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서머스 / 스티븐 킹 中에서
“그 남자를 왜 죽였는지 얘기해 주세요.” 그녀는 말을 하다 말고 잠깐 멈춘다. “네?”
“잠자기 전에 들을 만한 얘기는 아닌데.”
“듣고 싶어요. 이해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아저씨는 나쁜 사람 같아 보이지 않거든요.”
나도 항상 내가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스스로 주문을 걸어왔지. 하지만 최근 벌어진 일들로 인해 과연 그런지 빌리는 의문이 생겼다.
“내가 그런 거 아니에요. 아저씨, 내가 방아쇠를 당긴 게 아니에요. 진짜예요.”
하지만 앨리스가 방아쇠를 당긴 게 맞았다. 앨리스의 안에서 낯선 누군가가 눈을 떴으니 이제 앨리스는 그 누군가와 함께 살아야 했다. 그 누군가도 앨리스였다. 다음번에 앨리스가 거울을 들여다보면 그 누군가가 보일 것이었다.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 피터 스완슨 中에서
나는 결백하지 않았다. 비록 가끔 그렇게 생각하는 사치를 누리기는 했어도. 만약 그웬 멀비가 진실을 알아낸다면 난 받아들여야만 한다.
우리는 누구에게서도 결코 완전한 진실을 얻을 수 없다. 처음으로 누군가를 만나 말을 나누기 전에도 이미 거짓과 절반의 진실이 존재한다. 우리가 입은 옷은 몸의 진실을 가리지만 또한 우리가 원하는 모습을 세상에 보여준다. 옷은 직조이자 날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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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처음은 있다.
살인에도.
빌리는 나쁜 사람들만 죽이니까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주문을 걸었다.
앨리스의 처음은 부인으로 시작해서 직면 또는 회피로 나아갈 것이다.
커쇼는 가끔 결백하다고 생각하는 사치를 누리기도 한다.
우리는 누구에게서도 결코 완전한 진실을 얻을 수 없다.
자기자신에게서도.
직조의 옷을 입지만 결국 날조에 불과하다.
사람을 죽였다는 진실은 사라지지 않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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