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린1 선(線) 안의 선(善) 사람은 대부분 선(善)하다. 굳이 악(惡)할 필요가 없다. 백수린의 단편집 중 “고요한 사건” “나”는 재개발 이슈를 보고 무허가주택 밀집 지구로 이주한 부모를 따라 소금고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다. 그곳에는 아파트 지구와 달동네의 경계가 있고, 집주인과 세입자의 경계가 있다. 그 와중에 "나"는 재개발에 반대하는 고양이 아저씨가 젊은 사내들에게 구타를 당하는 일을 목격한다. 고양이 아저씨가 죽을 수 있다는 다급함에 집으로 달려가 아버지에게 알리지만, 아버지는 외면한다. 그 기억은 어린 “나”의 인생의 결정적인 한 장면이 된다. 창밖에 내리는 커다란 눈송이를 바라보며, “나”는 생각한다. ------ 그리고 나는 차가운 유리창에 이마를 댄 채 그렇게 한동안 서 있었다. 구겨진 신발 위에, 양말도 없이, .. 2021. 2.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