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1 구부장 사람의 기억은 불완전하다. 사람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고, 필요하면 기억을 꾸며내기도 한다. 주로, 내가 젊었을 때는 말이야, 로 시작하는 기억은 가장 많이 꾸며내는 기억이나 가장 정확하다고 믿는 기억이다. 아침에 커피 한잔씩 앞에 놓고 구부장은 또, 내가 젊었을 때는 말이야, 로 시작되는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내가 젊었을 땐 말야. 밤을 새워서라도 맡은 일은 마무리했어. 그건 힘듭니다, 아직 못했습니다, 이런 말은 꺼내지도 못했고, 하지도 않았어. 요즘 젊은 사람들은 책임감이 없어요. 책임감이… 믿든 안 믿든 자네 마음이겠지만 말이야.” 언제부터 자리잡고 있었는지, 파티션 너머에서 실장이 부장을 부른다. “구부장!” “이거 내일까지 되지?” 조금 있으면 내일까지 해야 할 일의 정체를 알게 된.. 2012. 11.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