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연1 홍학의 자리 / 정해연 우리는 그 사람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호수가 다현의 몸을 삼켰다. 가느다랗고 부드러운 머리칼과 잘록한 허리, 밤을 새워 지분대던 가슴과 길쭉한 다리, 사랑을 나눌 때면 천장을 향해 만족스러운 듯 뻗던 희고 긴 손가락이 기억과 함께 호수 바닥으로 사라졌다. 쉴 새 없이 움직이던 그를 재촉하듯 질러대던 교성은 이미 숨을 잃은 다현이 더이상 가질 수 없는 것이었다. 준후는 교사이다. 준후는 이혼을 거부하는 아내와 별거 중이다. 다현은 외로운 아이다. 어머니는 사기로 수감된 감옥에서 자살하고 돌봐주던 할머니는 죽었다. 준후와 다현은 부적절한 관계이다. 첫 장면에서 준후는 다현의 시체를 호수에 유기한다. 그리고 묻는다. 그런데 다현은, 누가 죽였을까? 준후는 다현의 시체를 유기하지만, 다현을 죽인 것은 아니다... 2023. 1.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