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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풍경(以前)

영화 스포트라이트 - 묵인과 방조에 대한 이야기

2021. 6. 18.

작성일 : 2016. 03. 08.

 

미국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보스턴 글로브의 스포트라이트 팀은 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취재한다.

취재하면서 조직적인 은폐와 묵인 그리고 방조로 성추행이 근절되지 않음을 목격하고 끝까지 파헤친다.

 

아이를 키우는 것도 마을 전체의 책임이고, 학대하는 것도 마을 전체의 책임이다.

- 영화 “스포트라이트”

 

영화는 조직적인 은폐와 압력 속에서도 끝까지 진실을 파헤치는 언론인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영화 속의 대사 “마을 전체의 책임”이라는 말이 이 영화의 주제가 아닐까?

 

추기경도 변호인도 교장도 부모도 그리고 사건을 파헤친 언론인조차도 이 “전체 책임”에서 면죄부를 받을 수 없다.

추기경은 추문을 잠재우기 위해 사제를 파면하지 않고 교구를 옮겼고, 변호인은 법정까지 가지 않게 합의를 끌어냈으며, 교장도 사제를 다른 학교로 옮겼을 뿐이고, 부모도 주변의 시선과 추기경의 권위에 굴복해 합의한다. 그리고 언론인은 최초의 제보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성추문 사제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가 말한다.

“이건 내 직업이야.”

 

무한도전에 나온 윤태호 작가의 말.

꿈을 이야기할 때 직업이 아니라 직업에 붙는 수식어를 말하게 하자는 말.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이냐고 질문하는 게 아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 묻는 것이 옳다는 말.

성직도 교직도 법의 대리인도 직업일 뿐일 때 우리는 영화 속의 이야기를 현실에서 만나게 된다.

(“스포트라이트”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남을 지적할 때 손가락 하나를 쓰지만, 나머지 네 개의 손가락은 자신을 향해 있다고 한다.

우리는 언제나 “전체의 책임”에서 “나”를 제외하는 데 익숙한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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