, 왜가리 같은 자식! 내가 국장의 집 서재에서 각하의 거위털 펜을 깎고 있는 것을 시기하는 것이 분명하다.

 

우리네 관리들은 개처럼 서로 어울려 앉아 있다.

 

이래 봬도 의젓한 관리인데, 그러나 나는 모자를 들고 외투도 손수 입고 밖으로 나왔다. 이자들은 한 번도 외투를 입혀준 적이 없다.

 

11 6

 

(과장)는 질투하고 있다. 아마도 내가 국장 따님의 특별한 호의를 받고 있는 걸 본 모양이지.

 

재산이 없다, 그게 내 불행이다.

 

1111

 

개는 엄청난 책략가로 모든 걸 알아차린다. 인간의 행동 방식을 모를 리가 없다.

 

1113

 

필적은 역시 모든 게 개다운 것 같았다.

 

그러나 빵 덩어리를 개에게 던져주는 건 나쁜 습성이지요. 신사도 식탁에 앉아 온갖 더러운 것을 다 만지면서 나를 옆에 불러놓고, 그 손으로 빵을 주물러서 그 둥근 걸 입에 마구 밀어 넣어줘요. 나는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닐 것 같아 그냥 먹습니다. 혐오스럽지만 먹는 거예요……

 

그래, 그놈들은 모든 걸 정치적으로 관찰하지.

 

하나는 무척 못생긴 집 지키는 개인데, 바보라는 게 낯짝에 씌어 잇는데도 거드름을 피우며 거리를 돌아다녀요. 자신을 훌륭한 위인이라 자처하고, 모두가 자기를 바라보는 줄 알아요.

 

인간이란 무엇인지 알게 해줘! 난 인간을 알고 싶다고. 나한테는 마음의 양식이 필요해 - 영혼을 기르고 위로해 줘. 이 따위 부질없는 것 대신에……

 

시종무관을 뜨레조르와 비교해 보면 어떨까! 정말이지, 하늘과 땅의 차이란 말이야!

 

아시다시피, 그 관리는 추하게 생겼지요. 자루를 뒤집어쓴 거북이 같아서……

 

이 관리란 대체 누굴까?

 

사실 그 인간(과장)은 타협하기 어려운 질투를 하고 있거든.

 

제기랄! 더 읽을 수 없다…… 걸핏하면 시종무관 아니면 장군이라니, 이 세상은 더 나을 것이 없다. 시종무관이 아니면 장군이 모든 것을 차지하게 된다. 내가 어떤 초라한 제물이라도 찾아내어 손에 넣으려고 하면, 으레 시종무관이나 장군이 가로챈다. 제기랄! 나도 장군이 되고 싶다.

 

123

 

사실 시종무관이라고 해서 이마에 눈알이 하나 더 박힌 것도 아니다. 또 코가 금으로 된 것도 아니고, 내 코도 모든 사람의 코와 같다. 시종무관도 코로 냄새를 맡을 테지만, 먹거나 재채기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왜 이 모든 차이와 다양성이 있는지 여러 번 파악하고 싶었다. 나는 9급 관리다. 9급 관리가 되었을까? 어쩌면 나는 백작이나 장군인데, 다만 9급 관리처럼 보이는 건 아닐까? 아마 나 자신도 내가 어떤 인간인지 모르고 있을 거다.

 

어떤 평민이나 농부가 어쩌다가 그 신분이 드러나 갑자기 어떤 귀족이나 황제라는 것이 밝혀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농부까지도 종종 그럴 수 있는데, 귀족인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는 알 수 없는 것 아닌가?

 

내가 왜 9급 관리인지 알고 싶지 않을까? 다시 말해 내가 9급 관리인 이유가 뭘까?

 

2004 4 23

 

스페인에 왕이 살아 있었다. 그가 발견되었다. 그 왕이 바로 나다.

 

30 86일 낮과 밤 사이

 

너희들 사이에 누가 앉아 있는지 안다면……’

 

여자가 홀딱 반하는 건 바로 악마에 대해서다. 그러나 이건 농담이 아니다. 물리학자는 이런저런 쓸데없는 것들을 쓰고 있지만, 여자는 악마만을 사랑한다. […] 그리하여 그녀는 악마의 아내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시집을 가는 것이다.

 

이 애국자들은 임대료를 원한다. 야심가요, 배신자들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어머니나 아버지, 아니 하느님까지도 팔아넘긴다!

이것은 모두 야심이요, 그 야심은 혀끝에 조그마한 물집을 만든다. 그 물집 속에 좁쌀만 한 벌레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야심이 생겨난다.

 

며칠도 아니다. 날짜가 없는 날

 

날짜가 기억나지 않는다. 달도 없다. 왜 그런지 알 수 없다.

 

마드리드에서 2 30

 

이것은 최고의 지위에 오를 때 반드시 받게 마련인 기사의 예법일 거라는 생각에서 참기로 했다. 혼자 남아 국가 정무를 수행하기로 했다.

 

절름발이 통장수가 달을 만들고 있다. […] 코를 막아야 할 정도로 지구 곳곳에 고약한 냄새가 떠돈다. 그래서 그 달은 너무 약하여 사람이 살 수 없다. 거기에는 지금 코들만이 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자기 코를 볼 수가 없다. 코가 달나라에 가 있기 때문이다. 지구는 무거운 물체이기 때문에 이것이 달 위에 올라앉으면 우리들 코는 금세 가루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때 수상이 들어왔다. 그를 본 모든 사람들이 사방으로 도망쳐 버렸다. 나는 왕이라 혼자 남아 있었다. 그러나 수상은 놀랍게도 나를 몽둥이로 후려갈기면서 내 방으로 몰아 넣었다. 이처럼 스페인에서 국민의 관습은 강력하다.

 

2월 이후에 일어난 같은 해의 1

 

이런 이상한 관습의 의미를 전혀 이해할 수 없다. 실로 어리석고 미 없는 관습이다!

 

어쩌면 내가 종교재판에 회부되었는지도 모른다. […] 왕이 종교재판을 받는다니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25

 

그러나 오늘의 발견은 이 모든 고통을 보상해 주었다. 스페인이 모든 수탉의 닭장에 있고, 모든 수탉은 그들의 날개 밑에 스페인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349 2월 이34

 

나는 가진 것이 하나도 없다. 나는 그만 지쳐버렸고, 이 모든 고통을 참을 수 없다. 머리통이 불타 오르는 것만 같고, 눈앞이 빙빙 돈다. 살려줘요! 살려줘요!

 

창문 가에 앉아 있는 것은 어머니가 아닌가? 어머니, 이 가엾은 아들을 살려주세요! […] 이 가엾은 고아를 당신의 가슴에 꼭 껴안아주세요! 이 세상엔 당신의 아들이 기댈 곳이 없어요! 사람들이 괴롭혀요! 어머니! 이 병든 아들을 가엾게 여겨주세요! …… 알제리 총독의 코밑에 혹이 있는 것을 아세요?

 

[단상, 독서토론 발제분]

 

1. 동물 등장 효과

 

처음 읽었을 때는 개와 수탉만이 보였는데, 토론 주제를 받고 다시 읽어보니, 많은 동물 비유가 나온다.

 

과장은 왜가리같고, 국장의 딸은 카나리아이며, 그녀의 옷은 백조.

관리 중에는 돼지가 있고, 강아지들은 나를 자루를 뒤집어쓴 거북이라고 말한다. 

더 있다는데, 두 번째는 설렁설렁 읽어서 찾지 못했다.

 

그는 개들의 대화를 듣는다.

 

그러나 빵 덩어리를 개에게 던져주는 건 나쁜 습성이지요. 신사도 식탁에 앉아 온갖 더러운 것을 다 만지면서 나를 옆에 불러놓고, 그 손으로 빵을 주물러서 그 둥근 걸 입에 마구 밀어 넣어줘요. 나는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닐 것 같아 그냥 먹습니다. 혐오스럽지만 먹는 거예요……

 

이 묘사는 하급관리인 자신의 처지와 흡사하다. 상층부의 식탁 아래서 더럽고 혐오스럽지만그 밑에서 주어진 빵을 먹을 수밖에 없다. 생계이기 때문이다. 

 

스페인이 모든 수탉의 닭장에 있고, 모든 수탉은 그들의 날개 밑에 스페인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정신병자를 수용하는 수도원에서도 그는 스페인 국왕이라는 환상을 놓지 못합니다. 그를 가둔 수탉의 닭장은 가혹하네요. 그는 아직도 국왕인데, 그 날개 밑에서도 보호받지 못한다.

스스로 자루를 뒤집어쓴 거북이이라고 인정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가혹하다.

이러나저러나 그는 불행할 수밖에 없네요. 비극이다.

 

2. 하급 관리

 

, 외투, 광인일기. 모두 하급 관리가 등장한다.

 

제기랄! 더 읽을 수 없다…… 걸핏하면 시종무관 아니면 장군이라니, 이 세상은 더 나을 것이 없다. 시종무관이 아니면 장군이 모든 것을 차지하게 된다. 내가 어떤 초라한 재물이라도 찾아내어 손에 넣으려고 하면, 으레 시종무관이나 장군이 가로챈다. 제기랄! 나도 장군이 되고 싶다.

 

관리이기에 하층부와 자신을 분리한다.

끝자리이긴 하지만, 상층부라고 생각한다.

거의 가능성이 없지만, 상승 욕구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하급이기에 삶은 하층부와 맞닿아 있다.

 

이 애국자들은 임대료를 원한다. 야심가요, 배신자들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어머니나 아버지, 아니 하느님까지도 팔아넘긴다!

이것은 모두 야심이요, 그 야심은 혀끝에 조그마한 물집을 만든다. 그 물집 속에 좁쌀만 한 벌레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야심이 생겨난다.

 

알아주는 이 없는 자존심과 그 자존심이 무시당했을 때의 분노는 격렬하다.

고골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불완전한 인물이며, 불안정한 계층이다.

 

3. 미친다는 것의 의미, 미칠 것 같은 경험

 

광인일기에서 미친다는 것은 현실 도피라고 생각했다. 그의 상승 욕망은 현실에서 채워질 수 없다. 현실과 타협해야 하지만, 그는 욕망을 놓지 못한다.

 

너희들 사이에 누가 앉아 있는지 안다면……’

 

현실에서는 현실을 극복할 수 없다. 현실이 호의적이지 않는 것은 내가 누군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현실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다. 전후는 모르겠지만, 루쉰의 정신승리법의 변주 같다는 생각을 했다.

 

미칠 것 같은 경험?

인간관계에서 그런 경험을 한다. 그 경험을 솔직히 털어놓으면 죄책감과 속물성이 고스란히 드러나서, 솔직히 털어놓을 수 없다는 것이 미칠 것 같다. ^^

 

이 가엾은 고아를 당신의 가슴에 꼭 껴안아주세요! 이 세상엔 당신의 아들이 기댈 곳이 없어요! 사람들이 괴롭혀요! 어머니! 이 병든 아들을 가엾게 여겨주세요! …… 알제리 총독의 코밑에 혹이 있는 것을 아세요?

 

절실한 기도가 가슴 아프다. 병듦을 시인하지만, 마지막 문장으로 결코 낫지 않을 것 같다는 절망이 느껴진다.

 

 

초상화

 

1

 

이 그림들에선 어리석음과 무능만 보였다. 제멋대로 예술이라는 대열에 끼어든 그림이지만, 그 그림의 원래 자리는 하위 직공의 일이다. 그런데 이 무능이란 자기 본분에 충실하기 때문에 수공업은 진짜 예술에 기여한 셈이다.

 

한낮의 타오르는 듯한 정오의 인상이 나타나 있었다.

 

유행화가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걸세. 지금도 벌써 자네의 그림은 색채가 너무나 지나치게 무엇인가를 외쳐대고 있어. […] 자네는 세속의 유혹에 끌려가기 시작했어. 멋을 내려고 스카프를 목에 두르거나 예쁘게 장식한 모자를 쓰고 다니는 것이 가끔 보이는데…… 그것은 유혹일 뿐이야.

 

외국에서 오는 화가가 가끔 화가로서의 재능이 전혀 없는 주제에 익숙한 버릇으로 힘있게 붓질하여 선명한 색채를 쓰는 것만으로 세상의 평판을 얻어 순식간에 큰돈을 모으는 것을 보게 될 때, 그는 이따금 화가 치밀어올랐다. 그런 것이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먹고 마시거나 일반 세상사를 잊을 정도로 일에 전념할 때가 아니라, 절실히 돈이 필요할 때, 즉 붓이나 그림물감을 살 돈도 없는데 끈질긴 집주인이 하루에도 열 번씩 집세를 독촉하러 올 때였다.

 

습작이나 시작은 어디까지나 습작이나 시작에 불과하지. 그것으로 끝이 아니야. 끝나지 않을 거야. 유명하지 않은 내 그림을 도대체 누가 사주겠어?

 

지금 그의 앞에 있는 초상화는 어딘지 이상한 데가 있었다. 그것은 이미 예술이 아니었다. 초상화로서의 조화도 깨져 버렸다. 그것은 살아 있는 인간의 눈이었다! 마치 살아 있는 인간의 눈을 도려내어 거기에 끼워 넣은 같았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히 실물이야, 살아 있는 실물. 그런데 왜 묘하게도 불쾌한 느낌이 들까? 왜 벌써 모델을 맹목적으로 모방하는 것이 잘못된 일이라고 느껴질까? 왜 맹목적인 모방은 시끄럽게 외쳐대는 소리처럼 느껴질까? […] 아름다운 인간을 이해하고 싶어 해부칼을 손에 들고 그 내부를 절개하면 구역질나는 인간의 모습을 보게 되듯이 그러한 실제 모습이 나타나는 것일까?

 

정말로 그를 노려보고 있어 두려웠다. 그것은 이미 자연의 모방이 아니었다. 그것은 무덤에 일어선 시체의 얼굴에서 발하는 것과 같은 이상한 생기가 있었다.

 

하지만 무엇인지 표현할 수 없는 불쾌감이 마음속에 남는 것 같았다. 그래도 화가는 그것이 여전히 꿈이었다고 완전히 확신할 수 없었다. 그 꿈에는 현실에서 나온 무엇인가 무서운 단편이 섞여 있었던 것 같았다.

 

화가는 이 얼룩이나 누런 곳이야말로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요소이며, 얼굴에 호감이 가는 상쾌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고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가 들은 대답은, 그런 것은 조금도 효과적이거나 좋은 느낌이 표현되는 것이 아니고 다만 그 자신에게만 그렇게 생각될 뿐이라는 것이었다.

 

붓 가는 대로 캔버스에 그리기 시작한 것을 그는 우울한 생각으로 지우기 시작했다. 눈에 보일락 말락 한 많은 특징들이 사라져갔고 그와 동시에 닮은 곳도 다소 사라져버렸다.

 

사방팔방에서 들어오는 주문은 그저 훌륭하게 그리고 빨리 그려달라는 것뿐이었다.

 

차르뜨꼬프는 모든 점으로 보아 유행화가가 되었다.

 

내 생각에 한 폭의 그림을 몇 달씩이나 그리는 사람들이란 노동자이지 예술가는 아닙니다. 천재란 대담하게 그리고 빨리 창조합니다.

 

궁리하거나 곰곰이 생각하는 데에는 이미 머리가 지쳐 있었다. 그는 이제 그렇게 할 힘이 없었고, 더구나 시간이 없었다. 편안히 놀며 즐기는 생활이나 인기를 얻으려고 이것저것 고심해온 사교계, 그 모든 것이 그를 노력이나 사색과는 먼 곳으로 데려가 버린 것이다.

 

그의 모든 능력은 겨우 꽃피우자마자 그 타고난 재능이 한 인간에게서 어떻게 사라져버렸는지 그 수수께끼를 풀려고 헛수고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명예라는 것은 노력에 의해 얻어지지 않고 그것을 훔친 자에게는 즐거움을 가져오지 못한다. 명예는 그것이 합당한 자에게만 늘 가슴이 뛰게 한다.

 

그 앞에는 신부처럼 순수하고 티없이 아름다운 그 화가의 작품이 있었다. […] 이 그림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는 사람이면 누구 할 것 없이 좋든 싫든 주위를 휘감고 있는 이상한 침묵에 대해 거의 말로 표현할 수 없었고, 옷 스치는 소리 하나, 기침 소리 하나도 듣지 못했다. 그동안 그림은 사람들 눈에 시시각각 숭고하게 변화되는 것처럼 보였다. 이 세상 모든 것을 떠나 더욱더 깨끗하고 오묘해져 갔다. 마침내 그림 전체가 천상에서 화가에게 날아온 사상이 열매 맺는 그 순간, 인간의 전 생애가 그것을 위해 마련된 한 순간으로 화했다.

 

아아! 그 멋진 청춘을 이렇게 무참하게 파멸시켜 버리다니. 어쩌면 가슴속에서 타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불길을, 지금쯤이면 웅대하고 아름답게 개화되었을지도 모르는 불길을.

 

그렇다!” 그는 절망적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나에게는 재능이 있었다. 어떤 그림을 그리더라도 재능의 눈과 재능의 증거가 보였다…...”

 

모든 감각과 모든 육체 조직이 밑에서부터 훌렁 뒤집어졌다. 빈약한 재능이 그 한계를 넘어 모습을 드러내려고 기를 쓰나 되지 않을 때가 있다. 몽상의 세계를 빠져나온 사람에게는 해갈되지 않는 갈증이 되어버리는 고통이다.

 

비싼 값으로 사들여 소중하게 방으로 가져와 호랑이 같은 광포함으로 그림에 달려들어 그것을 찢고, 난도질하고,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면서 발로 짓이겨버렸다.

 

이 흉악한 복수의 악마가 한 것만큼 걸작을 파괴한 무지몽매한 괴물은 그때까지 한 사람도 없었다.

 

이 무서운 욕망 때문에 그에게서는 어쩐지 무서운 기색이 감돌았고, 그의 얼굴은 늘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이 세상에 대한 저주와 거부가 자기도 모르게 나타나 있었다.

 

자기의 침상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그에게는 무서운 초상화로 보였다.

 

2

 

그곳은 뻬쩨르부르그의 다른 지역과는 전혀 다릅니다. 그곳은 수도도 아니고 시골도 아닙니다. 꼼롬나 거리에 발을 들여놓으면 젊은 희망이나 충동이 모두 사라져버리는 것 같습니다. 거기엔 미래도 없습니다. 모두가 조용하고 은퇴 생활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모두가 수도에서의 삶이 남긴 앙금처럼 가라앉아 있습니다. […] 한마디로 말해 회색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는 부류의 사람들 뿐입니다.

 

이런 소규모 고리대금업자들은 어떤 큰 고리대금업자보다도 몇 배나 냉혹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가난 속에서 장사를 하기 때문입니다.

 

고리대금업자로부터 거액의 돈을 빌린 후부터 그 사람은 잠깐 동안에 사람이 완전히 달라져 버렸습니다. 두뇌나 재능을 키우려고 하는 사람의 박해자가 되었지요.

 

군주정치하에서는 고매하고 고상한 정신 활동이 억압당하거나 지혜 창조와 시 창작, 미술 제작이 경시되거나 박해받는 일이 없다. […] 진정한 천재는 군주와 국가가 빛나고 위세를 떨치는 시대에 생겨나는 것이지, 공화제의 정치적 난맥 현상이나 테러리즘의 시대에 태어나지 않았다. 공화제 국가는 지금까지 한 사람의 시인도 세상에 내놓지 못했다.

 

신용을 지키지 못한 그 고관은 본보기로 벌을 받고 직위에서 해제됐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것보다도 훨씬 무서운 벌을 동포들의 얼굴에서 읽었습니다.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나타내는 분명한 경멸이었습니다. 허영에 찬 영혼이 얼마나 고민했는지, 그것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자존심, 배신당한 공명심, 깨어진 희망, 이 모든 것이 한데 엉켜 무서운 광기와 광포함 속에서 그는 생을 마쳤습니다.

 

그 사람의 돈은 타버리는 성질이 있어 저절로 뜨거워져 빨갛게 된다, 어떤 이상한 표시가 되어 있다는 등…… 요컨대 온갖 나쁜 소문이 다 나돌았습니다.

 

사실 영혼을 파멸시키기보다는 자기 육체를 죽이는 편이 낫다고 하며 굶어 죽은 노파도 있었습니다.

 

무엇 때문에 남들에게 상관하나? 그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닌데.’

 

사람에게는 각자의 길이 있기 때문에, 각자가 좋아하는 것을 하게 내버려두면 된다. 내 생각이지만, 모르는 것도 아는 체하고 남을 타락시키거나 더럽히는 사람보다는,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히 말하는 사람이 훨씬 훌륭하다.

 

다만 그림 속에 악마를 그려야 했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악마를 어떤 모습으로 그릴까 오랫동안 생각했습니다. 아버지는 인간을 괴롭히는 온갖 고통을 이 악마의 얼굴에 그리고 싶었던 겁니다.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있을 때 이따금 신비적인 고리대금업자의 얼굴 모습이 아버지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그러다가 아버지는 본능적으로 생각했습니다.

그 사나이를 모델로 해서 악마를 그리면 되겠다!’

 

내 초상화를 그려주시오. 난 곧 죽을지도 모르고 아이들도 없어요. 그래도 완전히 죽고 싶지는 않고, 살고 싶소. 완전히 살아 있는 것처럼 초상화를 그리고 싶소.

 

악마적인 힘이 대단해! 조금이라도 이 본성에 충실하게 그린다면, 이놈은 내 캔버스에서 그냥 뛰어 나올거야. 굉장한 얼굴이다!

 

이제부터 네 앞에는 네가 걸어가야 할 인생의 길이 있다. 네 길은 깨끗하니 그 길에서 벗어나지 말아라. […] 모든 것의 내면에 숨겨진 사상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 창조자인 화가는 보잘것없는 것을 그릴 지라도 위대한 것을 그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위대하다.’

 

천사의 영혼이 깨끗하여 더럽지 않은 빛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만으로도 악마의 무한한 힘이나 그 오만한 욕망보다 몇 배나 가치가 있다.

 

내가 그린 그 이상한 인물이 무엇이었는지, 지금까지도 모르겠다. […] 하지만 내가 혐오하는 마음으로 그 사람을 그렸고, 그때 기분이 나빠져서 일에 대한 애착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는 것만은 말해 두겠다.

 

이 욕망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없느니라. 조금이라도 남을 박해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온갖 박해의 슬픔을 참는 편이 훨씬 낫다. 자기 영혼의 순수함을 잃지 말거라! 재능이 많은 자는 누구보다도 영혼이 깨끗해야 한다.

 

[단상, 독서토론 발제분] 

 

1. 나쁜 심리적 상황 조작 경험

 

아무리 생각해도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저도 모르게 조정 당했을 수도 있을까? 그랬다면, 조정자가 대단한 걸까? 제가 둔한 걸까? ^^

 

2. 나의 성취욕, 인정욕구?

 

성취욕이나 인정욕구가 강한 것 같진 않다.

없진 않을 텐데, 미리 포기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무위(無爲)의 삶을 산다. 철학에서 무위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데,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있다. ^^

나름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즐겁게 살고 싶다. 누가 인정해주지 않더라도.

 

3. 초상화를 도둑맞는 마무리

 

아아! 그 멋진 청춘을 이렇게 무참하게 파멸시켜 버리다니. 어쩌면 가슴속에서 타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불길을, 지금쯤이면 웅대하고 아름답게 개화되었을지도 모르는 불길을.

 

차르뜨꼬프는 가난한 화가이다. 유행화가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말을 듣지만, 문제의 초상화를 만나고 돈을 얻고 광고를 하고 부유층 초상화 의뢰인과 교류하면서 그저 훌륭하게 그리고 빨리 그리는유행화가가 된다.

그리고 깨닫는다. 얻은 것과 잃어버린 것.

 

천사의 영혼이 깨끗하여 더럽지 않은 빛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만으로도 악마의 무한한 힘이나 그 오만한 욕망보다 몇 배나 가치가 있다.

 

초상화는 인간의 욕망이라고 생각했다.

초상화의 인물이 기괴하고 살아 있는 인간의 눈을 하고 있는 것은 결국 자신의 눈이 아닐까.

궁핍을 벗어난 재화의 욕망을 충족했지만, 진정 원하는 예술가의 욕망과는 점점 멀어진다.

그것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자신이다.

 

하지만, 인간은 욕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욕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게 쉽게는……

도둑맞은 초상화는 또 어디선가 누군가의 욕망을 일깨우며 일그러진 인간들을 주시하고 있겠지.

 

네프스끼 거리

 

뻬쩨르부르그에는 네프스끼 거리보다 더 나은 곳이 없다. 이 거리는 이 도시를 위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의 미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거리가 왜 훌륭하지 않겠는가!

 

네프스끼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은 다른 거리를 돌아다닌 사람들에 비해 이기적인 냄새가 덜 난다.

 

열두시까지의 네프스끼 거리는 사람들의 목적지가 되는 곳이 아니라, 그저 통로일 뿐이다.

 

열두시가 되면 다양한 인종의 외국인 가정교사들이 삼베로 된 옷깃을 단 어린 학생들을 이끌고 네프스끼 거리고 들어온다. […] 이 무렵의 네프스끼 거리는 교육을 위한 곳이다.

 

두시가 가까워지자 […] 마침내 그들은 갖가지 색깔의 옷을 입은 신경질적인 애인들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상냥한 아버지들에 의해서 거리에서 내몰린다. 중요한 집안일을 마친 사람들 모두가 점점 그 사회로 몰려든다.

 

네프스끼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은 누구나 예의를 잘 지킨다.

 

네프스끼 거리 거리에서 여러분은 어쩌면 여자 옷소매를 볼 것이다. 아아, 얼마나 매력적인가! 그것들은 마치 공중에 가볍게 떠있는 두 개의 풍선 같다. 그러니 만일에 그녀의 남자가 잡고 있지 않으면 여자가 갑자기 하늘로 날아오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도 된다.

 

오후 두시부터 세시까지, 네프스끼 거리가 가장 활기를 띠는 이 축복받은 시간에는 인간 박람회가 열린다.

 

세시에는 새로운 변화가 일어난다. 네프스끼 거리가 녹색 제복을 입은 관리들로 가득 차기 때문에 갑자기 봄이 온 것 같아진다.

 

네시부터 네프스끼 거리는 텅 비며, 거의 한 사람의 관리도 만나볼 수가 없다.

 

집집마다 거리마다 황혼이 깃들고 초소 근무자가 거적을 덮어쓰고 가로등 불을 켜려고 사닥다리에 오르자마자 상점의 낮은 창가에 낮에는 내놓지 못하는 판화들이 들여다 보일 때, 네프스끼 거리는 다시 활기를 띠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지극히 본능적인 무엇인가를 사람들이 느끼는 것 같다.

 

삐스까료프

 

지금 여기서 말하는 젊은 남자는 부끄러움이 많고 소심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태울 수 있는 감정의 불꽃을 맘속에 간직하고 있다. 화가 삐스까료프도 실은 그런 유형의 인간이었다.

 

어쩐지 불쾌한 무질서가 전체 분위기를 지배하고 있었다.

 

허위에 찬 교육과 수도의 놀랄 만한 인구 과잉에 의해서 생겨난 불쌍한 음탕함이 뿌리 박고 있는 혐오스런 소굴.

 

이 아름다운 여자는 오랫동안 침묵으로 그를 지루하게 만들면서,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의미 있게 미소 지었다. 그러나 이 미소에는 어쩐지 가련하고 뻔뻔스러운 기운이 가득했다. 이 미소는 너무나 기묘해서 이 여자의 얼굴에는 잘 어울렸다.

 

보기 흉한 것과 친해지려고 노력하자. 그러나 아름다움, 신선한 아름다움…… 우리는 아름다움이라면 그저 청순이나 순결과 결부해서 생각하기 마련이다.

 

사람들이 많은 큰 홀의 밝은 마루 위에서 촛불의 각광을 받으며, 숭배자들이 말없이 경건한 마음으로 그녀의 발부리에 고개를 조아리는 가운데, 여신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나 슬프다! 그녀는 이 세상의 조화를 망가뜨리려는 지옥 귀신의 무서운 의지에 따라 비웃음을 받으며 그 무서운 나락에 내던져진 것이다.

 

그는 그렇게 잠들어 있었다! 아아, 꿈이라니! 그런데 왜 깨어버렸을까? 왜 조금 더 계속되지 않았을까? 그 여자가 틀림없이 다시 나타났을 텐데!

 

, , 현실이란 얼마나 혐오스러운가? 왜 꿈과는 다른가?

 

마침내 꿈꾸는 것이 그의 생활이 되어버렸다. […] 그는 현실에서 잠들고, 꿈속에선 잠들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아아, 하느님 내 삶은 도대체 뭡니까! 현실과 꿈과의 끝없는 불화와 반목이 아닙니까!

 

만일 그 여자가 깨끗이 뉘우치고 자기의 생활을 고치겠다면, 그땐 그 여자와 결혼해야겠다. […] 더구나 내 행위는 아주 청렴하거나 위대하기까지 할 수도 있어. 가장 아름다운 자랑거리를 세상에 들려줄 테다.

 

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의 눈앞에 나타난 사람은 누구였을까? 그의 이상이요, 마음속에 숨긴 모습이요, 꿈속 그림의 원형, 즉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토록 두려워하고 그토록 고통받고 또 그토록 달콤하게 생각한 그 여자였다.

 

미칠 듯한 열정의 희생자인 불쌍한 삐스까료프는 그렇게 사라졌다. […] 울어줄 사람도 없었다.

 

삐로고프 중위

 

삐로고프 중위는 이 독일 여자가 명백히 저항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탐색을 계속하기로 마음먹었다. 자기의 친절과 빛나는 계급이 충분히 관심을 끌 것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자기에게 그 여자가 반항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

 

실러의 마누라는 보기엔 아름다웠지만 사실을 상당히 바보였다.

[…]

아름다움은 완전한 기적을 낳는다. 아름다운 여자의 모든 정신적 결함은 혐오감을 일으키는 대신 어떤 특별한 매력을 발휘한다.

 

우리의 운명이란 것은 얼마나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묘하게 우리를 희롱하는 것일까! 욕심나는 물건을 우리가 언제든지 손에 넣을 수 있을까? 우리의 힘이 일부러 준비한 것 같은 것에 우리는 도달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이 반대로 된다.

 

 

, 이 네프스끼 거리를 믿지 마라!

 

모든 것이 기만이고 모든 것이 꿈이며 모든 것이 겉보기와는 다르다.

 

여러분의 멋진 프록코트에 가로등의 냄새 나는 기름이 묻지 않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더구나 가로등뿐만 아니라, 모든 것에 허위와 기만이 넘쳐난다.

이 네프스끼 거리라는 건 언제나 거짓말을 한다.

 

악마가 모든 것들을 실제 모습으로 보여주기를 거부하고 램프의 불을 직접 켤 때, 네프스끼 거리는 더욱 심하게 사람들을 속인다.

 

 

[단상, 독서토론 발제분] 

 

1. 두 시와 세 시, 세시와 네 시가 주는 차이점

 

열두시까지 - 목적지가 되는 곳이 아니라, 그저 통로일 뿐.

두시까지 - 교육의 거리, 가정교사와 학생

세시까지 - 결혼시장 - 인간 박람회

네시까지 - 녹색 제복을 입은 관리들

네시 이후 - 텅 빈 거리. 본능의 활기.

 

네프스끼 거리는 시간대별로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열두시까지 출근해서 네시 즈음에 퇴근하는 관리들에게, 아침엔 일터로 가는 통로이고, 오후엔 집으로 가는 통로군요. 거리의 풍경을 향유하지 못한다.

 

제기랄! 더 읽을 수 없다…… 걸핏하면 시종무관 아니면 장군이라니, 이 세상은 더 나을 것이 없다. 시종무관이 아니면 장군이 모든 것을 차지하게 된다. 내가 어떤 초라한 제물이라도 찾아내어 손에 넣으려고 하면, 으레 시종무관이나 장군이 가로챈다. 제기랄! 나도 장군이 되고 싶다.

- 광인일기 중에서

 

세시에 결혼시장에 나오는 군인들이 관리들보다는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두시에 학생들과 나오는 가정교사와 세시에 결혼시장에 나오는 상류층 딸들에게 거리는 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마침내 그들은 갖가지 색깔의 옷을 입은 신경질적인 애인들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상냥한 아버지들에 의해서 거리에서 내몰린다.

 

애인들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상냥한 아버지! 결혼의 종착점이 그리 행복하지 않다. 그녀들의 남편도 아버지와 크게 다르지 않을 테니.

 

네프스끼 거리 거리에서 여러분은 어쩌면 여자 옷소매를 볼 것이다. 아아, 얼마나 매력적인가! 그것들은 마치 공중에 가볍게 떠있는 두 개의 풍선 같다. 그러니 만일에 그녀의 남자가 잡고 있지 않으면 여자가 갑자기 하늘로 날아오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도 된다.

 

그래도 여자는 그녀의 남자를 잡고 있어야 한다. 

가정교사에게는 선택폭도 좁다.

 

두 시와 세시는 여성의, 세시와 네시는 남성의 계층 차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2. 삐스까료프의 죽음을 선택한 이유

 

, , 현실이란 얼마나 혐오스러운가? 왜 꿈과는 다른가?

 

아아, 하느님 내 삶은 도대체 뭡니까! 현실과 꿈과의 끝없는 불화와 반목이 아닙니까!

 

현실과 꿈은 끝없이 반목하고, 꿈과 다른 현실은 혐오스러울 뿐이죠.

 

마침내 꿈꾸는 것이 그의 생활이 되어버렸다. […] 그는 현실에서 잠들고, 꿈속에선 잠들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꿈꾸기를 꿈꾼다.

그가 진정 원하는 것은 꿈이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그의 청혼을 비웃으며 거절했을 때, 그는 꿈은 결코 현실이 될 수 없음을 깨닫는다.

결론은 두 가지 중 하나이다.

계속 꿈 속에서 살면서 미쳐버리든지, (광인일기)

꿈꾸기를 멈추고, 삶을 끝내든지. (네프스끼 거리)

 

3. 작품의 이미지, 색깔, 분위기, 네프스끼 거리의 상징성

 

수도의 미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거리가 왜 훌륭하지 않겠는가!

 

수도의 미인, 네프스끼 거리는 무지개색이지 않을까?

갖가지 색깔을 입은 여인들이나, 군인들의 복색, 관리들의 녹색 제복.

화려하지만, 그 색을 드러내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 거리.

전체로 보면 무지개인데, 시간대로 보면 한가지 색인. 해체된 무지개.

 

, 이 네프스끼 거리를 믿지 마라!

모든 것이 기만이고 모든 것이 꿈이며 모든 것이 겉보기와는 다르다.

 

수도의 미인인 네프스끼 거리. 결국 미인계에 속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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