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중후반. 제국주의와 식민지 침탈이 확대된다.
<대지의 슬픔 | 에리크 뷔야르>은 1890년대 미국을, <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 치누아 아체베>는 19세기 아프리카를 무대로 하고 있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아프리카 우무오피아 마을은 독자적인 정신세계와 문화를 영위하며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간다. 서구 세력은 처음에는 종교를 다음엔 정부를 가지고 와서, 그들의 문화와 충돌하고 그들의 긍지를 짓밟는다.
-----
‘훌륭한 남자는 다 가고 없다.’
‘그때는 남자가 남자인 시절이었지.’
-----
주인공 오콩고는 한탄한다. 그리고 분노에 차서 치안판사의 전령을 도끼로 죽인다.
-----
군중은 행동하는 대신 혼란에 빠졌다. 그는 이런 혼란에 내재한 두려움을 감지했다. 그에게 이렇게 묻는 목소리도 들렸다.
“왜 이런 짓을 한 거야?”
-----
그 과정에서 군중은 두려움 때문에 전의를 상실하고 도리어 오콩고를 원망한다.
그는 도끼를 모래에 닦고 떠난다.
<대지의 슬픔>
미국 유명한 총잡이이자 쇼맨이었던 버펄로 빌은 진짜 인디언을 출연시켜 인디언을 정복하는 백인들의 영웅담을 그린 [와일드 웨스트 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
운디드니 학살
1890년 12월 15일 새벽.
그날 아침에는 새들도 울지 않았고, 이웃 오두막에서 어린 소녀가 세수하며 흥얼거리는 노래도 들리지 않았고, 반쯤 깬 귀에 들리는 것은 마흔세 마리 말이 내달리는 발굽 소리뿐이었다. 이익과 권력 존중이 신의 목소리에 응답한 것이다. 역사는 죽었다. 빈대들만 남았다. 불의가 꿈틀거릴 때는 그 소리로 구별이 된다.
그다음에 벌어진 일에 대해선 더 이상 누구도 아는 사람이 없다. 비극은 목격자마저도 앗아가기 마련이다.
커다란 수레가 파괴된 인디언 거류지에 들어왔다. 그것은 처참한 추수였다.
-----
1890년 12월 15일 새벽. 운디드니 학살은 그렇게 일어났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오콩고는 부족의 혼란과 잃어버린 긍지에 좌절해 나무에 목을 매단다.
친구 오비에리카는 백인 치안판사에게 오콩고를 나무에서 내려서 묻어달라고 한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자는 부족민이 손을 댈 수 없다는 것이다.
-----
매일이 그에겐 새로운 자료였다. 전령을 죽인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 남자에 대한 이야기는 재미있는 읽을거리일 것이다. […] 이미 책의 제목을 정해 놓았다. “니제르 강 하류 원시 종족의 평정”
-----
우무오피아의 가장 훌륭한 남자 오콩고의 죽음은 치안판사가 쓴 책 속의 재미있는 읽을거리에 불과했다.
<대지의 슬픔>
학살이 지나간 후, 버팔로 빌은 학살 현장을 둘러보고 라코타족의 마지막 생존자들을 불어 모아 고용해, 당시를 재연했다.
-----
운디드니 <전투>
여기에서 그건 대수롭지 않고 예술은 장삿속이다. 순진무구한 것은 흉하고, 중요치 않은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순간, 인디언들은 그들의 마지막 역할을 수행한다. […] 관객은 인디언을 미워하려고 거기 있는 것이며 그들을 바라보고 증오하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
운디드니 학살은 버팔로 빌의 공연에서 운디드니 <전투>로 둔갑한다.
눈앞에 보이는 모습은 실제 사건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것이고 학살은 위대한 승전으로 마무리되기 위해 스릴 넘치는 일련의 액션으로 변모했다.
***
역사에서 왜곡은 항상 존재한다.
우리는 그들이 쓴 <문화인류사>를 읽고, 그들이 연출한 <영웅담>에 환호한다.
이면의 진실은 아주 가끔 드러나고, 진실이 드러날 때 아주 잠깐 생각한다.
아주 가끔, 그리고 아주 잠깐.
'사각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線) 안의 선(善) (0) | 2021.02.18 |
---|---|
역사란 무엇인가? (0) | 2021.01.26 |
예술이란 무엇인가? (0) | 2021.01.10 |
선입견 (0) | 2020.12.28 |
넌 도대체 네가 뭐라고 생각하니? (0) | 2020.11.05 |
눈먼 암살자 (0) | 2020.10.04 |
그림 속의 그녀 (1) | 2020.09.18 |
거울 (0) | 2020.08.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