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1 채식주의자 마거릿 애트우드 중에서 “네가 죽일 각오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은 어떤 것도 먹지 마라.” “네가 먹을 각오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은 어떤 것도 죽이지 마라.” “씹할 채식주의자들 — ‘모든 신들은 육식성이다.’ — 로라 체이스.” 한강 중에서 내가 믿는 건 내 가슴뿐이야. 난 내 젖가슴이 좋아. 젖가슴으론 아무것도 죽일 수 없으니까. 손도, 발도, 이빨과 세치 혀도, 시선마저도, 무엇이든 죽이고 해칠 수 있는 무기잖아. 하지만 가슴은 아니야. 이 둥근 가슴이 있는 한 난 괜찮아. 나는 아내의 움켜쥔 오른손을 펼쳤다. 아내의 손아귀에 목이 눌려 있던 새 한마리가 벤치로 떨어졌다. 깃털이 군데군데 떨어져나간 작은 동박새였다. 포식자에 뜯긴 듯한 거친 이빨자국 아래로, 붉은 혈흔이 선명하게 번져 있었다. ---.. 2022. 6.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