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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풍경(以前)

정신승리법

2022. 6. 6.

작성일 : 2016. 4. 20.

아Q는 세상사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착각하는 무지몽매한 인간이다.

실제로는 승리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착각을 불러일으켜 자위하고 넘어가는 세태를 꼬집은 것이다.

루쉰은 이를 ‘정신승리법’이라고 조롱했다.

 

아Q의 정신승리법은 자기합리화보다 심각하다.

자기합리화는 죄책감이나 자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그럴듯한 변명으로 무의식적으로라도 그 원인을 의식하고 있지만,

정신승리법은 아예 원인에 대한 자각 없이 그 승리를 정말 믿어버린다.

그리고 전근대적이고 비합리적인 자존심.

 

그는 자신이 스스로를 경멸하고 낮추는 데 으뜸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를 경멸하고 스스로를 낮춘다>는 말만 빼면 <으뜸>만 남았다.

아Q정전 | 루쉰

 

어찌 하다 보니 <아Q정전>을 여러 번 읽게 되었다.

읽을 때마다 새롭다.

새로운 관점으로 또다시 읽게 된다는 것이 아니라 처음 읽는 듯한 새로움이다.

앞의 전제를 빼면 내게도 <새로움>만 남는다.

훌륭한 정신승리법이다.

이런 걸 배우라는 것은 아닐 텐데 이런 걸 따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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