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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작성일 : 2016년 4월 29일 사랑을 해석하다가 사랑을 놓친다. 벼락에 맞은 것처럼 시작한 사랑도 소통의 언어가 다르면 지속이 어렵다. 몇 가지 선택지가 있다. 하나, 사랑 그 자체만을 믿고 해석을 포기하든지, 하나, 상대가 해독 가능한 표현으로 바꾸어 주든지, 하나, 소통을 포기하고 끝을 보든지. “넌 왜 나를 괴롭히는 거지?” “널 사랑하기 때문이야.” “아니야, 넌 날 사랑하지 않아! 사랑하는 사람은 행복을 원하지. 고통을 원하지는 않아.” “사랑하는 사람은 오로지 사랑만을 원할 뿐이야. 사랑 때문에 고통을 받더라도.” “그래서 일부러 나를 괴롭히는 거로구나.” “그래. 네가 나를 사랑하는지 보려고.” 나무 위의 남작 | 이탈로 칼비노 소통은 포기했는데 끝을 보지 못하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 2023. 6. 7.
사과 작성일 : 2016년 4월 28일 사과의 법칙 - CAT Contents(콘텐츠ㆍ내용) : 핵심을 파악해 잘못을 인정하고, Attitude(애티튜드ㆍ태도) : 진정성 있는 태도로, Timing(타이밍ㆍ시기) : 빠른 시일 내에 사과할 것. 여기에 하나 더. Prevention (책임ㆍ약속) :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 우리는 발각이 되면 미안해합니다. 그리고 나서야 아주 미안해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미안해하는 게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거기서 어떤 교훈을 얻었느냐 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미안하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추락 | J. M. 쿳시 발각이 되면 미안해한다. 100% 진심이 담길 수 없다. 발각되지 않았다면 지금도 계속하고 있을 테니까. 중요한 것.. 2023. 6. 7.
나이 작성일 : 2016년 4월 27일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숫자에 얽매인다. 몸이 조금 힘들어도 맘이 조금 아파도 나이 탓하기가 가장 만만하다. 난 나이가 아주 많다. 하지만 정확히 몇 살인지는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다. 누구나 상황에 따라 늙은이가 되기도 하고, 젊은이가 되기도 한다. 1001개의 거짓말 | 라픽 샤미 어렸을 땐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른이란 뭐든 할 수 있는 존재처럼 여겼다. 어른이 되면 더는 어른을 꿈꾸지 않는다. 어른이라고 크게 달라지는 게 없다는 알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인생의 정답을 하나쯤 가지게 된다. 정답을 갖게 되면 유연성이 부족해지고 결국 고집이 되어 버린다. 다른 이의 정답을 인정할 수 없다. 정답은 언제나 하나만 존재할 뿐이니까. 자신만.. 2023. 6. 7.
선(善)과 선(線) 작성일 : 2016년 4월 26일 선(善)과 선(線). 선이 악으로 변하는 경계. 그리고 악이 선으로 돌아올 수 없는 한계. 이데올로기를 가진 악인은 말똥말똥한 눈으로 태연히 그 선을 뛰어넘는 것이다. 인간은 악과 선 사이에서 일생 동안 갈피를 못 잡고 갈팡질팡 동요한다. 그러나 악의 한계를 넘어서기 전까지는 선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을 갖는다. 악행의 밀도, 혹은 그 정도, 혹은 권력의 절대성에 의해서 일단 한계를 넘어서기만 하면 그는 이미 인류에게서 떠난 거나 마찬가지다. 수용소군도 | 알렉산드르 솔제니찐 솔제니찐의 에 고문을 자행한 심문관인 “푸른 제모”라는 집단이 나온다. 이들은 처음부터 악인이었던 것은 아니다. 대학에서 당시 좀 더 나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안정된 직장에 지원했을 뿐이다. 처음엔 .. 2023. 6. 7.
인간만이...... 작성일 : 2016년 4월 25일 인간과 동물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당연하다. 인간과 동물은 동등한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 “동물”은 인간을 포괄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사전을 찾아본다. 동물 2. 사람을 제외한 길짐승, 날짐승, 물짐승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 네이버 국어사전 사전에는 사람을 제외한 개념으로도 쓰이고 있다고 말한다. 인간은 사전에 등재할 정도로 동물과 다른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 모양이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며 으스대고 있지만 다른 동물과 본질적인 차이가 전혀 없어 보이지 않아요? 하지만 어머니, 딱 하나 있어요. 잘 모르시겠죠? 다른 생물들에게는 절대 없고 인간에게만 있는 것. 그건 비밀이라는 거예요. 어때요? 사양 | 다자이 오사무 동물들도 우리 인간들처럼 웃을 수 .. 2023. 6. 7.
심리적 지지 작성일 : 2016년 4월 22일 “수험생에게 하면 안 되는 말”이란 글을 본 적 있다. 널 믿는다. 재수하면 돼. 절대 긴장하면 안 돼. 평범한 격려의 말인데도 수험생이 듣기 싫어하는 말이라고 한다. 널 못 믿는다. 재수할 것 같아. 분명 긴장할 거야. 격려에 숨겨진 부모의 걱정과 불신을 느끼기 때문이다. 어느 심리학자의 말이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가장 원하는 것은 “심리적 지지”이다. 사모님은 아주 기분 좋은 분이세요. 제 잘못이라는 말씀은 한 번도 않으시고 이 일로 제가 더 좋은 아이가 되길 바란다고 말씀하세요. 린드 아주머니는 절 보러 오실 때마다 제 잘못이라며 뭔가 느끼는 게 있을 거라고 해요. 제가 더 나은 아이가 되길 바라지만 그럴 것 같지는 않다는 듯 말씀하시죠. 매슈는 자기 마음대로, 마.. 2023. 6. 7.
그리스인 조르바 작성일 : 2016년 4월 21일 “기분이 좋지 않을 때나 빈털터리가 될 때는 산투리를 켭니다. 그러면 기운이 생기지요. 내가 산투리를 켤 때는 당신이 말을 걸어도 좋습니다만 내게 들리지는 않아요. 들린다고 해도 대답을 못해요. 해봐야 소용이 없어요. 안 되니까.” “그 이유가 뭐죠, 조르바?” “이런, 모르시는군. 정열이지. 바로 그게 정열이지.” “마음 내키면 말이오. 당신이 바라는 만큼 일해 주겠소. 거기 가면 나는 당신 사람이니까. 하지만 산투리 말인데, 그건 달라요. 산투리는 짐승이오. 짐승에겐 자유가 있어야 해요. 결국 당신은 내가 인간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이겁니다.”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지요?” “자유라는 거지!” ---------------------------------------.. 2023. 6. 7.
악은 인간적이다 스틸 라이프 / 루이즈 페니 中에서 "여기 이 시예요." 머나가 말했다. "제인은 오든이 허먼 멜빌에게 바친 시를 읽으셨죠." 악은 특별하지 않고 언제나 인간적이어서 우리와 함께 자고 우리와 함께 먹는다. 빌리 서머스 / 스티븐 킹 中에서 “뭐, 살다 보면 개떡 같은 일이 벌어지기 마련이죠. 산다는 건 파티와 같고 언젠가는 끝나는 것이 파티의 운명이니까요.” 그는 살짝 놀라워하며 그녀를 곁눈질한다. “F. 스콧 피츠제럴드가 한 말이니?” “프린스요."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 피터 스완슨 中에서 그 시가 정말로 마음에 들었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빌 노트의 시인데 잊지 않도록 여기 적어두려 한다. '작별'이라는 제목이다. 만약 이 글을 읽을 때 당신이 아직 살아 있다면, 눈을 감아요. 나는 당신의 .. 2023. 5. 2.
직조와 날조 / 빌리 서머스,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빌리 서머스 / 스티븐 킹 中에서 “그 남자를 왜 죽였는지 얘기해 주세요.” 그녀는 말을 하다 말고 잠깐 멈춘다. “네?” “잠자기 전에 들을 만한 얘기는 아닌데.” “듣고 싶어요. 이해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아저씨는 나쁜 사람 같아 보이지 않거든요.” 나도 항상 내가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스스로 주문을 걸어왔지. 하지만 최근 벌어진 일들로 인해 과연 그런지 빌리는 의문이 생겼다. “내가 그런 거 아니에요. 아저씨, 내가 방아쇠를 당긴 게 아니에요. 진짜예요.” 하지만 앨리스가 방아쇠를 당긴 게 맞았다. 앨리스의 안에서 낯선 누군가가 눈을 떴으니 이제 앨리스는 그 누군가와 함께 살아야 했다. 그 누군가도 앨리스였다. 다음번에 앨리스가 거울을 들여다보면 그 누군가가 보일 것이었다.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 2023.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