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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풍경

새벽 네 시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2023. 2. 21.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시선집 <끝과 시작> 중에서

 

새벽 네 시 Czwarta nadranem

 

밤에서 낮으로 가는 시간.

옆에서 옆으로 도는 시간.

삼십대를 위한 시간.

 

수탉의 울음소리를 신호로 가지런히 정돈된 시간.

대지가 우리를 거부하는 시간.

꺼져가는 별들에서 바람이 휘몰아치는 시간.

그리고-우리-뒤에 아무것도 남지 않을 시간.

 

공허한 시간.

귀머거리의 텅 빈 시간.

다른 모든 시간의 바닥.

 

새벽 네 시에 기분 좋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만약 네 시가 개미들에게 유쾌한 시간이라면

그들을 진심으로 축하해주자.

, 다섯 시여 어서 오라.

만일 그때까지 우리가 죽지 않고,

여전히 살아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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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대를 위한 시간이라고 노래한 새벽 네 시.

오십대는 새벽 네 시를 넘기며 불면에 들 때가 있다.

 

공허한 시간.

귀머거리의 텅 빈 시간.

다른 모든 시간의 바닥.

 

를 지나……

 

그때까지 죽지 않고 여전히 살아 있어, 매번 다섯 시를 맞는다.

 

 

 

끝과 시작 - YES24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우리 시대의 진정한 거장, 노벨문학상 수상 시인 쉼보르스카 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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