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시선집 <끝과 시작> 중에서
새벽 네 시 Czwarta nadranem
밤에서 낮으로 가는 시간.
옆에서 옆으로 도는 시간.
삼십대를 위한 시간.
수탉의 울음소리를 신호로 가지런히 정돈된 시간.
대지가 우리를 거부하는 시간.
꺼져가는 별들에서 바람이 휘몰아치는 시간.
그리고-우리-뒤에 아무것도 남지 않을 시간.
공허한 시간.
귀머거리의 텅 빈 시간.
다른 모든 시간의 바닥.
새벽 네 시에 기분 좋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만약 네 시가 개미들에게 유쾌한 시간이라면
그들을 진심으로 축하해주자.
자, 다섯 시여 어서 오라.
만일 그때까지 우리가 죽지 않고,
여전히 살아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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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대를 위한 시간이라고 노래한 새벽 네 시.
오십대는 새벽 네 시를 넘기며 불면에 들 때가 있다.
공허한 시간.
귀머거리의 텅 빈 시간.
다른 모든 시간의 바닥.
를 지나……
그때까지 죽지 않고 여전히 살아 있어, 매번 다섯 시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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