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하나, 매일매일이 특별한 날
에밋
“나도 내 어머니가 어디 계신지 모른다면 좋겠어.” 울리가 말했다.
“왜요, 울리 형?”
“그러면 너처럼 어머니를 찾아 떠날 수 있을 테니까.”
“이거 알아차린 적 있어? 아주 많은 질문들이 W로 시작한다는 거?”
울리는 손가락을 꼽으며 세었다.
“누구Who. 무엇What. 왜Why. 언제When. 어디서Where. 어떤Which.”
“재미있지 않아?” 울리가 말을 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오래전 단어들이 처음 만들어질 때, 무엇이 그 단어들을 만든 사람들로 하여금 W를 모든 질문에 사용하게 했을까? 이를테면 왜 T나 P가 아니고? 그걸 보면 W에게 좀 미안한 마음이 들어. 안 그래? 그러니까 내 말은, W가 무척 무거운 짐을 짊어졌다는 거야. 특히 누가 W로 시작하는 질문을 할 때, 그것은 정말로 물어보는 게 아닌 경우가 아주 많으니까 말이야. 예를 들면, 예를 들면…….”
울리는 어머니의 말본새와 말투를 흉내 냈다.
“언제When 너는 철이 들 거야! 그리고 왜Why 그런 짓을 하는 거야! 그리고 또 대체 무슨What 생각을 하고 있었어!”
갑자기 울리의 머리에, 아마도, 아마도 세인트조지와 세인트마크와 세인트폴 기숙학교가 매일매일을 그날이 그날인 날로 조직한 것은 그래야 관리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바로 자신들의 시설에서 지내는 훌륭한 젊은이들로 하여금 6시 42분 열차를 놓치지 않도록 준비시킴으로써 항상 8시 회의에 제때 참석하게 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떠오른 것이었다.
“빌리, 굉장히 멋진 게 뭔지 알아? 어마무시하게 멋진 게 뭔지 알아?”
빌리는 읽고 있던 부분을 표시한 다음 책에서 눈을 떼고 쳐다보았다.
“뭐예요, 울리 형? 어마무시하게 멋진 게 뭐예요?”
“매일매일이 특별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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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지만 찾아갈 수 없는 어머니. 아니, 울리를 찾지 않는 어머니.
답할 수 없는 질문만 하는 어머니.
“언제When 너는 철이 들 거야! 그리고 왜Why 그런 짓을 하는 거야! 그리고 또 대체 무슨What 생각을 하고 있었어!”
매일매일이 그날이 그날인 기숙학교에 방기한 어머니.
학교는 그날이 그날인 평균치의 삶을 가르친다.
울리의 상처와 불행은 여기서 시작한다.
이 아이가 꿈꾸는 삶은 매일매일이 특별한 삶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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