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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3

무관심 "미루씨는 왜 결혼을 안해?" 구부장은 뜬금없이 툭 내뱉곤 한다. 앞뒤 상황이 전혀 이 물음이 나올 만한 상황이 아님에도 그냥 툭 던진다. 회사 휴게실에서 자판기 커피를 뽑다가, 책상 앞에 앉아 주식동향을 살펴보다가, 또는 회식자리에서 안주거리로 뜬금없이 툭 던진다. 그때마다 어떤 대답을 하긴 했을 것이다. 그 대답을 기억하지 못해서 매번 다른 답을 지어내는 걸 보면, 한번도 진실을 이야기한 적이 없나보다. 그는 내 대답에는 관심이 없다. 내가 어떤 대답을 해도 그는 설교를 해댈 준비가 되어 있다. 그는 들을 생각은 없다. 다만, 말할 대상이 필요할 뿐이다.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어김없이 우람이가 나를 빤히 바라보며 뜬금없이 툭 던진다. "꼬모는 언제 결혼해." "그건 알아서 뭐할려고?" "꼬모.. 2012. 12. 3.
타인에게 말걸기 | 은희경 분명히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사랑을 이루고 나니 이렇게 당연한 순서인 것처럼 외로움이 기다리고 있다. 이루지 못한 사랑에는 화려한 비탄이라도 있지만 이루어진 사랑은 이렇게 남루한 일상을 남길 뿐인가? 2012. 10. 9.
리바이어던 - 폴 오스터 삭스의 결혼식 축사... 나는 이 말을 윌리엄 티캄서 셔먼에게서 빌려 왔습니다. 그랜트는 내가 미쳤을 때 내 옆에 서 있었다. 나는 그가 술에 취했을 때 그 옆에 서 있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언제나 나란히 서 있다. 2012. 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