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트위스트 1

올리버 트위스트 1

찰스 디킨스 저/이인규

그는 가난하고 고통받고 박해받는 자들의 지지자였으며 그의 죽음으로 세상은 영국의 가장 훌륭한 작가 중 하나를 잃었다. ― 찰스 디킨스 묘비명
셰익스피어와 함께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찰스 디킨스. 소년 올리버의 인생 역정을 통해 영국 사회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풍자하는 동시에 삶에 대한 충만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 소설은 이십 대의 디킨스를 일약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어린 나이에 직접 겪은 빈곤과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인식, 그리고 기자로 일하며 삶의 현장을 누볐던 독특한 경력을 통해 디킨스는 산업혁명의 그림자가 드리운 19세기 런던의 뒷골목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서문 

가장 혐오스러운 악에서도 가장 순수한 선에 대한 교훈을 끌어낼 수 있다.

그와 같은 범죄 집단의 한 무리를 실제 존재하는 그대로 그려내는 것, 그 모든 흉측함과 초라함, 그리고 그들 삶의 더럽고 비참한 실상을 묘사하는 것, 그들이 어디로 향하든지 커다랗고 시커먼 끔찍한 교수대가 언제나 앞길을 가로막는 걸 바라보며 삶의 가장 더러운 길을 불안하게 살금살금 걸어가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 것, 바로 이것이야말로 필요한 일이며 나아가 사회에 기여하는 일인 것처럼 여겨졌다.

미덕이 더러운 스타킹을 얼마나 보기 싫어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쉽게 악덕이 리본과 약간의 화려한 옷차림과 결합한 뒤 결혼한 숙녀들처럼 성씨를 바꿔 우아한 로맨스가 되는지 놀라운 일이다.

그것은 하느님이 그런 타락하고 비참한 가슴들 안에 남겨 두신 진실로서, 그곳에 아직 꺼지지 않고 살아 있는 희망이자 잡초로 꽉 막힌 우물의 밑바닥에 남은 마지막 깨끗한 물방울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 인간성의 지닌 최선과 최악의 색조를 모두 포함하는데, 가장 흉한 색깔이 대부분이고 가장 아름다운 색깔은 약간뿐이다. 그것은 하나의 모순이자 기형이며,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하나의 진실이다.

1장 올리버 트위스트가 태어난 장소와 출생 상황을 다룬다. 

2장 올리버 트위스트의 성장, 교육, 식생활을 다룬다. 

7.5펜스면 아이가 배가 너무 불러 불편해할 만큼 많은 음식을 살 수 있는 돈이다. 지혜롭고 경험이 풍부한 이 중년부인은 아이들에게 무엇이 좋은지 잘 알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무엇이 좋은지도 아주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다. 그래서 주급 수당의 대부분을 자신을 위한 용도로 전용하고 교구의 자라나는 어린 세대들에게는 원래 할당된 것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지출했으니, 이로써 가장 깊은 바닥에서조차 한층 더 깊은 바닥을 찾아내는 솜씨를 통해 자신이 아주 위대한 경험주의 철학자임을 증명해 보였다.

그들은 원칙을 세워 놓았으니 그것은 모든 가난한 사람들에게 구빈원에 들어와 점차적으로 굶어 죽든지, 아니면 구빈원에 들어오지 않고 바깥에서 당장 굶어 죽든지 하는 선택권을(왜냐하면 자신들은 정말 아무에게도 강제하고 싶지 않으므로) 준다는 것이었다.

3장 올리버가 어떻게 일자리를 하나 얻을 뻔했는지 이야기하는데, 그게 편히 놀고먹는 일자리는 아니었을 것이다.

어린 올리버는 극도로 놀란 가운데 구금 상태에서 풀려나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으라는 명령을 받았다. 올리버가 지극히 낯선 이 행위를 체조라도 하듯 겨우 마쳤을 때 범블 씨가 두 손으로 직접 죽 한 그릇과 명절 배급품인 65그램짜리 빵을 갖다 주는 것이 아닌가. 이 엄청난 광경을 본 올리버는 아주 비참하게 울어 대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사회가 뭔가를 유용한 목적을 위해 자기를 죽이기로 결정한 게 틀림없다고,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식으로 살찌울 리가 절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4장 올리버는 다른 일자리를 얻어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딛는다. 

장의사는 그렇게 될 가능성을 반은 수긍하고 반은 부정하는 어투로 말했다. “이사회에서 책정한 금액이 워낙 작어서요, 범블씨.”
“작은 걸로 치면 관도 마찬가지잖소.” 교구 관리는 높으신 관리에게 용납될 만큼의 웃음소리를 정확이 터뜨리면 대답했다.
이 말에 싸워베리 씨는 당연히 그래야만 하듯 웃음보를 크게 터뜨리더니 오랫동안 쉬지 않고 껄껄댔다. “그래요, 그래, 범블씨” 그는 마침내 말을 이었다. “새 급식 제도가 도입된 이래 관이 예전보다 좁아지고 얕아진 걸 부정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도 어느 정도 이윤을 남겨야지 않겠습니까?”

올리버를 그날 저녁 싸워베리 씨에게 ‘시험 삼아’ 보내기로 결정되었다. 이 ‘시험 삼아’라는 표현이 교구 도제의 경우 뜻하는 바는 주인이 짧은 기간 아이를 임시로 써 보고서 만약 음식이 별로 먹이지 않고도 충분히 많은 일을 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들면 몇 년간 계약을 맺어 마음대로 부려먹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녜요, 나리 아녜요. 이제부터 정말로 착하게 행동할게요. 정말로, 정말로 그럴게요, 나리! 전 아직 너무 어린 아이잖아요, 나리. 게다가 너무나…… 너무나…….”
“너무나 어쨌다는 거냐?” 범블씨는 크게 놀라며 물었다.
“너무나 외로워요, 나리! 정말이지 너무나 외로워요!”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절 미워하지 않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도. 오, 나리! 제발 저에게 화내지 말아 주세요.”

음식물이 배 속에서 쓰디쓴 독으로 바뀌고 피는 얼음처럼 차갑고 심장은 쇳덩어리인 어떤 살찐 철학자님께서 개조차 거들떠보지 않는 이 산해진미 요리를 올리버 트위스트가 허겁지겁 집어삼키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굶주림의 화신처럼 사납게 달려들어 음식 쪼가리를 정신없이 뜯어 먹는 올리버의 이 끔찍한 식욕을 그 철학자님이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보다 더 보고 싶은 것이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 철학자님이 이와 똑같은 종류의 식사를 올리버와 똑같이 맛있게 먹어 대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5장 올리버는 새 동료들과 함께 지낸다. 장례식에 처음으로 참석한 뒤 주인의 사업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품게 된다.

동네 가게 점원 아이들은 오래전부터 길거리에서 노어를 만나면 ‘가죽 바지’ 또는 ‘자선 학교’ 같은 불명예스러운 별명으로 그를 일컫는 습관이 있었는데, 노어는 아무 대꾸도 못한 채 그걸 견뎌 왔다. 하지만 이제 운명의 여신이 세상에서 가장 천한 자조차도 손가락질하며 경멸할 수 있는 이름 없는 고아 하나를 그의 앞에 던져주었으니, 그는 자기가 받은 모욕을 이자까지 얹어서 이 고아에게 앙갚음했던 것이다. 이는 우리에게 아주 흥미로운 사색거리를 제공한다. 즉 인간의 본성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온화하기 그지없는 심성이 높디높으신 귀족 나리와 천하디천한 자선 학교 학생에게서 얼마나 똑같이 공평하게 나타날 수 있는지를 잘 보여 주는 예다.

6장 올리버가 노어의 조롱을 받고 화가 나서 행동을 취하자 노어는 다소 놀란다. 

7장 올리버는 계속해서 반항한다. 

“고기 때문이오, 부인, 고기.” 범블 씨가 근엄하게 강조하며 대답했다. “당신이 애를 너무 잘 먹인 거요, 부인. 저 애로 하여금 분수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힘과 기운을 갖게 만든 것이오, 싸워베리 부인. 경험 많은 현실 철학자들이신 이사회 위원님들도 분명 그리 말씀하실 거요. 극빈자들한테 힘과 기운이 무슨 소용이겠소? 그자들은 그저 몸뚱이만 살아 있게 해주는 걸로 충분하오. 부인이 애한테 죽만 먹였다면 이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거요.”

싸워베리 부인이 올리버에게 베풀었다는 너그러운 대접이란 곧 아무도 먹지 않을 온갖 더러운 음식물 찌꺼기들을 아낌없이 던져 준 것뿐이었다. 따라서 부인이 범블 씨의 엄중한 비난을 자발적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인 것은 엄청난 자기희생과 온순함의 발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부인이 억울하지 않도록 사실을 말하자면, 그녀는 생각으로나 말로나 행동으로나 그런 비난을 받을 만한 짓을 조금도 한 적이 없었다.

그때까지 올리버는 저들의 비아냥거림을 경멸에 찬 표정으로 꾹 참고 들었으며 매질 또한 비명 소리 하나 내지 않고 견뎌 냈다. 그건 바로 충일한 자존심이 가슴속을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이었다. 산 채로 불에 태워 죽인다 해도 마지막 순간까지 비명을 지르지 않게 해 주었을 그런 자존심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를 보거나 엿들을 사람이 아무도 없자 올리버는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눈물을 펑펑 쏟았다. 그처럼 어린 아이가 어떤 이유로든 그토록 눈물을 흘린 적은 이제껏 거의 없으리라. 신이시여, 우리의 본성이 부끄럽지 않도록 그런 아이가 또다시 없게 하옵소서!

8장 올리버는 런던을 향해 걸어간다. 그리고 도중에 이상한 어린 신사를 만난다. 

그가 앉아 있는 옆의 이정표에는 큰 글씨로 그곳에서 런던까지 딱 112킬로미터라고 씌어 있었다. 런던이라는 이름은 아이의 마음에 일련의 새로운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런던, 그 엄청나게 넓은 곳! 누구도, 심지어 범블 씨조차도 거기선 결코 그를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올리버는 자주 듣던 구빈원 노인들의 말을 떠올렸는데 그것은 용감한 젊은이라면 런던에서 굶주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으며, 그 넓디넓은 도시에는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은 생각지도 못하는 생계 수단이 수없이 많다는 것이었다.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길거리에서 굶어 죽어야 하는 집 없는 고아에게 그곳은 안성맞춤인 장소였다.

9장 유쾌한 노신사와 장래가 촉망되는 제자들에 대해 좀 더 세부적인 사항이 언급된다. 

올리버는 비록 잠에서 깨어나긴 했지만 완전히 정신이 든 것은 아니었다. 인간에게는 자는 것도 아니고 깬 것도 아닌 몽롱한 상태가 있다. 이때 우리는 눈을 절반쯤 뜬 상태에서 한편으로는 꿈을 꾸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절반쯤 의식하는데, 이런 상태로 오 분 동안에 꾸는 꿈이 눈을 꼭 감고 완전한 무의식 상태에 빠져 다섯 밤 동안 자면서 꾸는 것보다 더 많다. 이런 때에 우리 인간은 자기 정신의 작용능력을 얼마간 깨닫게 되는바, 육체의 결박과 제약에서 벗어난 정신이 시공을 박차고 지상에서 솟아오르며 발휘하는 놀라운 능력을 어렴풋이 인식하는 것이다.

사형이라는 건 참으로 훌륭한 거야! 죽은 놈들이 죄를 뉘우치는 일은 결코 없거든. 죽은 놈들이 곤란한 이야기를 폭로하는 경우도 결코 없고 말이야. 거참, 우리 장사에 아주 좋은 제도라니까! 다섯 놈이 줄줄이 교수형을 당했으니 배반하거나 겁먹고 고자질 할 놈이 하나도 남지 않았단 말이야.

10장 올리버는 새 친구들의 됨됨이를 좀 더 알게 되며 큰 대가를 치르고 인생 경험을 얻는다. 짧지만 이야기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도둑이야! 도둑 잡아라!” 인간에겐 사냥에 대한 열정이 가슴속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불쌍한 아이 하나가 기진맥진 숨이 넘어가도록 헐떡이며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두 눈에 고통을 가득 담은 채 굵은 땀방울을 줄줄 흘리면서 자신을 추격하는 사람들보다 앞서려고 안간힘을 다 한다. 추격자들은 뒤를 쫓아 달려가며 매 순간 그를 점점 따라잡는다. 그리고 점점 힘이 빠지는 아이를 보고 더욱더 큰 함성을 지르며 환호하고 외치고 소리 지른다. “도둑 잡아라!” 그래, 제발 이 아이를 잡아 세워 줘라! 자비심으로 그러는 것이기만 하다면!

11장 치안 판사 팽 씨를 다룬다. 그리고 그가 법을 집행하는 방식의 자그만 사례를 제시한다. 

12장 올리버는 어느 때보다 훌륭한 보살핌을 받는다. 그리고 어떤 그림에 관해 약간 상세하게 다룬다. 

올리버는 차츰 평온하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고통에서 막 벗어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그래서 깨어난 게 괴로운 그야말로 고요하고 평화로운 휴식 같은 잠이었다. 만약 죽음이 이런 것이라면 어느 누가 다시 깨어나 인생의 모든 아귀다툼과 혼란, 현재의 온갖 근심 걱정, 미래의 불안, 그리고 무엇보다도 과거의 지긋지긋한 기억으로 돌아가고 싶겠는가!

노부인은 자그만 냄비에 고기 수프를 한가득 데우기 시작했다. 올리버가 생각하기에 표준 농도로 낮춰 묽게 만들면 아무리 적게 잡아도 극빈자 350명분의 풍성한 식사가 될 만큼 진하디진한 국물이었다.

“그림을 본 적이 거의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저 부인은 얼굴이 참 아름답고 온화하네요!”
“화가들은 언제나 부인네들을 실제보다 더 예쁘게 그린단다, 얘야. 안 그럼 손님이 떨어지니까 말이야. 사진 찍는 기계를 발명한 사람은 결코 성공하지 못하리라는 걸 알아차려야 했어. 그건 너무 정직하거든. 너무 말이야.”

13장 유쾌한 노신사와 그의 어린 친구들한테 되돌아간다. 이들을 통해 총명한 독자들께 새 인물을 하나 소개하는데, 이 사람과 관련하여 우리 이야기와 결부된 여러 가지 즐거운 것들을 이야기한다. 

“안에는 맨발 차림의 비참한 범죄자 한 사람밖에 없었다. 거리에서 플루트를 불었다는 이유로 체포된 자이며, 사회에 대한 범죄 행위가 명백하게 입증된지라 팽 판사가 지극히 합당하게도 일 개월 교도소형을 선고한 사람이었다. 팽 씨는 선고를 하면서 적절하고도 재미있는 말을 덧붙이기를, 이 사람의 숨이 그토록 많이 남아도니 악기보다는 형벌용 방아를 돌리는 데 숨을 사용한다면 훨씬 건전한 일이 되리라는 것이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예순다섯 살 먹은 부랑자였는데, 플루트를 불지 않은 죄로, 다시 말해 생계를 위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길거리에서 구걸한 죄로 감옥살이를 하게 된 사람이었다. 

그다음 감방에는 부랑자와 똑 같은 감옥에 가겔 될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죄는 허가 없이 양철 냄비를 팔고 돌아다닌 것, 즉 세무서의 권위를 무시하고 생계를 위해 뭔가를 한 죄였다.

14장 브라운로 씨 댁에서 지내는 올리버의 생활을 좀 더 상세히 묘사하고, 올리버가 심부름하러 나간 동안에 그림윅이라는 신사가 그에 관해 던지는 놀라운 예언을 소개한다. 

거실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던 올리버는 유태인 옷 장 수가 그의 헌 옷을 둘둘 말아 보따리에 넣고 떠나가는 것을 보면서 헌 옷이 안전하게 처분되어 이제 다시는 그것을 입을 위험 같은 건 없겠구나 생각하며 크게 기뻐했다.

내가 깊은 사랑을 쏟았던 사람들은 지금 무덤 속에 있단다. 내 인생의 행복과 기쁨 역시 그들과 함께 묻혔지. 하지만 그렇다고 내 가슴까지 관으로 만들어 내 따뜻한 감정을 영원히 봉인해 버리진 않았다. 깊은 고통과 슬픔은 그런 감정을 오히려 더욱 강하고 맑게 만들어 줄 뿐이지.

그래, 모르겠네. 사내애들은 다 똑같아 보여. 난 그저 두 종류의 아이들밖에 몰라. 푸석푸석한 놈들 아니면 뒤룩뒤룩한 놈들이지.

“만약 그 애가 이 집으로 돌아온다면 내 이 머리통을 먹어 버리겠네.”
한 가지 언급할 만한 사실이 있는데, 그것은 우리가 스스로의 판단을 얼마나 중요시하는지, 우리가 지극히 경솔하고 성급한 결론조차 얼마나 자존심을 세워 고집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다. 비록 그림윅 씨가 심성이 악한 사람이 절대 아니며, 또 자신의 존경스러운 친구가 사기를 당하고 속는 것을 보면 진심으로 마음 아파할 사람임에 틀림없지만 그는 그 순간 정말로 올리버가 돌아오지 않기를 아주 강렬하고도 열렬하게 바랐던 것이다.

15장 유쾌한 유태인 영감과 낸시 양이 얼마나 올리버를 좋아하는지 보여 준다. 

16장 낸시가 올리버를 동생이라고 주장한 뒤 올리버한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이야기한다. 

17장 올리버의 운명이 계속 불길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한 위대한 존재가 런던에 나타나 올리버의 평판을 더욱 해친다. 

훌륭한 잔혹 멜로드라마에서는 언제나 비극적인 장면과 희극적인 장면을 베이컨 옆면의 붉은색과 흰색 줄무늬 층처럼 규칙적으로 번갈아 가며 무대 위에 펼쳐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생이라는 극장에서 배우로 연기할 때 우리는 상황의 급격한 전환이나 정열과 감정의 갑작스러운 분출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지만, 그저 구경하는 관객으로 바라볼 때는 그것들을 터무니없고 해괴하다고 비난하게 되는 것이다.

18장 올리버가 평판 좋은 친구들과 유익한 교제를 나누며 어떻게 지내는지 보여 준다. 

죄 없는 사람과 범죄자가 우연히 동행하게 될 때 법과 정의조차 둘 사이를 혼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올리버는 이미 알고 있었다.

“아주 별난 개야. 낯선 사람이 자기 앞에서 웃어 대거나 노랠 불러 대도 사납게 노려보는 법이 없거든!” 꾀돌이가 말을 계속했다. “깽깽이 켜는 소릴 들어도 전혀 으르렁대질 않고 말이야! 게다가 자기와 종자가 다른 개들을 조금도 싫어하지 않는다니까! 정말이야!”
“그야말로 철저한 기독교도지.” 찰리가 말했다.

“네가 손수건을 손목시계를 안 가져가면.” 꾀돌이는 올리버의 능력에 맞게 대화의 수준을 낮추며 말했다. “누군가 다른 놈이 가져갈 거야. 그래서 그걸 잃어버린 놈은 여전히 똑같은 손해를 보는 거고 너도 손해라 이거야. 아무도 땡전 한 푼 이익을 못 보고, 그걸 가져간 녀석만 이들을 보는 거지. 그러니 너도 그 다른 놈과 마찬가지로 그걸 가져갈 똑같은 권리가 있다 이 말씀이야.”
“모든 걸 한마디로 잘 요약했구나. 올리버야. 한마디로 말이다. 꾀돌이 말을 믿고 따르거라. 하하하! 꾀돌이는 자기 직업의 핵심을 알거든.”

19장 한 가지 주목할 만한 계획을 의논하고 결정한다. 

일단 그 애로 하여금 우리와 한패가 되었다는 느낌만 갖게 하면, 일단 그 애 마음속에 자기가 도둑놈이 되었다는 생각만 집어넣으면 그럼 그 녀석은 우리 것이 되는 거네! 평생 말이야. 야호!

이런 여자들의 제일 나쁜 점은 아주 조그만 자극에도 오랫동안 잊고 지내던 감정을 되살려 낸다는 거야. 하지만 제일 좋은 점은 그 감정이 결코 오래가지 않는다는 거지, 하하하! 한데 한 보따리 재산 때문에 꼬마를 망쳐 달라 이거지!

아이는 바닥에 놓인 허름한 침대에 누워 깊이 잠들어 있었다. 걱정과 슬픔, 답답한 감금 생활로 인해 창백해진 얼굴은 너무나 창백해서 마치 죽은 것처럼 보였다. 수의를 입고 관에 누운 시체에게서 보이는 죽음이 아니라 막 생명이 떠나간 아이의 얼굴에 나타나는 엷은 휘장 같은 죽음의 모습이었다. 어리고 연약한 영혼이 천국으로 날아간 지 한순간밖에 안 되어 영혼이 성스럽게 깃들었던 육체를 한줌 흙으로 변하게 할 이 세상의 더러운 공기가 미처 닿기 직전인 그런 죽음의 모습이었다.
“지금은 안 되겠구나.” 유태인이 조용히 돌아서면서 말했다. “내일 하지, 뭐. 내일.”

20장 올리버는 윌리엄 싸익스 씨의 손에 넘겨진다.

21장 여정(旅程). 

22장 강도질. 

23장 범블 씨와 어느 부인이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교구 관리조차 어떤 점에서는 다감해질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황량하고 어둡고 살을 에는 듯이 추운 밤이었으니, 아늑한 집과 먹을 것이 있는 자들은 활활 타는 난롯가에 둘러앉아 집에 편안히 있는 것을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집 없고 굶주린 불쌍한 자들은 길바닥에 쓰러져 죽어 가야 하는 그런 밤이었다. 바로 이런 밤이면 지치고 허기진 수많은 버림받은 자들이 우리의 거리에서 쓸쓸히 눈을 감노니, 그들이 저지른 죄가 무엇이건 이보다 더 모진 세상에서 눈을 뜨는 일은 아마 없으리라.

원외 구제란 말이오, 부인. 올바로만 운영하면, 정말이지 올바로 운영하면 교구의 안전장치가 된다오. 원외 구제의 대원칙은 바로 극빈자들에게 그들이 원치 않는 것만 정확히 골라서 주는 것이라오. 그러면 그들은 진저리가 나서 찾아오지 않는다오.

24장 매우 불쌍한 내용을 다루는 짧은 장이지만 올리버의 인생 이야기에서 중요한 의미를 띨지 모른다. 

아아! 자연에게서 부여받은 얼굴이 그대로 남아 그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경우가 얼마나 드문가? 인간의 얼굴은 마음이 그러듯이 세상의 근심과 슬픔과 갈망들로 인해 완전히 변해 버리고 만다. 오직 이런 번뇌의 감정들이 모두 사그라들 때만, 그래서 우리를 움켜쥔 손이 영원히 풀릴 때만 근심의 구름은 사라져 없어지고 맑게 갠 마음의 하늘이 드러난다. 죽은 사람들의 얼굴이 죽음으로 뻣뻣하게 굳은 상태에서조차 오랫동안 잊었던 잠자는 아기의 표정으로 점점 잦아들어 마침내 인생 초기의 본연의 표정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그들이 얼마나 고요하고 평화로운 얼굴로 바뀌는지 행복한 어린 시절에 그들을 알았던 사람들은 경외심을 느끼며 관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지상에 나타난 천사의 모습을 보게 된다.

간호부장은 죽어 가는 여자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기를 기다리며 짜증스럽게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두 노파가 있는 난롯가로 와서는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느냐고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다.
“얼마 안 걸릴 겁니다, 마님.” 두 번째 노파가 간호부장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대답했다. “여기 있는 우리 중 죽음을 오래 기다려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요. 참고 기다리세요. 참고! 죽음은 금세 우리 모두를 찾아올 테니까요.”

25장 이야기는 다시 페이긴과 동료들에게로 돌아간다. 

26장 수상한 인물이 한 사람 등장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와 떼어 놓을 수 없는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난다. 


27장 점잖은 부인을 지극히 무례하게 내버려 두고 왔던 앞 장의 불손함을 보상한다. 

28장 올리버의 상황을 살피고 그의 모험을 계속 따라간다. 

어슴푸레한 첫 새벽빛이 - 그것은 아침의 탄생이라기보다는 밤의 죽음이었는데 -

자일스 씨가 평소에 낮은 지위의 하인들과 그처럼 별 격의 없이 어울리는 습관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그들을 대할 때 상냥하면서도 좀 거만하게 처신하는 편이었으니, 이를 통해 그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우월한 사회적 지위를 확실히 상기시키곤 했다. 그러나 죽음과 화재와 강도는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만드는 법. 그리하여 자일스 씨는 부엌 벽난로의 울 앞에 두 다리를 쭉 벋고 앉아 왼팔을 식탁에 기댄 채 오른팔로 강도 사건의 구체적인 정황을 이렇게 저렇게 상세히 설명했고, 이것을 그의 청중(그중에서도 특히 요리사와 하녀는)은 숨을 죽인 채 열심히 듣고 있었다. 

29장 올리버가 도움을 청한 집의 식구들을 소개하고 설명한다. 

30장 올리버를 새로 만난 사람들이 그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이야기한다. 

“이 불쌍한 아이가 강도들의 앞잡이라니 절대 그럴 리 없어요.”
“악의 여신이 머무는 신전은 다양한 법이지요.”

범죄는 죽음이나 마찬가지로 늙고 쭈그러든 사람들한테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오. 극히 어리고 아름다운 사람조차 너무나 흔히 범죄의 하수인으로 떨어지곤 한다오.

아! 우리가 동료 인간들을 억압하고 으깨고 학대할 때 우리 인간의 잘못에 대한 시커먼 증거들이 무거운 먹구름처럼, 비록 느리지만 한 치의 어김도 없이 하늘나라로 올라가 나중에 우리 머리 위에 복수의 소나기를 퍼부으리라는 것을 단 한 번만이라도 생각한다면, 아! 우리가 상상 속에서 단 한순간이라도 어떤 권력으로도 눌러 버릴 수 없고 어떤 오만함으로도 막을 수 없는 죽은 자들의 통렬한 증언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이 세상에서 매일매일 저질러지는 해악과 불의, 고통과 불행, 잔인함과 부당함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텐데!
 
31장 중대한 순간을 포함한다. 

그들의 눈으로 볼 때 그 애의 이야기엔 불량해 보이는 점이 많기 때문이라오. 그 앤 나쁘게 보이는 부분들만 증명할 수 있고, 좋게 보이는 부분들은 하나도 증명할 수가 없소. 이 빌어먹을 친구들은 ‘왜’와 ‘어째서’를 꼭 들이대면서 아무 것도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을 거요.

“하지만 전 그래도 이 불쌍한 아이에게 죄를 씌울 만한 건 아무것도 없다고 봐요.”
“그렇지.” 의사가 대답했다. “당연히 없겠지! 당신네 여자들의 빛나는 눈에 축복이 내리기를! 당신들은 좋건 나쁘건 어떤 문제든지 오직 한쪽 면만 바라보지. 그 한쪽 면이 되는 건 언제나 당신들이 맨 처음 바라보는 면이고.”

“짬짜미 치기라니 대체 그게 뭐요?” 의사가 짜증스레 물었다.
“우린 말입니다, 숙녀분들.” 블래더스는 숙녀들에게로 몸을 돌리면서 말했는데, 마치 그들의 무지는 동정해도 의사의 무지는 경멸한다는 듯한 태도였다.

32장 올리버가 친절한 친구들과 함께 누리기 시작한 행복한 생활에 대하여. 

33장 올리버와 친구들의 행복이 갑작스러운 중단을 겪는다. 

고통과 위험을 누그러뜨리거나 줄여주기 위해 뭔가를 하고 싶은 뜨거운 갈망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해 줄 힘이 없다는 절망감이란! 우리의 무력함에 대한 슬픈 자각이 낳은 영혼과 정신의 좌절감이란!

우리는 주변 사람들을 대할 때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누구의 죽음이든 그것은 살아남은 몇몇 사람들로 하여금 빠뜨리고 넘어가거나 못해 주거나 잊고 넘어간 수많은 것들과 보상할 수 있었는데 못 한 더욱 많은 다른 것들을 생각하게끔 만드는데, 그것들은 바로 우리에게 가장 쓰라린 기억이 되는 법이기 때문이다. 부질없는 회한만큼 뼈저린 회한은 없다. 그러니 그런 회한의 고통을 겪고 싶지 않다면 시간이 있을 때 이 사실을 기억하도록 하자.

“로즈는 어떻게 되었나요?” 노부인인 소리쳤다. “어서 말해주세요! 전 뭐든지 감당해 낼 수 있어요. 숨 막히는 불안감만 빼고요! 아, 어서 말해 주세요! 제발!”

34장 무대에 처음 등장하는 한 젊은 신사에 대한 소개의 성격을 띤 상세한 묘사와 올리버에게 일어나는 새로운 모험을 포함한다.

근심 가득한 그의 슬픈 눈에 지난 여러 날 동안 모든 사물 - 아무리 아름다운 것들이라 해도 - 위에 드리워 있는 것처럼 보였던 우울함이 이제는 마술처럼 무도 사라지고 없었다.
- 중략 -
우리 자신의 마음 상태는 외부 사물들이 우리 눈에 비치는 모습에 이토록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자연과 동료 인간을 바라보며 모든 것이 어둡고 우울하다고 소리치는 사람들이 틀린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음울한 색깔들은 바로 그들 자신의 비뚤어진 눈과 마음의 반영인 것이다. 진정한 색체는 섬세한 법이며, 따라서 좀 더 맑은 시선으로 보아야 한다.

35장 올리버가 겪은 모험의 불만족스러운 결과와, 해리 메일리와 로즈 사이에 오간 모종의 중요한 대화를 포함한다.

36장 매우 짧은 장이며 그 자체로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앞 장의 후속편으로서, 또 나중에 때가 되면 이어질 이야기에 대한 열쇠로서 꼭 읽어야 한다. 

자네들 젊은 친구들은 너무나 변덕스러워서 바람이 조금이라도 불 때마다 아주 빠르게 뺑글뺑글 돌아가는 저기 교회당 지붕의 풍향계도 자네들과 비교할 때 한결같음 그 자체라고 할 정도거든. 적어도 저 풍향계는 언제나 원을 그리며 돌아가지. 반면에 자네들은 사각형으로, 삐죽빼죽 각을 지어서, 그리고 온갖 종류의 기발한 지그재그를 그리면서 움직인단 말이야.

37장 독자는 과거와 딴판이 된 상황을 만나게 되는데, 이것은 부부 사이에서 드물지 않게 일어나는 일이다. 

인생에서 우리가 오르는 어떤 직위는 그것으로 얻는 실질적인 보수와 상관없이 그 직위에 딸린 외투나 조끼로부터 특별한 가치와 위엄을 획득하는 경우가 있다. 육군 원수에게는 제복이, 주교에게는 비단 앞자락이, 변호사에게는 비단 가운이, 교구 하급 관리에게는 삼각모가 있다. 주교한테서 비단 앞자락을, 아니면 교구 관리한테서 삼각모와 황금빛 레이스를 벗겨보라. 그들은 무엇이 되는가? 인간, 그저 한 인간일 뿐이다. 

눈물은 범블 씨의 영혼에 영향을 끼칠 수 없는 물질이었다. 그의 심장은 방수성이었다. - 중략 -
눈물이란 곧 상대방이 약하다는 표시이며 그만큼 그의 힘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이었으므로 그는 눈물을 보고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며 우쭐해졌다. - 중략 -
“눈물은 허파를 열고, 얼굴을 씻어 주며, 눈 운동을 하게 만들고, 화를 부드럽게 가라앉힌다는 거요.” 범블 씨는 말했다. “그러니 어서 마음껏 우시오.”

그는 약자를 괴롭히는 골목대장 성향이 뚜렷한 사람으로서 소소한 가혹 행위를 통해 상당히 큰 쾌감을 얻고 했는바, 그런 점에서 결국 그는(말할 필요도 없이) 겁쟁이였다.

38장 범블 씨 부부와 멍크스 씨의 야간 면담에서 일어난 일을 설명한다. 

“당신은 아마도 여자들은 결코 비밀을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하는가 보지요?” 간호부장이 끼어들며 말했다. 그러면서 멍크스의 빤히 살피는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맞받았다.
“여자들이 언제나 한 가지 비밀만은 탄로 나기 전까지 꼭 지킨다는 건 알고 있소.” 멍크스가 경멸에 찬 어조로 말했다.
“그런 비밀이 어떤 거죠?” 간호부장이 물었다.
“자기 이름이 더럽혀지는 비밀이오.”

39장 독자와 이미 안면이 있는 몇몇 존경할 만한 인물들을 소개하고, 멍크스와 유태인이 어떻게 그들의 훌륭한 머리를 맞대고 궁리했는지 보여 준다. 

40장 앞 장에서 이어지는 내용으로 기이한 면담을 다룬다. 

낸시는 길거리에서, 그리고 런던의 가장 고약한 매음굴과 범죄 소굴에서 인생을 탕진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아직 여자로서의 본성이 약간 남아 있었다.
- 중략 -
이 여성다운 감정이야말로 사실은 황폐한 삶으로 인해 그녀가 아주 어릴 때부터 그 흔적이 너무나 많이 지워진 인간다운 본성과 그녀를 연결해 주는 유일한 감정이었다.

요람이라는 말을 썼지만, 내 요람은 뒷골목과 시궁창이었지요. 내 임종의 자리가 그런 것처럼 말이에요.

회개와 보상은 아무리 늦어도 결코 늦지 않아요.

“당신처럼 젊고 선하고 아름다운 아가씨들도.” 여자가 흔들림 없이 대답했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내주면 그 사랑은 당신들로 하여금 어떤 일이든 서슴지 않고 하게 만들 것입니다. 당신처럼 집과 친구들과 다른 구혼자들 같은 마음을 가득 채워 줄 것들이 다 있는 사람도 말이에요. 그러니 나처럼 관 뚜껑 말고는 확실한 지붕이 없고, 병상이든 임종의 자리든 구호소 간호원 외엔 아무런 친구가 없는 여자들이 어떤 사내에게 우리의 타락한 마음을 내주고 그 사람으로 하여금 우리의 비참한 인생 내내 빈자리로 있던 부분을 채우게 하는 경우엔 더더욱 바로잡히라는 기대를 할 수 없는 것 아니겠어요? 우리를 불쌍히 여기세요, 아가씨…… 여자로서 오직 하나의 감정만 남았는데, 그것이 무거운 심판에 의해 위안과 자랑스러움이 아니라 격정과 고통의 새로운 수단이 되어 버린 데 대해 우릴 불쌍히 여기세요.”

41장 새롭게 발견한 것들을 포함하며, 놀라운 일도 불행과 마찬가지로 혼자 오는 법이 없음을 보여 준다. 

42장 올리버의 옛 친구 하나가 결정적인 천재적 재능을 드러내면서 대도시의 대중 인사가 된다. 

“당신 참 날카로운 사람이구먼.” 노어가 말했다. “하하하! 저 말하는 것 좀 들어 봐, 샬럿!”
“글쎄, 이보게. 이 도시에서는 날카로운 필요가 있다네.” 유태인은 목소리를 낮추어 은밀하게 속삭이듯 대답했다. “그건 진리라네.”

43장 약삭빠른 꾀돌이가 어떻게 곤경에 처하게 되었는지 보여 준다. 

“이보게, 누구나 다 자기가 바로 자신의 친구인 셈 아닌가?”
페이긴이 특유의 한껏 얼러 대는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자기 자신만큼 좋은 친구는 어디에도 없는 법이니까 말이야.”
“가끔 안 그럴 때도 있죠.” 모리스 볼터가 세상 물정에 밝은 사람 같은 태도를 취하며 대답했다. “아시다시피 아무한테도 적이 아니면서 자기 자신한테는 적인 사람이 간혹 가다 있으니까요.”
“그런 건 믿지 말게.” 페이긴이 말했다. “사람이 자신의 적이 된다면 그건 그저 너무 지나치게 자신의 친구가 되려다 그런 것일 뿐 자기 자신 말고 다른 모든 사람을 걱정해 주다가 그런 게 아니라네. 흥, 웃기지 말게! 그런 것은 본질적으로 없는 법이야.”
“설령 있다 하더라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지요.” 볼터가 대답했다.

묶기는 정말 아주 쉽지만 풀기는 정말 대단히 어려운 목도리…… 쉽게 말해서 교수형 밧줄을 말이네.

“아니, 왜 그 애가 명예도 영광도 없다고 말하는 게냐?” 페이긴이 제자를 성난 시선을 쏘아보며 외쳤다. “그 앤 언제나 네놈들 가운데 솜씨가 최고였잖아! 무슨 일에서든 네놈들 중 그 앨 따라잡거나 근처라도 갈 수 있는 놈은 한 놈도 없잖아! 안 그래?”
“그건 기록에 안 남잖아요. 안 그래요?” 찰리가 애석함이 가득한 나머지 존경스러운 스승에게 정면으로 맞설 만큼 격해져서 말했다. “왜냐하면 그건 기소장에 나오지 않잖아요. 아무도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절반도 모를 거잖아요.”

뭔가 문제가 생기면 줄행랑을 치고 모든 게 잘될 때는 먹을 걸 전부 처먹는 것, 그게 이 친구 담당분야인가요?
- 노어에 대한 페이긴의 평가

방 안은 답답하고 불쾌한 냄새가 났으며, 사방 벽이 때가 묻어 더럽고 천장은 시커멓게 변색이 되어 있었다. 벽난로 선반 위에는 연기에 그을린 낡은 흉상이 있고, 피고석 위쪽에는 먼지로 뒤덮인 시계가 걸렸는데, 방 안에 있는 것들 중 유일하게 제대로 돌아가는 것은 그 시계뿐이었다. 타락이나 궁핍, 또는 이 둘과의 일상적인 부대낌은 방 안의 모든 생명체들 위에 - 그들을 역겨운 듯이 내려다보는 모든 무생물체들 위에 두껍게 낀 기름 찌끼만큼이나 - 불쾌하기 짝이 없는 오점을 새겨 놓았기 때문이다.

44장 낸시가 로즈 메일리에게 한 약속을 이행할 시간이 도래한다. 하지만 실패한다.

45장 노어 클레이폴은 페이긴에게서 비밀 임무를 부여받는다. 

46장 약속을 지키다. 

아, 다정한 아가씨, 하느님의 백성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왜 당신처럼 우리 불쌍한 존재들을 너그럽고 친절하게 대하지 않는 거지요? 젊고 아름답고, 또 그들이 잃어버린 모든 것을 가진 당신이야말로 그토록 겸손할 필요 없이 오히려 약간 거만하게 굴어도 될 사람이건만 말이에요.

터키인도 기도할 때는 세수를 깨끗이 한 다음 얼굴을 동쪽으로 돌린다고 하오. 그런데 이 고결하다는 작자들은 세상을 비난하는 손으로 미소가 다 지워질 만큼 박박 얼굴을 박박 얼굴을 문질러 씻은 후에 역시 어김없이 천국의 가장 어두운 쪽을 향해 그 얼굴을 돌린다오. 이슬람교도와 바리새인 가운데 나보고 택하라면 전자를 권하겠소.

그 사람(페이긴)이 비록 타락한 삶을 살아왔지만 나 역시 같은 삶을 살아왔어요. 우리 가운덴 그렇게 타락한 길을 함께 걸어온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 그들을 나는 배반할 수 없어요. 그들도…… 그들 중 누구라도…… 나를 배반할 수 있었지만 안 그랬어요, 비록 나쁜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말이에요.

“당신(낸시)은 스스로를 희망의 울타리 밖에다 던져두고 있소.”
신사가 말했다. “당신의 과거는 황무지처럼 낭비된 삶이었소. 젊음의 활기를 잘못 사용하고 창조주께서 딱 한 번 베푼 뒤 절대 다시는 안 주시는 진정 소중한 보물들을 아무렇게나 써 버리면서 말이오. 하지만 미래만큼은 희망을 품을 수 있을 것이오. 난 우리가 당신한테 마음과 정신의 평화를 줄 힘이 있다고 말하는 건 아니오. 왜냐하면 그것은 당신이 찾고자 할 때만 오는 것이니까요.”

47장 치명적인 결과. 

48장 싸익스의 도망.

태양이 - 단순히 빛만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과 희망, 신선함을 인간에게 가져다주는 눈부신 태양이 - 혼잡한 도시 위에 밝고 빛나는 찬란함을 뿌리기 시작했다.

49장 멍크스와 브라운로 씨가 마침내 만난다. 그들이 나눈 대화와 그 대화를 중단시킨 소식. 

“당신 이야기는 정말 한없이 길군요.” 멍크스가 의자에서 초조하게 몸을 뒤척이며 투덜거렸다.
“이건 슬픔과 시련과 불행을 담은 진실한 이야기이네, 젊은이.” 브라운로 씨가 대답했다. “그런 이야기들은 대개 긴 법이라네. 만약 순전히 기쁨과 행복만 있다면 아주 짧은 이야기였을 거네.”

50장 추격과 도망. 

51장 몇 가지 수수께끼가 밝혀지고, 재산 계약이나 아내의 용돈 따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청혼이 묘사된다. 

“당신은 여자의 아버지가 숨어 들어간 곳을 찾아내지 못했지요.” 멍크스가 말했다. “하지만 우정을 뚫지 못하는 길을 증오는 뚫어 낼 때가 많지요. 우리 어머니는…… 정말이지 일 년 동안 교활하게 수색한 끝에 그곳을 찾아냈어요. 그리고 그 아이도 찾아냈지요.”

52장 페이긴이 살아 있는 마지막 밤. 

이제 밤이 되었다. 어둡고 음울하고 고요한 밤이었다. 밤을 지새우는 다른 사람들은 시간을 알리는 교회 종소리를 반갑게 듣는다. 그것이 연속된 삶과 다가오는 하루를 알려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태인에게 그 소리는 절망만을 가져다주었다. 쇠로 된 종에서 소리가 울려 퍼질 때마다 한마디 깊고 공허한 소리가 여지없이 함께 실려 왔으니 - 그것은 ‘죽음’이었다. 감방 안까지 뚫고 들어오는 활기찬 아침의 저 소란스러움과 부산함이 그에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것은 그저 경고에 조롱을 더한 또 다른 형태의 조종일 뿐이었다. - 중략 -
밤이 다시 찾아왔다. 너무도 길고 너무도 짧은 밤이었다. 끔찍한 고요 속에서는 길디길었지만 쏜살같이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는 짧디짧은 밤이었다.

53장 그리고 마무리. 

Posted by 밑줄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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