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1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 파트릭 모디아노 과거는 밝힐수록 어두워진다. 내가 사건의 실상을 알려줄 수는 없다. 그 그림자만 보여줄 수 있을 뿐. - 스탕달 작가 장 다라간은 잃어버린 수첩을 돌려주겠다는 남자의 전화를 받는다. 그리 중요하지 않았기에 찾으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수첩이다. 남자는 수첩 속의 한 인물에 대해 알기를 원한다며 굳이 만남을 요구한다. 만남에서 남자가 묻는 “토르스텔”이라는 인물을 떠올리려 하지만, 과거의 시간은 햇빛을 받으면 흩어지는 연무처럼 어슴푸레하다. 유년의 기억이란 공백에서 떨어져나온 작디작은 편린일 때가 많다. 다라간은 “토르스텔”이라는 이름에서 촉발한 불완전하고 파편적이고 혼란스러운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자료'에 든 서류가 불러 온 감정 상태도 묘했다. 어떤 이름들 때문에, 그중에서도 아니 아스트랑이라는 이.. 2023. 1.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