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도둑 가족

좀도둑 가족

고레에다 히로카즈 저/장선정

2018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고레에다 히로카즈 가족미학의 마스터피스 영화 [환상의 빛]으로 데뷔한 이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걸어도 걸어도][태풍이 지나가고][바닷마을 다이어리] 등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스크린에 담아온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10년의 고민을 녹여 최신작 [좀도둑 가족](국내 개봉 제...

 

1장 고로케

 

너희 따위에게 이 아이를 돌려줄 것 같으냐.’

오사무에게도 빼앗기지 않겠다는 듯 유리를 안은 손에 힘을 주었다. 눈앞의 아이를 향한 애정이라기보다 과거에서 흘러넘친 분노가 만든 힘이었다.

 

2장 밀개떡

 

노부요는 지금보다 위로 올라갈 일을, 오사무는 지금보다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을 상처주는 상대를 감싼다면 강하게 살아갈 수 없다.

 

워크셰어한대.”

그게 뭔데

월급 주기 힘들다고 열 명은 오후에만 나오래.”

다 같이 조금씩 가난해지는 거네?”

, 그런 거지.”

 

유리 같은 아이가 있으니 자신의 결점은 자신의 책임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나의 불행을 엄마 탓으로 돌리고 싶다.

 

3장 수영복

 

우리는 여기가 아니라, 여기로 이어져 있거든.”

오사무는 아랫도리와 가슴을 차례로 짚었다.

 

선택받은 건가…… 우리가.”

두 사람은 가볍게 웃었다.

보통은 부모를 선택할 수 없는 법인데.”

근데…… 자기가 고르는 편이 강력하지 않겠어?”

뭐가?”

하쓰에가 질문을 돌려주었다.

뭐랄까…… 유대 말이야. 정 같은 거.”

 

사랑하니까 때린다는 말은 다 거짓말이야.”

노부요는 삼십 년 전 자신의 경험을 떠올렸다. 어조가 어딘가 자신의 엄마를 닮아 있었다.

좋아하면 이렇게 하는 거야.”

노부요는 린을 꼬옥 안아주었다. 뺨과 뺨이 찌부러질 만큼 힘껏 끌어안았다.

 

4장 마술

 

아키가 왜 동생 이름을 가명으로 쓰는지, 하쓰에는 어쩐지 알 것 같았다.

복수인 것이다.

나중에 태어나 자신에게서 부모의 사랑을 빼앗은 동생에 대한 아키 나름의 보복이었다. 사야카와 부모가 특별한 잘못을 했거나 아키에게 심하게 군 것은 아닐 것이다. 언젠가 이 모든 내막을 알게 되더라도 세 사람은 절대 이유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아키의 뒤틀린 사랑은 하쓰에가 이 집에 몇 번이고 찾아온 감정과 통하는 데가 있었다.

 

사야카는 말이야, 왜 여기서 일해?”

손목 긋는 대신?”

그렇다면, 더 망가져봐……”

 

때때로 영업일을 빼먹고 가게를 찾는다는 말은 거짓일지도 몰랐다.

거짓이라 해도 딱히 상관없었다. 이쪽도 여대생이라고 거짓말했으니. 두 거짓말쟁이가 거울 너머로 단 오 분간, 연애라고 부를 수 없는 애정을 주고받는다. 세상에는 거짓인 걸 알면서도 돈으로 애정을 사겠다고 생각하는 남자가 얼마든지 있으니까.

 

부부로 함께 살면서도 섹스는 하지 않았다.

노부요가 때때로 신호를 보냈지만 오사무는 모르는 척 했다.

이 집에 온 뒤로는 하쓰에가 늘 집에 있었고, 쇼타에 아키, 하나둘 가족이 늘면서 오사무는 남자로 살기보다, 남편으로 있기보다, 아버지로 있으면 충분했다. 오사무에게는 다행이었다.

 

오늘…… 여동생한테는 시키지 말라고 그랬어.” - 중략 -

혼자 남겨진 쇼타는 자기 안에 눈뜨는 죄책감을 어쩔 수 없이 참았다.

 

내 말이 맞지?”

노부요는 하쓰에를 보지 않은 채 말했다.

자신이 선택한 쪽이 유대가 강한 법이다. 노부요는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

린을 데려와 키우겠다는 각오가 섰다는 말이구나 하고 하쓰에는 바로 알아들었다.

그런 건 길게 가지 않지만……”

 

, 쓸데없는 기대를 안 해야 말이지……”

피로 이어져 있으면 오히려 그렇게 되는 법.

- 중략 -

피는 성가실 뿐이다.

 

5장 구슬

 

시신유기는 죄가 무거워요. 알고 있죠?”

버린 게 아니에요.”

주운 거예요…….”

누군가 버린 걸 주운 거예요. 버린 사람은 따로 있지 않나요?”

우리가 대체 누구를 버렸다는 말인가. 아들 부부에게 버림받은 하쓰에와 함께 살고, 살 곳을 아이 아키에게 있을 곳을 제공하고, 방치되어 죽었을지도 모르는 쇼타와 린을 보호했다. 만일 그것이 죄라면, 그들을 버린 사람들에게는 더 무거운 죄를 물어야 하는 게 아닌가.

 

아이에게 도둑질을 시키고 양심에 가책은 없었나요?”

마에조노는 나쁜 짓을 한 학생을 타이르는 교사처럼 말했다.

나는…… 그것 말고는 가르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아이에게는 엄마가 필요한 법이에요.”

엄마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것뿐이잖아요.”

 

6장 눈사람

Posted by 밑줄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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