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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스타드 | 스티븐 스필버그

2015. 2. 11.



아미스타드 (1998)

Amistad 
7.7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디몬 하운수, 안소니 홉킨스, 나이젤 호손, 모건 프리먼, 제레미 노댐
정보
드라마 | 미국 | 155 분 | 1998-02-14


스필버그를 보면 이장호감독이 생각난다. 

이장호감독은 흥행영화로 돈을 벌어서 자신이 진정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감독 스스로가 이를 분리시켜 놓음으로써 그의 영화는 어느 하나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져버린다. 

스필버그도 <인디아니 존스>, <쥬라기공원> 등의 영화류와 <컬러퍼플> <쉰들러리스트> 등의 영화류를 구분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스필버그 자신이 전자의 영화류로는 영화작가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듯 주기적으로 후자류의 영화를 만들어냄으로써 상업적인 귀재만이 아님을 증명하려는 듯한 애씀이 좀 안스럽기도 하다. <아미스타드>도 혹자가 스필버그의 아카데미용 영화라고 일컫듯이 후자에 속하는 영화다. 별성과는 없었지만... 





스페인어로 "우정"을 뜻하는 <아미스타드>는 서부아프리카인들을 노예로 팔기 위해 그들을 수송하던 스페인 노예선 이름이다. 자유를 위해 선상반란을 일으킨 흑인들이 아프리카가 아닌 아메리카에 당도하면서, 스페인은 자국의 재산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고, 영국은 영국령의 아프리카의 흑인은 노예가 아니므로 아프리카로의 귀환을 증언하고, 미국은 노예제도에 기인한 내전으로의 비화를 두려워하여 이들의 처리를 망설인다.

아프리카 흑인들은 싱카이(자이몬 혼수)를 중심으로, 언어의 장벽과 인종차별의 편견이 가득한 백인사회에서, 단 하나의 진실 "Give us free!"를 외친다. 여기에 흑인 노예폐지론자(모건 프리만), 부동산전문변호사(매튜 맥커너히) 그리고 前 대통령의 아들이자 상원의원인 존 퀸시 아담스(안소니 홉킨스) 등이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며 그들의 자유를 찾아준다는 스토리다. 



 


스필버그 영화는 대체로 길다. 너무 많은 것을 설명하려 하고, 너무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자 하고, 너무 많은 방어기제를 사용하다보니 자꾸 길어진다. 

선상반란 이후 아메리카 도착까지의 장면, 싱카이의 평화로운 아프리카 회상씬, 귀환 판결후 장황한 시대적 반향에 대한 설명... 

인간의 기본권으로서의 자유의 문제,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 미국건국이념에 대한 문제 등등...

미국 내에서 백인에 의한 흑인문제의 해결에 대한 비판이 있었듯이 이에 대한 방어기제로 등장한 흑인엘리트 노예해방론자를 위해 만들어진 의도된 씬들...

아무리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해도 각색의 미덕을 살려 압축미를 살릴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필버그는 이야기꾼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대사는 안소니 홉킨스가 분한 존 퀸스 아담스가 마지막 변론에서 하는 말이다(esra는 안소니 홉킨스를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이 변론도 역시 장황하다).

흑인들의 아프리카 귀환을 판결함으로써 야기될 내전의 가능성 때문에 판결을 주저하는 판관들에게 하는 말이다. 

"이 일로 전쟁이 일어난다면 전쟁이 일어나게 하자. 그리고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독립전쟁이 되게 하자."(정확한 대사는 아니지만 대강의 의미는 이랬던 것 같다.) 

환경적 요인 때문에 정의가 짓밟히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인간에게서 자유를 빼앗고는 다시 되찾아주는 행위를 박애라고 할 수 있는가? 

이런 생각을 잠깐 해볼 수 있었던 것이 이 영화의 유일한 성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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