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누군가 묻는다.
넌 도대체 네가 뭐라고 생각하니?
그러고 있는 로즈에게 미스 해티는 왜 시를 베껴 쓰지 않느냐고 물었다.
로즈는 시를 다 외우고 있다고, 자신도 진실인지 확신할 수 없는 대답을 했다.
[…]
“음, 시를 외우기는 했구나.” 미스 해티가 말했다. “하지만 시킨 걸 하지 않았다는 데는 변명의 여지가 없어. 자리에 앉아 책에 베껴 써라. 모든 행을 세 번씩 적도록 해. 다 끝내지 못하면 네시 넘도록 남아 있어도 좋아.”
[…]
베껴 쓴 시를 책상으로 가져가자 미스 해티는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네가 시를 잘 외울 수 있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낫다고 생각해선 안 돼. 넌 도대체 네가 뭐라고 생각하니?”
거지 소녀 | 엘리스 먼로
아주 가끔 나는 묻는다.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했지?
이 여자들이 그녀와 함께 울어주었다. 헛되이 살아온 그녀의 삶과 그녀의 행동 때문에 상처입은 다른 삶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부드럽고 친절하게 잘 자라는 키스를 해주었다.
그녀는 그런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었다. 그 세월 동안 그녀는 그들과 거리를 두었다. 자기가 더 우월하다고, 자기가 어울릴 사람은 바버라 롤리나 페그 던랩, 에마 클라크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했지? 그녀가 당혹스러운 마음으로 스스로 물었다.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했지?
에이미와 이저벨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쉽지 않은 질문이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만나고 싶지 않다.
<거지 소녀>의 로즈나 <에이미와 이저벨>의 이저벨은 이 상황에 직면한다.
로즈나 이저벨은 알고 있다.
다른 사람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오만함 아래 자리한 자격지심을.
바닥이 드러나는 이 물음을 만나고 싶지 않지만,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이 물음과 대면해야 한다.
그때 그 물음의 답을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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