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윤기23

경계 경계가 있다. 안과 밖, 여기와 저기, 여자와 남자, 아군과 적, 나와 나 이외의 것…… 그리고 …… 에 생략된 수많은 경계들. 경계의 기준점에는 내가 있다. “나”라는 존재의 물리적, 심리적 위치. 백교수의 집 문은, 특별히 손잡이의 단추를 눌러 두지 않는 한 자동으로 잠겨지게 되어 있었다. 나는 밖으로 나올 때마다 늘 손잡이의 단추를 누르거나 열쇠 가지고 나오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그러던 어느 비오는 날 초인종 소리가 났다. 그런데 아무도 온 사람이 없어서 다시 들어가려고 하는 순간 비바람에 현관문이 닫히고 말았다. 나는 경찰관에게 길게 설명했다. 말이 짧은 사람은 설명이 긴 법이다. 경찰관은 내게 말했다. "Are you locked out, aren't you(밖으로 갇힌 거군.. 2023. 6. 13.
샘을 찾아서 작성일 : 2016. 02. 06. 설 명절이 시작되었다. 명절이 끝나는 2월 10일부터 인도 여행계획이 잡혀 있다. 핑계 삼아 2월 21일까지 사각풍경에 휴지기를 가진다. 천리가 자갈밭이라도 나그네 목 축일 샘은 있는 법이다. 하늘의 문 | 이윤기 쉼이 샘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의 새해에 복 많이 받으세요.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당신의 샘을 찾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2020. 10. 24.
휴머노이드, Humanoid 작성일 : 2016. 01. 25. 일본만화 에는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humanoid)에 대한 글이 나온다. 인간형 로봇 연구가 성황이지만 인간형 로봇이 실용화하기는 쉽지 않다. 기계형 청소기는 고장이 나면 버리면 그만이지만, 인간형 청소기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어 사람은 그 기계 너머의 인간을 보게 된다. 인간형 청소기를 버릴 때는 죄책감이나 애완동물이 죽을 때와 같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청소기는 청소를 잘하면 되는 것이지, 굳이 인간모양새를 갖출 필요는 없다. 최근 뉴스에서 인간형 로봇이 어린이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인간이 하는 일을 대신할 뿐만 아니라 인간과의 상호작용, 즉 감정적인 교류까지도 가능하다고 한다.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이겠지만, 이 추세라면 언젠가는 인간을 대신할 수도 있다. 내.. 2020. 9. 18.
충고 작성일 : 2016. 01. 06. 자네 같은 사람을 잘 알아. 충고를 수집할 뿐, 절대로 따르지는 않을 거야. 하늘의 문 | 이윤기 충고를 수집하는 사람은 자신의 결정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사람이다. 문제의 상황과 상황에 대처하는 자신의 역량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자신이다. 그러니 충고가 귀에 들어오겠는가? 답은 이미 알고 있다. 책임을 나눌 이가 필요할 뿐이다. 충고하는 사람은 진심으로 전력을 다해 도움을 주고자 한다. 연륜에 대한 존중, 상호 인간관계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선택된 것이니까. 충고하는 이가 많이 하는 실수는 상대의 역량을 고려하지 않는 원론적인 충고를 하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충고도 역량이 받쳐주지 않으면 따를 수 없다. 최선을 다해 진심을 담아 파이팅 넘치는 충고를 한다. “하.. 2020. 8. 17.
진홍글씨 | 이윤기 세상의 남성은, 딸에게 바라지 않는 것은 아내에게서도 바라지 말아야 한다. 남성은, 딸이 처하게 되기를 바라지 않는 상황에는 아내도 처하게 해서는 안 된다. 그래야 공정하다. 2013. 11. 14.
뿌리와 날개 | 이윤기 비밀을 공유하면 사람은 싫어도 가까워지는 것이거니...... 2013. 10. 24.
햇빛과 달빛 | 이윤기 사람은, 말하는 상대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단 한가지 이유 때문에 그 말의 내용까지 부정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따라서 논쟁을 뜨겁게 만드는 것은 말의 내용이 아니라 말하는 태도인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논쟁이 파국에 이르지 않는 예는 희귀하다. 2013. 10. 16.
만남 | 이윤기 풀잎에 걸려서 갈가리 찢기는 듯한 그 휘파람 소리를 좋아한다. 찢긴 휘파람 소리는, 걸림이 오히려 소리를 아름답게 만드는 이치를, 상처가 사람을 깊어지게 하는 이치를 생각하게 한다. 2013. 10. 10.
하늘의 문 | 이윤기 값만 제대로 쳐준다면 어금니까지 몽땅 뽑히는 것을 마다하지 못할 그들의 가난한 처지가 싫어서가 아니었어요. 그러고도 그걸 "횡재"라면서 한턱 내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는 그 서글픈 건망증이 싫어서였지요. 2013. 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