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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57

황금계단 | 번 존스(Sir. Edward Burne-Jones, 1833-1898) 황금계단 The Golden Stairs 번 존스 Sir. Edward Burne-Jones 1833-1898 관련 링크 Birmingham http://bit.ly/OVxoQz 네이버백과 http://bit.ly/OVxasr Wikipedia http://bit.ly/OVx5oH 힘없는 자는 의료계와 법조계와는 담을 쌓고 사는 게 상책이다. 죄짓지 말고 아프지 말고 살아야 맘 편하게 살 수 있다. 지금 교도소 면회실에서 영신이를 기다리고 있다. 스스로 힘없는 자라고 떠벌리고 다니기를 서슴지 않는 내가, 며칠 후면 가석방될 영신이를 만나러 말이다. 나 박신희와 박영신은 대학 시절 친구다. 우리는 가나다순이라는 단순한 원칙으로 매겨지는 학번에 의해서 가까워진 친구사이이다. 학번은 생각하기 귀찮아하는 조교들.. 2012. 9. 24.
카페에서 |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 1832-1883) 카페에서, At the Cafe 에두아르 마네 Edouard Manet, 1832-1883 관련 링크 네이버 캐스트 http://bit.ly/OVTTWG 네이버 지식백과 http://bit.ly/QtCOX8 Wikipedia http://bit.ly/QtCGH9 중년의 부부가 젊은 딸과 함께 카페로 들어와 내 등 뒤에 있는 바에 앉았다. 남자가 앉자마자 소리쳤다. "여기 맥주!" 젊은 여자가 재빨리 받았다. "전 커피 주세요." 바텐더가 맥주 두 잔과 커피 한 잔을 바에 놓았다. 탁, 탁, 탁. 남자는 다른 손님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큰 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요즘 세상이 왜 이 모양인지, 젊은 것들은 저 잘난 맛에 살고, 정치는 누가 해도 나아지는 것도 없고, 길은 가는 곳마다 막히고, 살아가.. 2012. 9. 24.
생 라자르 역 |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 1832-1883) 생 라자르 역, The Railroad 에두아르 마네 Edouard Manet, 1832-1883 관련 링크 네이버 캐스트 http://bit.ly/OVTTWG 네이버 지식백과 http://bit.ly/QtCOX8 Wikipedia http://bit.ly/QtCGH9 그날 밤 엄마와 아빠가 다투는 소리를 들었어요. 울음소리와 고함소리, 그리고 무언가 깨지는 소리. 익숙한 다툼이었지만 그날은 달랐어요. 더는 참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어요. 아빠가 말했죠. 이제 우린 끝이야. 아빠는 떠났어요. 엄마와 아빠는 이제 사랑하지 않는 거죠? 더는 함께 살지 않겠지요? 정말 끝이겠지요.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하나요?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무서운 밤에 관한 옛날이야기를 해요. 일찍 자야 하는 이유지요. 어둠이 내리고 .. 2012. 9. 24.
해먹 | 귀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 1819-1877) 해먹, The Hammock 귀스타브 쿠르베 Gustave Courbet, 1819-1877 관련 링크 네이버지식백과 http://bit.ly/QtCbg6 네이버 캐스트 http://bit.ly/QtC8kl Wikipedia http://bit.ly/QtC7gm 해먹이라는 게 있다. 야자수 두 그루에 양쪽 끝을 매단 흔들리는 그물침대 말이다. 해먹은 역시 야자수에 묶어야 제맛이다. 해먹에 누워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잠든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은 너무나 낭만적이었고 평화로워 보였다. 삼십여 년을 아파트에서만 살아온 이가 해먹에 누워볼 기회가 얼마나 있겠는가? 사실 해먹을 실제 본 적도 없다. 그러니 막연한 환상만 지니고 있는 사물 중의 하나다. 어느 날, 내 손에 해먹이 하나 쥐어졌다. 산악회 기념품이었.. 2012. 9. 24.
메데이아 | 빅토르 모테(Victor Mottez, 1809-1897) 메데이아, Médée 빅토르 모테 Victor Mottez, 1809-1897 관련 링크 WikiMedia http://bit.ly/OVVGeh Works of Art http://bit.ly/OVVyLM Wikipedia http://bit.ly/OVVFa9 메데이아는 마법사다. 그해 봄 형철이 엄마는 우리 집으로 이사를 왔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엄마랑 내가 함께 사는 지하 단칸방을 포함한 이 집의 주인이 바뀌었다는 것이 맞는 말이다. 엄마가 일 나간 빈집에서 나 홀로 형철이 엄마를 맞았다. 형철이 엄마는 이 동네 아줌마들이 입는 것하곤 전혀 차원이 다른 원피스를 봄바람에 휘날리며 등장했고, 그녀의 엄청난 이삿짐은 부족함을 몰랐던 이 집을 초라하게 만들었다. 커다란 피아노가 들어갔고, 응접세트가 들어.. 2012. 9. 18.
스케이트 타는 로버트 워커 신부 | 헨리 레이번 (Henry Raeburn, 1756-1823) 스케이트 타는 로버트 워커 신부 The Reverend Robert Walker Skating 헨리 레이번 Henry Raeburn, 1756-1823 관련 링크 네이버지식백과 http://bit.ly/OVTTWG Works of Art http://bit.ly/OVUk3p Wikipedia http://bit.ly/OVTH9Q “신부님, 왜 스케이트를 배우려 하세요. 겁도 많으시면서.” “날카로운 칼날 위에 서서 얼음 위를 미끄러져 가는 건 좀 무섭긴 하구나. 내가 넘어져서 아픈 것도 겁나지만, 저 많은 사람 속에서 스케이트를 타다가 내 서투름 때문에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까 봐 그게 더 무섭단다. 그래도 얼음 위를 지치며 날아다니는 자유로움은 두려움에 앞서 훨씬 부럽구나. 겁이 많은 건 어쩔 수 없어.. 2012. 9. 18.
연문(戀文) - 프란시스코 고야(Francisco de Goya, 1746-1828) 연문(戀文), The Love Letter 폴프란시스코 고야 Francisco de Goya, 1746-1828 관련 링크 네이버캐스트 http://bit.ly/PkRWUL http://bit.ly/PkS4Uh 위키백과 http://bit.ly/PkS5HO Wikipedia http://bit.ly/PkRHt1 “또 애인 편진가 봐. 벌써 몇 명이야. 사랑은 없고 놀이만 있나 봐. 저 여자에게 놀아난 남자들이 셀 수가 없대. 주변에 그렇게 남자가 많다는 걸 알면서도 끊임없이 구애를 하나 봐. 남자들은 저런 여자가 뭐가 좋아서 그러지?” “예쁘긴 하지. 그래도 예쁜 여자가 한둘인가? 저 정도 예쁜 여자는 세상에 얼마나 많은데.” “성격도 나쁘지. 구애를 즐기지만, 선택을 하진 않잖아. 글쎄, 예전에 어떤 .. 2012. 9. 18.
두 마법사 | 프란시스코 고야(Francisco de Goya, 1746-1828) 두 마법사 Two Old Men Eating Soup or The Witchy Brew 프란시스코 고야 Francisco de Goya, 1746-1828 관련 링크 네이버캐스트 http://bit.ly/PkRWUL, http://bit.ly/PkS4Uh 위키백과 http://bit.ly/PkS5HO Wikipedia http://bit.ly/PkRHt1 옛날 옛적에 세상에는 두 마법사와 사람들이 사이좋게 살았다. 사람들은 힘든 일이 있으면 마법사를 찾았고, 마법사들은 해결할 방도를 알려주었다. 마음의 상처를 잊게 하는 망각, 너와 나를 구별하지 않는 사랑, 날씨를 점칠 수 있는 하늘의 움직임, 무거운 짐을 운반할 수 있는 바퀴, 음식을 저장할 수 있는 얼음 등등의 것들을 말이다. 사람들은 마법사에게 감.. 2012. 9. 17.
두 노인 | 프란시스코 고야(Francisco de Goya, 1746-1828) 두 노인 Two Old Men 프란시스코 고야 Francisco de Goya 1746-1828 관련 링크 네이버캐스트 http://bit.ly/PkRWUL http://bit.ly/PkS4Uh 위키백과 http://bit.ly/PkS5HO wikipedia http://bit.ly/PkRHt1 언제부턴가 그는 노인의 귀에 대고 가만가만 속삭인다. "내 말 들려? 내 말 들리지?" "그래." "요즘 아들이 맘에 안 들지? 아침 일찍 나가서 밤늦게 들어오면서 방문 밖에서 소리치는 습관적인 간단한 인사 외에는 아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가 없잖아. 그게 무슨 아들이야." "하지만, 아들은 아주 바쁘거든." "이 세상 효자들이 모두 한가한 줄 알아? 그건 핑계일 뿐이지. 아들은 아버지를 잊었어. 며느리는 어때?".. 2012. 9.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