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거지 소녀3

넌 도대체 네가 뭐라고 생각하니? 가끔 누군가 묻는다. 넌 도대체 네가 뭐라고 생각하니? 그러고 있는 로즈에게 미스 해티는 왜 시를 베껴 쓰지 않느냐고 물었다. 로즈는 시를 다 외우고 있다고, 자신도 진실인지 확신할 수 없는 대답을 했다. […] “음, 시를 외우기는 했구나.” 미스 해티가 말했다. “하지만 시킨 걸 하지 않았다는 데는 변명의 여지가 없어. 자리에 앉아 책에 베껴 써라. 모든 행을 세 번씩 적도록 해. 다 끝내지 못하면 네시 넘도록 남아 있어도 좋아.” […] 베껴 쓴 시를 책상으로 가져가자 미스 해티는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네가 시를 잘 외울 수 있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낫다고 생각해선 안 돼. 넌 도대체 네가 뭐라고 생각하니?” 거지 소녀 | 엘리스 먼로 아주 가끔 나는 묻는다.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이라고.. 2020. 11. 5.
그림 속의 그녀 E. M. 포스터의 은 1909년, 앨리스 먼로의 는 1978년 출간되었다. “네가 가난해서 나는 좋아. 너무 사랑스러워. 거지 소녀 같잖아.” “누구?” “코페투아왕과 거지 소녀. 알잖아. 그림 말이야. 그 그림 몰라?” 거지 소녀 | 앨리스 먼로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간직한 내밀함의 미덕을 감지했다. 그녀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작품의 여인 같았다. 우리가 그 여인을 사랑하는 것은 그녀 자신보다 오히려 그녀가 우리에게 말해 주지 않는 것들 때문이다. 그녀가 말해 주지 않는 그것들은 분명히 이 세상의 것은 아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어떤 여인에게도 〈사연〉 같은 통속적인 것이 있을 리 없었다. 그녀는 하루하루가 다르게 놀라운 여인으로 성숙해 갔다. 전망 좋은 방 | E. M. 포스터 로즈의 .. 2020. 9. 18.
거지 소녀 | 앨리스 먼로 거지 소녀 앨리스 먼로 저/민은영 역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우리 시대 최고의 단편 작가 앨리스 먼로의 1978년 작품 『거지 소녀』. 캐나다에서는 ‘넌 도대체 네가 뭐라고 생각하니?Who Do You Think You Are?’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거지 소녀』는 주인공 로즈를 중심으로 연결된 단편 열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난하고 누추한 환경에서 나고 자란 똑똑한 여성 로즈가 그 굴레를 벗어나려 애쓰는 과정, 그리고 새어머니 플로와 쌓아나간 애증의 유대관계가 섬세하게 그려진다. 각 단편은 로즈의 유년기부터 중년에 이르기까지 거의 사십 년의 세월에 걸친 생애의 어느 한 시기를 다루고, 때로는 한 단편 속에서도 수십 년을 훌쩍 뛰어넘기도 한다. 열 편의 단편 각각이 그 자체만으로 완결성을 갖춘 “관조.. 2020. 9.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