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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문12

경계 경계가 있다. 안과 밖, 여기와 저기, 여자와 남자, 아군과 적, 나와 나 이외의 것…… 그리고 …… 에 생략된 수많은 경계들. 경계의 기준점에는 내가 있다. “나”라는 존재의 물리적, 심리적 위치. 백교수의 집 문은, 특별히 손잡이의 단추를 눌러 두지 않는 한 자동으로 잠겨지게 되어 있었다. 나는 밖으로 나올 때마다 늘 손잡이의 단추를 누르거나 열쇠 가지고 나오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그러던 어느 비오는 날 초인종 소리가 났다. 그런데 아무도 온 사람이 없어서 다시 들어가려고 하는 순간 비바람에 현관문이 닫히고 말았다. 나는 경찰관에게 길게 설명했다. 말이 짧은 사람은 설명이 긴 법이다. 경찰관은 내게 말했다. "Are you locked out, aren't you(밖으로 갇힌 거군.. 2023. 6. 13.
샘을 찾아서 작성일 : 2016. 02. 06. 설 명절이 시작되었다. 명절이 끝나는 2월 10일부터 인도 여행계획이 잡혀 있다. 핑계 삼아 2월 21일까지 사각풍경에 휴지기를 가진다. 천리가 자갈밭이라도 나그네 목 축일 샘은 있는 법이다. 하늘의 문 | 이윤기 쉼이 샘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의 새해에 복 많이 받으세요.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당신의 샘을 찾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2020. 10. 24.
휴머노이드, Humanoid 작성일 : 2016. 01. 25. 일본만화 에는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humanoid)에 대한 글이 나온다. 인간형 로봇 연구가 성황이지만 인간형 로봇이 실용화하기는 쉽지 않다. 기계형 청소기는 고장이 나면 버리면 그만이지만, 인간형 청소기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어 사람은 그 기계 너머의 인간을 보게 된다. 인간형 청소기를 버릴 때는 죄책감이나 애완동물이 죽을 때와 같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청소기는 청소를 잘하면 되는 것이지, 굳이 인간모양새를 갖출 필요는 없다. 최근 뉴스에서 인간형 로봇이 어린이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인간이 하는 일을 대신할 뿐만 아니라 인간과의 상호작용, 즉 감정적인 교류까지도 가능하다고 한다.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이겠지만, 이 추세라면 언젠가는 인간을 대신할 수도 있다. 내.. 2020. 9. 18.
충고 작성일 : 2016. 01. 06. 자네 같은 사람을 잘 알아. 충고를 수집할 뿐, 절대로 따르지는 않을 거야. 하늘의 문 | 이윤기 충고를 수집하는 사람은 자신의 결정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사람이다. 문제의 상황과 상황에 대처하는 자신의 역량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자신이다. 그러니 충고가 귀에 들어오겠는가? 답은 이미 알고 있다. 책임을 나눌 이가 필요할 뿐이다. 충고하는 사람은 진심으로 전력을 다해 도움을 주고자 한다. 연륜에 대한 존중, 상호 인간관계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선택된 것이니까. 충고하는 이가 많이 하는 실수는 상대의 역량을 고려하지 않는 원론적인 충고를 하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충고도 역량이 받쳐주지 않으면 따를 수 없다. 최선을 다해 진심을 담아 파이팅 넘치는 충고를 한다. “하.. 2020. 8. 17.
하늘의 문 | 이윤기 값만 제대로 쳐준다면 어금니까지 몽땅 뽑히는 것을 마다하지 못할 그들의 가난한 처지가 싫어서가 아니었어요. 그러고도 그걸 "횡재"라면서 한턱 내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는 그 서글픈 건망증이 싫어서였지요. 2013. 10. 1.
하늘의 문 | 이윤기 나의 선택을 합리화하기 위해, 그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삼가자. 2013. 9. 30.
하늘의 문 | 이윤기 자네가 행복하지 못한 것은, 자네의 공격적인 공부의 성과를 눈으로 확인하지 못하는 데서 온 것이기가 쉬워. 보상을 바라지 않으면 좋은데 자네는 그 결과를 제대로 보상받지 못할까봐 불안해하고 있는 것 같지 않나? 2013. 9. 29.
하늘의 문 | 이윤기 보려고 해야 보이고, 보려 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무서운 일이다. 마음먹는데 따라 세상이 이렇게도 보이고 저렇게도 보이고 한다는 것은. 2013. 9. 18.
하늘의 문 | 이윤기 힘은 있는데 도덕적으로 열등한 무리는 그것을 지키자니 잔인해질 수밖에 없고요, 도덕적으로는 튼튼한데 그 도덕을 관철시킬 수단이 없는 무리는 대개 그 벽을 뚫으려다가 과격하다는 누명을 쓰지요. 2013. 7.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