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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칠하기/속깊은인터넷친구

2012. 11. 29.

 

 

 

당당하게 화를 낸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 탁닛한의 “화” 중에서

오늘의 화두는 화였다.

구부장이 언제나 먼저 입을 연다.
“당연히 술이지. 화를 풀고 화를 잊게 만드는 데는 술이 역시 최고 아니겠어?”
오늘 아침 그의 얼굴에는 못보던 상처가 있다. 
그는 화는 풀었지만, 상처가 남았다.
그 상처가 욱씬거릴 때마다 화가 나지 않을까?

미선은 눈물이라고 말했다.
“화를 눈물로 씻어버려. 한참을 울고 나면 내가 왜 울었지, 하는 생각이 든다니까.”
내가 보기엔 그녀는 눈물이 아니라 망각으로 화를 달래는 것 같지만, 
스스로 눈물이라고 하니 눈물이라고 믿어 주자.

나는 잠으로 화를 달랜다.
잠은 내가 의도하지 않더라도 잠시 화가 나는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물론, 해결되는 것은 없다.
깨어나면 다시 화가 나는 현실과 대면해야 한다.

저녁을 먹고 드라마를 보려고 텔레비전 앞에 누웠다.
눈을 한번 감고 떴을 뿐인데 2시간이 흘러버렸다.
눈 앞에 “캣”이라고 불리우는 강아지가 나를 무심하게 바라보며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그건 아니잖아?’

그래, 나는 잠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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