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각풍경(以前)45

아파트 작성일 : 2016. 01. 27. 회색 아파트 시멘트 벽 소통이나 단절인 앙다문 창문 검은 날 잿빛 눈물 푸른 날 날 선 스트레스 검은 밤 차디찬 정적 하얀 밤 불타는 욕망 인간적이라고 불리지 않는 인간적인 것. 2020. 9. 20.
천사와 날개 작성일 : 2016. 01. 26. 세상 사람들이 모두가 천사라면 날개가 달려있겠지. 푸른 하늘 위로 새처럼 날은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모두가 천사라면 | 전영 요즘 세대는 모르는 노래일 수도 있겠다. 천사를 이야기하려니 문득 이 노래가 생각난다. 천사라고 하면 천사의 날개는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미지이다. 전국에 산재한 벽화마을에는 날개만 덩그러니 있는 이와 같은 그림이 꼭 있다. 사람들은 빈 곳을 채워 천사인 양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선다. "그래, 자네는 천사일세." "저는 천사의 모습을 상상할 때면 늘 머리 위로 후광이 내비치고 등에 작은 날개가 달린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완전히 허구적인 그런 이미지는 고대 사회에서 비롯된 것일세. 후광은 로마인들이 기독교 성인의 조각상을 새똥으로부터 보호하.. 2020. 9. 20.
휴머노이드, Humanoid 작성일 : 2016. 01. 25. 일본만화 에는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humanoid)에 대한 글이 나온다. 인간형 로봇 연구가 성황이지만 인간형 로봇이 실용화하기는 쉽지 않다. 기계형 청소기는 고장이 나면 버리면 그만이지만, 인간형 청소기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어 사람은 그 기계 너머의 인간을 보게 된다. 인간형 청소기를 버릴 때는 죄책감이나 애완동물이 죽을 때와 같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청소기는 청소를 잘하면 되는 것이지, 굳이 인간모양새를 갖출 필요는 없다. 최근 뉴스에서 인간형 로봇이 어린이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인간이 하는 일을 대신할 뿐만 아니라 인간과의 상호작용, 즉 감정적인 교류까지도 가능하다고 한다.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이겠지만, 이 추세라면 언젠가는 인간을 대신할 수도 있다. 내.. 2020. 9. 18.
견해 차이 작성일 : 2016. 01. 24. 사랑에 대한 견해 차이. 그는 내가 일생을 두고 그날 오후를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비록 그의 얼굴, 그의 이름까지 잊어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그 오후만은 기억하게 되리라고 말한다. 나는 내가 그 집에 대해서도 기억하게 될 것 같으냐고 묻는다. 그가 나에게 말한다. “잘 봐.” 나는 그 집을 바라본다. 그리고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집이라고 그에게 말한다. 그래 맞아. 언제나 볼 수 있는 거지 하고 그가 말한다. 연인 | 마르그리트 뒤라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집이므로 별 의미가 없다는 여자. 언제나 볼 수 있으므로 특별한 의미로 기억되길 바라는 남자. 나는 그가 도착하기 직전에 시계를 풀어놓고 그 사람과 함께 있는 동안에는 차지 않았다. 반면에 그는 언제나 시계를 차.. 2020. 9. 18.
언제? 어쩌면? 작성일 : 2016. 01. 23. “언제 밥 한번 먹어요.” 인사치레로 하는 말이다. 제안한 사람도 언제인 줄 모르고 제안받은 사람도 언제를 기대하지 않는다. 정말 밥 한번 먹고 싶다면 그날 바로 약속을 잡으면 된다. “어쩌면 다른 날 커피는 한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꼭 그렇게 해요.” “난 ‘어쩌면’이라고 했어요.” “난 그 말이 좋아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니까.” 일요일의 카페 | 프란세스크 미랄레스, 카레 산토스 “어쩌면”을 “어떤 일든 일어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긍정적이며 희망적인 인생관을 가진 사람이다. 현실에서 이렇게 긍정적이며 희망적인 사람을 만난다면? 인사치레의 “언제 밥 한번”이라는 제안에, “수요일 어때요? 내가 잘 아는 밥집이 있는데, 괜찮지요.. 2020. 9. 18.
비만과 도피 작성일 : 2016. 01. 22. 아무리 말랐어도 살이 쪘다고 생각한다. 살과의 전쟁을 결심하고 실행하고 좌절한다. TV 광고에서는 날씬한 여자와 미끈한 남자가 나처럼 되지 못한 당신은 패배자라고 이미지화한다. 성공이 보이지 않는 결심을 다시 하거나 패배를 인정하며 포기하거나 갈림길에 선다. 비만이 해롭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이처럼 비만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려운 걸까? 비만은 문제가 아니고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비만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도피(Checking out)’다. 컬처 코드 | 클로테르 라파이유 도피라고 한다. “무엇”으로부터의 도피. 그 “무엇”을 찾지 못하면 쳇바퀴를 돌 수밖에 없다. 포식은 포식하는 자를 해친다. 대식은 대식가를 벌한다. 소화불량은 신의 명령으로 밥주머니에 내려지는 .. 2020. 9. 18.
계약 결혼 작성일 : 2016. 01. 21. 중세 유럽의 결혼식은 신부의 아버지 또는 가족 가운데 연장자가 주도하여 신부를 신랑에게 합법적으로 양도하는 의식이었다. 아내의 역사 | 매릴린 옐롬 중세 유럽의 결혼은 정치적, 경제적 이해득실을 따진 철저한 계약의 산물이었다. 사랑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중세 시대 사랑에 대한 예찬이 전례 없이 여성의 위상을 드높인 것은 사실이지만 연애담의 주인공인 여성은 항상 다른 남자의 아내였다. 궁정 로맨스에는 최소한 3명의 배우, 즉 남편과 아내, 그리고 아내의 연인이 등장한다. 하지만 미혼 남녀의 낭만적 인연은 일상적인 생활의 틀 안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는 일로 여겨졌다. 아내의 역사 | 매릴린 옐롬 외국의 유명 스타들은 결혼계약서를 작성한다. 이혼 이야기가 들려오면 재산 .. 2020. 9. 18.
사치 작성일 : 2016. 01. 20. 아무 일을 하지 않고 쓸모없는 물건을 소유할 수 있는 자유. 아름답고 조화롭지만, 실용적 기능은 없는 것. 프랑스에서는 이런 걸 사치라고 한다는군. 방을 한 바퀴 둘러본다. 아름답고 조화로운 건 둘째치고, 실용적인 기능이 없는 것은 찾아볼 수가 없다. 이렇게 검소했던가? 그럴 리가 없다. 실용적 기능이 없는 쓸모없는 물건을 아름답고 조화롭다고 사들였다가 결국 짐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는 경험을 종종 한 결과이다. 반면, 실용적인 기능이 있지만 한두 번 사용하고 쌓아둔 물건들은 많다. 이건 판단착오이며, 낭비다. 어렸을 때 내게 사치라는 것은 모피 코트나 긴 드레스, 혹은 바닷가에 있는 저택 따위를 의미했다. 조금 자라서는 지성적인 삶을 사는 게 사치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2020. 9. 2.
타협 작성일 : 2016. 01. 19. 운동을 시작했다. 일정 기간 지난 후, 체력 검정을 했는데 성과가 미미했다. 힘들면 바로 그쯤에서 타협하기 때문이란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하루 한 편의 글을 쓰기로 계획했다. 사실 이 계획은 작년에 시작하고자 했다. 한 30편 정도는 미리 써두고 하루 한 편을 쓰기로 하면 덜 부담스러울 것 같았다. 하지만 한 편도 쓰지 않았고 한 해를 보냈다. 여유 글이 없으니 정말 매일매일 글을 써야 한다. 점점 힘들어진다. A4 반 페이지, 그나마 인용이 절반을 차지하는데도.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고 많은 사람이 읽는 것도 아니고 자기만족에 불과한데 왜 이 계획에 매여 쩔쩔매나 싶다. 타협의 순간이 온 거다. 하루 정도 건너뛰면 어때, 누가 뭐래? 그래 하루는 건너뛸 수 있다. 누.. 2020.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