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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풍경(以前)96

착한 딸 코스프레 작성일 : 2016. 02. 02. 어머니 생신이다. Most near, most dear, most loved and most far 가장 가까운, 가장 사랑스러운, 가장 사랑받는, 하지만 가장 먼, 어머니에게 바치는 소네트 | George Barker(영국 시인) 나의 시작이었고, 떠난 적 없고, 아직 떠나지 못한. 그래서 가장 가까운… 어쩔 수 없이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와의 애착 관계가 강하다. 아버지는 엄한 기둥이었고, 어머니는 자상한 지붕이었다. 그래서 가장 사랑스러운, 그리고 가장 사랑받는… 점점 어머니의 말을 슬쩍 흘려 듣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대화를 원하시는데 대화가 안 된다고 여긴다. 어머니의 말을 흘려 듣는 그 순간에도 내 잘못을 안다. 그렇다고 귀를 기울이는 행동으로 연결되진 않는.. 2020. 10. 9.
내 그릇을 닦듯이...... 작성일 : 2016. 02. 01. 어느 화장실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도난 위험이 있으니 가방을 걸지 마세요.” 그 건물에서 일하는 지인 왈.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사람의 가방을 밖에서 낚아채 가버린 사건이 있어서 관리실에서 붙인 거라고 한다. 참으로 난감하지 않은가? 나라면? 층층이 다니면서 면피성 안내문을 붙이느니 가방 걸이를 지금보다 조금 아래 달겠다. 밖에서 손을 넘겨 뻗어도 닿지 않고, 사용자도 가방을 걸 수 있는 위치에 말이다. 내 그릇을 닦듯이 다른 사람의 그릇을 닦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 | 조병준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기. 참 어려운 일이다. 나 편한 대로 행하기. 이 얼마나 쉬운 일인가? 생각하기 어려우니 행하기 어렵고, 행하기 쉬우니 생각하.. 2020. 10. 9.
토닥토닥 작성일 : 2016. 01. 31. 한 달이다. 작심삼일이 열 번이다. 일 년이 열두 달인 걸 생각하면 겨우 걸음마를 뗀 거지만 1월은 무사히 계획대로 멈추지 않고 실행된 것을 스스로 대견해 한다. 글쎄, 사람들은 언덕에서 멈추는 걸 좋아하지 않지. 우리는 사람들이 멈추는 걸 좋아하지 않고. 로드(The Road) | 코맥 매카시 토닥토닥. 그래서 약간의 보상을 주려고 한다. 오늘은 여기서 끝! 이만 총총.^^ 2020. 9. 20.
평범과 광기 작성일 : 2016. 01. 30. 혼란의 시대에 모든 비이성적인 행동을 광기로 해석하고자 한다. 가장 편리한 해석이다. 미친놈 하나만 욕하면 되니까. "저도 제가 왜 그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대위님의 광기에 전염되었던 것 같습니다." "광기는 없었어.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한 결정이었다고."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하지만 의 판토하 대위는 말한다. “광기는 없었어.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한 결정이었다고.” 난 특별봉사대를 상부의 지시에 따라 조직한 거야. 사업에는 관심 없어. 게다가 나는 윗사람이 필요해. 그들이 없으면 난 뭘 해야 할지 몰라. 그렇게 되면 난 순식간에 무너지고 말아.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혼란의 시대에는 시키는 일을 잘.. 2020. 9. 20.
경청 작성일 : 2016. 01. 29. 서양 많은 나라에서 여성이 결혼하면 남편의 성(姓)을 따른다. 한국은 여성이 결혼해도 자신의 성을 유지한다는 것을 근거로 한국 남자들이 이렇게 여성을 존중한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한국의 여성이 결혼을 유지해도 성을 유지한다. “김가”가 “이가”와 결혼한다고 “이가”가 되진 않는다. 이는 남편의 부계(夫系)가 아닌, 아버지의 부계(父系)를 따르는 관습일 뿐이다. 그러므로 여성을 존중한다는 논리의 근거로는 적절하지 않다. 이렇게 말하면 상대는 다른 논리로 반박하든지 논리의 빈약함을 인정하든지 해야 한다. 그런데 돌아온 이야기는, “그게 뭐가 중요해!”였다. 이 한마디로 어설픈 페미니스트가 되어버린 듯한 이 뻘쭘한 기분. 이건 뭐지? 단지 논거의 빈약함을 지적.. 2020. 9. 20.
지혜로운 어른 작성일 : 2016. 01. 28. “그러니까 우리가 저 아일 데리고 있을 이유는 없다는 거지.” “맞아요. 저 애가 우리한테 무슨 도움이 되겠어요?” “우리가 저 애한테 도움이 될 수는 있지.” 빨간 머리 앤 | 루시 모드 몽고메리 “빨간 머리 앤”의 매슈 아저씨는 내가 좋아하는 소설 속의 인물이다. 내색하진 않지만, 꼭 필요할 때 꼭 필요한 말을 해준다. "너, 내가 너를 그런 식으로 버릴 거라고 생각하니?" "그렇지 않나요? 공평한 게 제일이니까요. 내가 아무 쓸모도 없다면 사부님은 다른 계획을 짜기 시작하는 게 당연하잖아요." "난 이미 계획을 짜두었다. 수백 가지, 수천 가지를 짜두었지. 내 계획은 소매 속에도 들어 있고 양말 속에도 들어 있다. 내 온몸이 계획들로 들끓고 있어. 그리고 나는 그.. 2020. 9. 20.
아파트 작성일 : 2016. 01. 27. 회색 아파트 시멘트 벽 소통이나 단절인 앙다문 창문 검은 날 잿빛 눈물 푸른 날 날 선 스트레스 검은 밤 차디찬 정적 하얀 밤 불타는 욕망 인간적이라고 불리지 않는 인간적인 것. 2020. 9. 20.
천사와 날개 작성일 : 2016. 01. 26. 세상 사람들이 모두가 천사라면 날개가 달려있겠지. 푸른 하늘 위로 새처럼 날은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모두가 천사라면 | 전영 요즘 세대는 모르는 노래일 수도 있겠다. 천사를 이야기하려니 문득 이 노래가 생각난다. 천사라고 하면 천사의 날개는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미지이다. 전국에 산재한 벽화마을에는 날개만 덩그러니 있는 이와 같은 그림이 꼭 있다. 사람들은 빈 곳을 채워 천사인 양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선다. "그래, 자네는 천사일세." "저는 천사의 모습을 상상할 때면 늘 머리 위로 후광이 내비치고 등에 작은 날개가 달린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완전히 허구적인 그런 이미지는 고대 사회에서 비롯된 것일세. 후광은 로마인들이 기독교 성인의 조각상을 새똥으로부터 보호하.. 2020. 9. 20.
휴머노이드, Humanoid 작성일 : 2016. 01. 25. 일본만화 에는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humanoid)에 대한 글이 나온다. 인간형 로봇 연구가 성황이지만 인간형 로봇이 실용화하기는 쉽지 않다. 기계형 청소기는 고장이 나면 버리면 그만이지만, 인간형 청소기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어 사람은 그 기계 너머의 인간을 보게 된다. 인간형 청소기를 버릴 때는 죄책감이나 애완동물이 죽을 때와 같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청소기는 청소를 잘하면 되는 것이지, 굳이 인간모양새를 갖출 필요는 없다. 최근 뉴스에서 인간형 로봇이 어린이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인간이 하는 일을 대신할 뿐만 아니라 인간과의 상호작용, 즉 감정적인 교류까지도 가능하다고 한다.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이겠지만, 이 추세라면 언젠가는 인간을 대신할 수도 있다. 내.. 2020.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