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14 호출 | 김영하 신부 대기실로 찾아가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그녀에게 다가가서 멋진 말을 해주는 상상을 나는 수십 번도 더 해보았다. 상상,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그럴듯한 복수였고 오락이었다. 내가 생각해낸 가장 멋진 말은, 지나는 길에 들러봤어, 였다. 2013. 10. 11. 호출 | 김영하 거문고는 수묵화야. 소리보다 침묵이 더 아름다운 악기이기도 하고, 여백의 미를 감추고 있다고 할까. 한 음 뜯고 난 후 그 다음 음이 나올 때까지의 침묵을 즐길 줄 알면 거문고는 다한 거라지. 그래서 거문고를 선비의 악기라고 하는 거겠지. 2013. 8. 2. 아랑은 왜 | 김영하 대[竹]는 속에다 바람을 채우고 바람을 불러요. 자기 속에다 바람을 채우지 못하는 나무들은 바람과 싸워야 하지만 대나무는 그렇지 않아요. 대는 안이 곧 밖이고 밖이 곧 안이어서 바람이 불어도 맞서지 않지요. 그저 흔들리면서 노래를 불러요. 2013. 7. 8.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김영하 마네킹보다 사람은 더 우월한 존재일까. 왜 만화영화의 요괴들과 사이보그들은 사람이 되지 못해서 안달일까? 2013. 6. 2.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김영하 왜 멀리 떠나가도 변하는 게 없을까, 인생이란. 2012. 11. 3.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