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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풍경(以前)

복권

2020. 8. 17.

작성일 : 2016. 01. 05.

 

복권은 그들의 즐거움인 동시에 그들을 어리석게 만드는 것이었고, 진통제이면서 지적인 자극제였다.

1984 | 조지 오웰

 

땅에서 행운을 만날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행운이 필요하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행운이 내 몫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조그만 가능성에 희망을 건다.

희망이 내일을 살게 한다. 헛된 희망이 일주일에 한 번씩 되풀이된다.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원망도 없다. 내 몫이 아니란 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루어진다고 해서 행복한 건 아니라고 한다. 물론, 전해 들은 말일 뿐이다. 

그래도 사람은 행복이 아닌 행운을 기다린다. 불행이 아닌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조차도.

 

벼락에 맞을 확률보다 낮다는 그 불가능성에 도전하는 가능성의 숫자를 조합한다.

꿈에도 과학에도 요행에도 의지하며.

뭔가 있을 것 같은 숫자를 뭔가 보여주는 것 같은 꿈속에서 찾는다.

게다가 나쁜 짓도 아니다. 극히 일부이겠지만, 집도 짓고 불우한 이웃도 돕고 스포츠 진흥도 하고 등등의 공익에도 일조하는 것이다.

100% 공익에 기여할 생각은 없지만, 되풀이되는 불운을 선의에 기대어 희석한다.

 

반복되는 행운의 가능성이라는 것이 반복되는 실패의 연속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가능성은 미래이지만 실패는 현실임에도 애써 현실을 외면하고 장밋빛 미래를 꿈꾼다.

 

누군가는 복권을 산다.

누군가는 ‘재미’라고, 누군가는 ‘한방’이라고, 누군가는 ‘제발’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내가 아닌 그 누군가는 분명 그 한방을 이룬다.

이것이 수많은 이가 복권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이다.

다음 차례는 나일지도 모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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