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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빵 한조각 | 툴루즈 로트렉(Taulouse Lautec, 1864-1901) 마지막 빵 한조각, Last Crumbs(En et cafe la Mie) 툴루즈 로트렉 Taulouse Lautrec, 1864-1901 관련 링크 네이버 캐스트 http://bit.ly/ReAEYP Works of Art http://bit.ly/ReAYH6 Wikipedia http://bit.ly/ReADnT "다 먹은 거야?" "좀 기다려요. 아직 남았잖아요." 그는 오지 않는다. 오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문이 열릴 때마다 입구를 돌아보고 있는 내가 한심하다. 알면서도 자리를 박차고 나가지 못하는 내 모습은 더 초라하다. 열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지만, 어느 순간 상대방의 맘을 속속들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때가 있다. 그리고는 사람 속은 아무도 모른다고 되뇐다.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길.. 2012. 10. 10.
푸른 밤 |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 1863-1944) 푸른 밤 에드바르 뭉크 Edvard Munch, 1863-1944 관련 링크 네이버캐스트 http://bit.ly/QPLqpD Works of Art http://www.edvardmunch.info Wikipedia http://bit.ly/QPL95Y 지난밤 달빛은 유난히 차가웠다. 칼날 같은 푸른 달빛이 날카롭게 스며들어와 그의 목숨을 베어버렸다. 그를 발견한 건 가족이었다. 항상 힘들어했기에 그 밤이 가장 힘든 밤인 줄 알지 못했다. 그는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할 시간에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유서도 없었다. 죽는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가족은 죽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죽을 만큼 힘들다고 했지만 죽을 만큼 힘든 줄을 몰랐다고 했다. 그렇게 죽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장례식장은 사람.. 2012. 10. 9.
질투 |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 1863-1944) 질투, Jealousy 에드바르 뭉크 Edvard Munch, 1863-1944 관련 링크 네이버캐스트 http://bit.ly/QPLqpD Works of Art http://www.edvardmunch.info Wikipedia http://bit.ly/QPL95Y 그녀는 그와 함께 있으면 소리 내어 웃곤 했다. 내가 해주지 못하는 것이다. 그녀가 그와 함께 행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녀는 행복할 자격이 있다. 살아 있는 동안 난 그녀를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아는 순간 뇌리에는 가장 먼저 남겨질 그녀가 스쳐 지나갔다. 여리고 세상 물정 모르는 그녀는 홀로 남은 삶은 어떻게 견뎌낼 것인가? 그녀가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지만, 이제 난 그녀가 없는 죽음과 내가.. 2012. 10. 9.
가장 좋아하는 목걸이 | 해럴드 하비(Harold Harvey, 1874-1941) 가장 좋아하는 목걸이 The Favourite Necklace 해럴드 하비 Harold Harvey, 1874-1941 관련 링크 네이버지식백과 http://bit.ly/QPI71C Works of Art http://www.haroldharvey.info/ Wikipedia http://bit.ly/QPIBEV 그는 내게로 오고 있다. 중요하게 할 말이 있다고 했다. 짐작할 수 있다. 그는 내게 프러포즈할 것이다. 3년 연애 끝에 중요하게 할 말이라는 것이 달리 뭐가 있겠는가? 너무 노골적이긴 하다. 조금은 은밀하게 진행해도 좋으련만. 푸른색이 좋을까? 푸른색은 상쾌하지만 차갑다. 노란색은, 음 …… 그건 너무 나이 들어 보일 거다. 분홍색 원피스가 좋을까? 낭만적이긴 하지. 원피스를 자꾸 갈아입는다... 2012. 10. 9.
깊은 생각 | 로버트 루이스 리드(Robert Lewis Reid, 1862-1929) 깊은 생각, Reflections 로버트 루이스 리드 Robert Lewis Reid, 1862-1929 관련 링크 Works of Art http://bit.ly/VJccVj Wikipedia http://bit.ly/VJbqrf 그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내게로 오겠다고 했다. 그는 나를 선택했다. 이제 곧 내게로 와서 내게서 머물 것이다. 행복하다. 비난받을 만한 불안한 행복이지만 순간 행복했다. 순간이었다. 그에게는 사랑하는 이가 있었다. 결혼까지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와 만나면서도 그는 그녀를 사랑했다. 그녀와의 사랑도 진실했다. 다만, 변한 것뿐이다. 나와의 사랑이 이전의 사랑을 변질시켰다. 동시에 두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부당하다. 그녀와의 결혼 얘기가 나오자 그는 선택해야 했다. .. 2012. 10. 9.
슬픔은 끝이 없고 | 월터 랭글리(Walter Langley, 1852-1922) 슬픔은 끝이 없고 Never Morning Wore to Evening but Some Heart Did Break 월터 랭글리 Walter Langley, 1852-1922 관련 링크 네이버지식백과 http://bit.ly/T0ag4M Works of Art http://bit.ly/T0aw3K Wikipedia http://bit.ly/T09TqF “얘야, 실컷 울어라. 눈물이 슬픔을 지우지는 못하겠지만, 사라지지 않는 슬픔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 실없는 눈물만 하염없이 흐르는 걸 어찌 멈출 수 있겠니.” ‘어머니, 눈물이 멈추지 않아요. 세월이 지날수록 슬픔은 점점 옅어집니다. 슬픔의 크기가 줄어든 걸까요? 슬픔을 담는 마음이 담대해진 걸까요? 매해 남편과 아이를 기억해야 하는 그.. 2012. 10. 9.
고아 | 월터 랭글리(Walter Langley, 1852-1922) 고아, The Orphan 월터 랭글리 Walter Langley, 1852-1922 관련 링크 네이버지식백과 http://bit.ly/T0ag4M Works of Art http://bit.ly/T0aw3K Wikipedia http://bit.ly/T09TqF “천천히 먹어도 된단다. 부족하면 말하렴. 충분히 있으니까.” 얼마나 굶주린 것일까? 아이는 대답도 없이 먹는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가녀린 몸집에 홀쭉하게 들어간 볼살, 여러 날 제대로 먹지 못한 것 같았다. 제대로 입지도 못해서 살갗은 발갛게 일어나있었고, 몸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갑작스러운 따뜻함에 깨져 버릴 것 같이 아이는 연약했다. 아이에겐 가혹한 겨울이었다. 아이는 시장거리에서 구걸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아이를 집으로 데려왔다. 누.. 2012. 10. 9.
황금 실 | 존 스트루드위크(John Melhuish Strudwick, 1849-1935) 황금 실, A Golden Thread 존 스트루드위크 John Melhuish Strudwick, 1849-1935 관련 링크 네이버지식백과 http://bit.ly/T08DE1 Works of Art http://bit.ly/T08wsi Wikipedia http://bit.ly/T08iBp 땅 위에 발을 디디고 있는 인간들은 저 멀리 우주 창공에 인공위성이 띄워 올려놓고도, 미래에 대한 호기심과 두려움 때문에 신비주의에 쉽게 빠져든다. "과장님! 전화받아보세요?" 엉겁결에 건네받은 전화수화기 너머로 그리 격하지 않은 경상도 사투리가 들려온다. "여보세요! 말 해보이소?" "저, 보살님!" "곧 비행기 타겠네예?" 저편의 목소리는 너무 거부감 들지 않게 또박또박 미래의 단편들을 뱉어내고 있었다. "네.. 2012. 10. 9.
극장 박스에서 | 에바 곤잘레스(Eva Gonzales, 1849-1883) 극장 박스에서, Une loge aux Italiens 에바 곤잘레스 Eva Gonzales, 1849-1883 관련 링크 네이버지식백과 http://bit.ly/TjJ6eh Works of Art http://bit.ly/OVUk3p Wikipedia http://bit.ly/TjIMwb 아름다운 당신에게 이 꽃을 바치오. 이 꽃과 함께 내 마음을 받아주오. 당신과 결혼하고 싶소. 부모의 소개로 만났지만 우리는 잘 맞는 한 쌍이 될 것이오. 부모는 누구보다 우리를 잘 알고 있소. 두 집안이 무엇을 나눌 수 있는지, 우리 두 사람이 무엇을 참을 수 있는지, 그리고 사랑을 쫓는 결혼을 하지 않아도 어디서든 사랑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오. 당신도 나만큼이나 잘 알고 있을 것이오. 다른 사람 눈에도.. 2012. 10.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