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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칠하기/속깊은인터넷친구

눈빛

2012. 11. 27.

 

 

 

미루씨, 이제 이 정도는 눈빛만 봐도 척 알아야 하는 거 아냐?”

아니다.
눈빛만 봐도 척 알 수 있게 되려면 
입을 열어 말을 주고 받아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는 언제나 시간을 생략하고 결과만 바란다.

아니다.
눈빛만 봐도 척 알 수 있게 되려면
서로를 알고자 하는 감정의 교류도 전제되어야 한다.
그는 전제조건도 충족되지 않았는데도 결과만 바란다.

아니다.
무엇보다도 내가, 
그의 눈빛만 봐도 척하니 알고 싶지 않다.

조나단 스위프트의 “하인”에 나오는 글이다.
서너 번씩 이름이 불리기 전까지는 절대로 나타나지 말라. 
오직 개들만이 첫번째 휘파람에 응답할 뿐이다. 

“캣! 캣! 캣!”
“캣”이라는 이름의 이 강아지는 서너 번 불러도 결코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이 아이의 눈빛만 봐도 척하니 안다.
캣은 눈빛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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