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 順子
일본 식민지 시대, 그리고 한국전쟁, 질곡의 대한민국 근대사를 살아온 우리 시대의 “순자”들이 있다. 순할 순順에 아이 자子. 쥰코, 순한 아이. 나는 그것이 내 이름인 줄 알았다. 그래서 나도 순자였어. 내 친구도 순자였다. 순자가 순자의 동무였다. 연년세세 | 황정은 황정은의 에는 한 시대를 대표하는 이름으로 순자가 등장한다. 삼십오 년 된 노포에서 일하는 순자,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토성리 갈골에서 부모와 사별한 순자, 지경리에서 할아버지와 살던 순자, 그리고 그 순자가 열다섯살 때 경기도 김포군 양서면 송정리에서 만난 순자. 내 동무, 이웃, 동갑이자 동명同名인 순자. 연년세세 | 황정은 그 시절, 여자아이에게 원하는 바가 이름에 투영된다. 말 잘 듣는 아이, 불평 없는 아이. 순자의 시대는 평탄..
2021. 4.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