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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의 침묵 | 조나단 뎀

2015. 2. 11.




양들의 침묵 (1991)

The Silence of the Lambs 
9.4
감독
조나단 드미
출연
조디 포스터, 안소니 홉킨스, 스콧 글렌, 앤소니 힐드, 테드 레빈
정보
범죄, 스릴러 | 미국 | 118 분 | 1991-06-15



토마스 해리스의 베스트셀러를 각색한 <양들의 침묵>은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인의 이상심리를 세심한 연출과 주연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무리없이 표현하고 있다.


이 영화에는 세명의 주요 등장인물의 행동양태를 통해, 인간사의 사소한 사건 또는 기억에서 사라진 과거의 흔적이 현재와 그리고 미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있을 법한 거짓말 즉, 허구를 통해 드러내어주고 있다.

어린시절 부모를 잃고, 친척집과 고아원을 전전하며서 성장한 FBI요원 스타일링(조디 포스터)과 사람을 살해하여 인육을 먹는 천재적인 범죄자 한니발 렉터박사의 심리파악전쟁이 곧 이 영화의 큰 줄거리다. 이 둘을 이어주는 매개로 여자들을 납치해 인피(人皮)를 벗겨 죽이는 잔혹한 살인자, 일명 버팔로 빌이 등장한다.

<양들의 침묵>이란, 스타일링의 과거의 아픈 상처 치유 여부에 대한 렉터박사의 질문 "양들은 침묵하는가?"에서 따온 제명이다.





스타일링은 어린시절 보안관인 아버지가 범죄자의 총에 맞아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버지를 위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자신에 대한 무력감을 지닌 채 성장한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그녀는 목장을 운영하는 친척집에 맡겨진다. 어느 날 밤 양들의 비명소리에 잠을 깬 스타일링은 친척집이 목장이 아니라 도살장임을 알게 된다. 그 순간 양을 한마리 안고 도망치지만, 곧 양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얼마 못가 붙잡힌다. 그리고 고아원으로 보내진다. 

또 한번의 좌절을 겪은 스타일링은 버팔로 빌에게 납치되어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상원의원의 딸을 구출해냄으로써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도움을 줄 수 없었던 죄책감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스타일링이 계기를 만들어 정상인으로 복귀하고자 하는 반면, 렉터박사는 구제불능의 뒤틀린 현대인의 전형이다. 최고의 정신과의사라는 교만과 그에 걸맞지 않는 무례를 범하는 이에 대한 잔인한 보복이 인육(人肉)을 먹는 살인귀의 행위를 하게 한다. 그의 자만심은 타인이 자신을 치료하는 것을 허용하질 않는다.

그는 오히려 스스로 정상인이라고 여기는 모든 현대인을 조소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 두 인물은 버팔로 빌 사건으로 서로 만나게 된다.





스타일링은 사건해결을 위해 유사한 범죄자이고 인간심리에 대한 전문지식을 지닌 렉터박사를 이용해 사건의 실마리를 찾으려 하고, 렉터박사는 정신병원 독방에서 평생 지내야 하는 자신의 처지에서의 유일한 유희, 즉 인간의 심리를 파악하여 자신이 지닌 우월감과 원초적인 악의 실험대상으로서 스타일링을 이용한다.

서로의 마음 깊은 곳에 내재된 의식을 엿보게 되면서, 스타일링은 렉터박사에게 인간심리에 통찰에 대해서는 신뢰감을 지니게 되고 렉터박사는 끝까지 그를 신뢰하고 그에게 도움을 받고자 하는 스타일링에게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결국 버팔로 빌은 사살되고, 납치된 소녀는 구출된다. 그리고 렉터는 탈출에 성공하고 스타일링은 정식 FBI가 된다.





인육을 먹고, 인피를 벗기는 잔인하고, 음산한 분위기로 시종일관하는 <양들의 침묵>은 상처받은 현대인의 상식에서 벗어난 인간행태를 표출한다. 있을법한 거짓말, 그러기에 더욱 공포를 느끼게 된다. 우리 모두가 현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이기에...

다만, 인간에게 내재된 악의 근원에 대한 질문, 어린시절의 죄책감에 대한 치유,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 등 이러한 주제를 현대인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잔인한 살일광, 똑똑한 미치광이가 등장할 수 밖에 없는 것인지 조금은 씁쓸하다. <양들의 침묵>은 그해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남·여 주연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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