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덧칠하기/속깊은인터넷친구

실연

2012. 11. 29.

 

 

 

우람이는 언제나 우람하게 안긴다.
저멀리서 달려오는 우람이를 보면 잠깐 갈등하게 된다.
내가 받아낼 수 있을까?

할머니는 언제나 우람이를 우람하게 반겨 안는다.
우선 집에 오면 현관부터 할머니를 찾아 와락 안긴다.
“할머니! 할머니 사랑해.”
“할머니도 우람이를 너무 너무 사랑해.”
“우람이도 할머니 너무 너무 너어무 사랑해.”
그들의 사랑행각은 매일 얼굴 보면서도 만날 때마다 유난스럽다.

오늘은 한술 더 뜬다.
“할머니 맛있는 거 사드세요.”
우람이는 300원을 할머니에게 내밀며 한마디 한다.
할머니는 손녀가 마냥 귀엽기만 하다.
“우리 우람이가 이제 할머니 용돈도 챙겨주고… 다 컸네.”
할머니는 천원 지폐를 우람이에게 준다.
“자… 이건 할머니 선물.”

어라!
우람이에게 묻는다.
“우람아, 꼬모 사랑해?”
“응.”
손을 내민다.
“꼬모는?”
“없어.”
그녀는 언제나 단호하다.

엄마에게 드린다.
“엄마, 여기 천원 맛있는 거 사드세요.”
그녀는 말보다 주먹이 앞선다.
“이그… 니가 애냐?”

 

 

 

 

'덧칠하기 > 속깊은인터넷친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의 양  (0) 2012.12.03
예의  (0) 2012.12.03
다양성  (2) 2012.11.29
운동부족  (0) 2012.11.29
생사람 잡기  (0) 2012.11.29
  (0) 2012.11.29
전환점  (0) 2012.11.29
진단  (0) 2012.11.2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