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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풍경(以前)96

다수라는 허수 작성일 : 2016. 03. 18. 인간은 천성이 집단을 이루길 좋아하기 때문에 커튼을 모두 쳐놓은 방에 혼자 있을 때도 무리의 일원이라고 느낀다. 프로파간다 | 에드워드 버네이스 다수의 이익을 추구하되, 소수가 존중받는 사회를 원한다. “우리 사회는 소수를 존중하는 사회인가?” 우리는 다수에 속하려고 악착같이 공부하고 악착같이 돈을 번다. 그래서 대답은? “아니다.” 대중의 생각을 조종함으로써 대중이 새롭게 얻은 힘을 소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게 가능해졌다. 프로파간다 | 에드워드 버네이스 다수가 다수에 속하려고 그렇게 악착을 떨지만, 다수가 도달하려는 그 다수는 과연 다수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우리가 기를 쓰고 도달하고자 하는 그 다수는 소수가 만들어 놓은 허수는 아닌지……. 2021. 6. 18.
보이지 않는 손 작성일 : 2016. 03. 17. 대통령 후보가 ‘압도적인 대중의 요구’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출마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 그의 입후보 결정은 어느 호텔 방의 탁자 주위에 앉아 있는 여섯 명의 손에 이루어질 때가 많다. 프로파간다, PROPAGANDA | 에드워드 버네이스 2021. 6. 18.
치매 작성일 : 2016. 03. 16. 현대인에게 가장 무서운 병 중 하나가 치매이다. 막연한 그리고 과도한 두려움을 갖는다. 아직 오지 않은 최악의 미래를 가정하고 현재를 불안에 떨며 보낸다. 현대인의 고질병이다. 머리가 복잡하다. 기억을 잃어가면서 마음은 정처를 잃는다. 살인자의 기억법 | 김영하 치매 예방에 좋다고 해서 컬러링 도안을 프린트하고 12색 색연필을 샀다. 어머니를 위한 시작이었는데, 오히려 내가 더 즐긴다. 12색의 한계를 느껴 48색 색연필도 샀다. 오늘 집에 왔더니 어머니께서 12색 컬러 사이펜도 구해놓으셨다. 원래 “장비를 다 갖추면 그 취미생활은 끝이 난다.”는 말이 있다. 기억을 잃어가면서 마음은 정처를 잃는다. 컬러링도안에 색칠하기가 싫증이 나면 색연필도 정처를 잃는다. 이왕이면.. 2021. 6. 18.
강요된 침묵 작성일 : 2016. 03. 15. 아주 작은 조직에서 나온 말이라 한다. 귀머거리 3년 벙어리 3년 장님 3년. 전해듣는 이는 “농담이겠지”라고 되물었는데, 직접 듣는 이는 농담으로 넘기지 못했다. 요즘 시대에 시어머니도 며느리에게 하지 않는 요구를, 아직도 어디선가 행해진다는 것에 놀랐다. 전체 인류 가운데 단 한 사람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은 옳지 못하다. 자유론 | 존 스튜어트 밀 우리는 너무 쉽게 이렇게 외친다. “닥쳐!” 2021. 6. 18.
인공지능 작성일 : 2016. 03. 14. 인공지능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인간일까? 신일까? 아니면 소수의 인간에게 재화를 집중시켜줄 유토피아인 척하는 디스토피아일 뿐일까? 인공지능은 인간의 경험치를 입력하여 패턴을 분석하고 경우의 수를 계산하여,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고, 노동과 판단을 대신한다. 하지만, 인간은 끊임없이 예측불가능한 또는 엉뚱한 선택과 판단을 한다. 통계적으로 미미한 수치인 이 예측불가능성이 인공지능의 한계이고 인간 진화의 원동력이다. 아직은 그러하다. 미래는 무한한 시간에 무한한 가능성을 담고 있으니 무엇도 장담할 순 없다. 인간은 노동과 사고를 인공지능에 넘겨주고서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아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는 진화의 동력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로봇이란 체코.. 2021. 6. 18.
부자 작성일 : 2016. 03. 11. 진정한 부자는 더 갖고 싶은 욕구가 없는 사람이다. 더 가질 필요가 없으니까. 나는 사실 내 양이 몇 마리나 되는지 알지 못한다. 양의 대가리 수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은 가난뱅이들뿐이니까. 변신이야기 | 오비디우스 나는 내 양의 대가리 수를 정확히 알고 있다. 이것이 정확한 셈법이라면? 그렇다면 나는 …… ㅜㅜ 2021. 6. 18.
공염불 작성일 : 2016. 03. 10. “이놈의 회사 때려치워야지.”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치고 그만두는 사람 보지 못했다. 정말 그만둘 사람들은 말이 아니라 사표로 말한다. 가까운 사람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 “이건 이래서 못하고, 저건 저래서 못한다.”고 하소연을 하면서,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하는 상황을 고민이라고 털어놓는다. 못하는 이유를 한 보따리 껴안고 있으면서 말이다. 나는 너무 중얼대는구나. 이렇게 말만 너무 많이 하니까,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아무 일도 하지 못하니까 지껄이기만 하는 거다.” 죄와 벌 | 도스토예프스키 그리 말 많은 사람이 아니다. 가끔 사람을 만나면 너무 많은 말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왜 그리 쓸데없는 말을 많이 지껄였.. 2021. 6. 18.
영화 스포트라이트 - 묵인과 방조에 대한 이야기 작성일 : 2016. 03. 08. 미국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보스턴 글로브의 스포트라이트 팀은 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취재한다. 취재하면서 조직적인 은폐와 묵인 그리고 방조로 성추행이 근절되지 않음을 목격하고 끝까지 파헤친다. 아이를 키우는 것도 마을 전체의 책임이고, 학대하는 것도 마을 전체의 책임이다. - 영화 “스포트라이트” 영화는 조직적인 은폐와 압력 속에서도 끝까지 진실을 파헤치는 언론인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영화 속의 대사 “마을 전체의 책임”이라는 말이 이 영화의 주제가 아닐까? 추기경도 변호인도 교장도 부모도 그리고 사건을 파헤친 언론인조차도 이 “전체 책임”에서 면죄부를 받을 수 없다. 추기경은 추문을 잠재우기 위해 사제를 파면하지 않고 교구를 옮겼고, .. 2021. 6. 18.
이익, 관심 작성일 : 2016. 03. 07. 인간관계는 이해득실을 따지게 된다. 이해득실이 없는 관계라고 흔히 이야기하는 부모자식 관계도 이상향일 뿐, 엄밀히 말하면 이해득실이 존재한다. 사랑하는 연인조차도 이해득실을 따지게 된다. 다만, 가족이나 연인 관계라면 물질적인 이해득실은 아닐 수도 있겠다. 누군가에게서 얻을 수 있는 이익에만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정말 그 누군가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도 있을까? 리스본행 야간열차 | 파스칼 메르시어 정말 그 누군가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도 있을까? 아니, 그런 사람은 없다. “이익”이라고 콕 집어 말하니 무지 이기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인간 그 자체”라 함은 그가 주는 이익도 포괄한다. 아이가 주는 기쁨, 부모의 사랑, 친구의 우정, 스승의 지혜, 연인의 행복 등.. 2021. 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