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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대가 2020. 10. 12.
길을 잃다 2020. 10. 9.
입춘과 졸업 작성일 : 2020. 02. 04. 어제의 찬 겨울이 조금 풀리자 오늘이 입춘이란다. 입춘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마음은 이미 봄이다. 내일 다시 강추위로 봄이 저만치 가버릴지라도 이미 봄은 마음속 이만치 와있을 테니까. 2월의 입춘. 조카의 고등학교 졸업식이다. 졸업식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아무리 말해봐야 해방감에 젖어 있는 아이에게 무슨 감흥이 있으랴. 도착점과 출발점이 맞닿아 있는 것이 인생인 것을 알기 싫어도 알게 될 테니 잠시 내버려두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학에 가는 건, 대학이 중요하다고들 생각하는 이 시대에 신분상승을 위해선 다들 대학 졸업장이 필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야.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이 세상엔 솜씨 좋은 정원사와 제빵사, 골동품상, 조각가, 작가들이 사라지고 있는 거라고. 포르토.. 2020. 10. 9.
창백한 하루 작성일 : 2016. 02. 03. 꽉 찬 하루. 분명 바쁘게 움직였다. 하루가 끝을 향해 달리는데 뭘 했는지 모르겠다. 아침 기도 시간에 맞추려고 달음질치는 부지런하면서도 불행한 사람들. 내 이름은 빨강 | 오르한 파묵 마음은 조급하고 순서는 뒤죽박죽이다. 나무 같은 얼굴에 박힌 나무같이 창백한 얼굴.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 윌리엄 포크너 창백한 하루가 저무는데, 여린 심장만 파닥거린다. 이유는 모르겠다. 아직 두부처럼 여린 영혼... 달에 울다 | 마루야마 겐지 그동안 정말 푹 쉬었나 보다. 이 정도의 바쁨에 허덕이다니. 2020. 10. 9.
착한 딸 코스프레 작성일 : 2016. 02. 02. 어머니 생신이다. Most near, most dear, most loved and most far 가장 가까운, 가장 사랑스러운, 가장 사랑받는, 하지만 가장 먼, 어머니에게 바치는 소네트 | George Barker(영국 시인) 나의 시작이었고, 떠난 적 없고, 아직 떠나지 못한. 그래서 가장 가까운… 어쩔 수 없이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와의 애착 관계가 강하다. 아버지는 엄한 기둥이었고, 어머니는 자상한 지붕이었다. 그래서 가장 사랑스러운, 그리고 가장 사랑받는… 점점 어머니의 말을 슬쩍 흘려 듣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대화를 원하시는데 대화가 안 된다고 여긴다. 어머니의 말을 흘려 듣는 그 순간에도 내 잘못을 안다. 그렇다고 귀를 기울이는 행동으로 연결되진 않는.. 2020. 10. 9.
내 그릇을 닦듯이...... 작성일 : 2016. 02. 01. 어느 화장실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도난 위험이 있으니 가방을 걸지 마세요.” 그 건물에서 일하는 지인 왈.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사람의 가방을 밖에서 낚아채 가버린 사건이 있어서 관리실에서 붙인 거라고 한다. 참으로 난감하지 않은가? 나라면? 층층이 다니면서 면피성 안내문을 붙이느니 가방 걸이를 지금보다 조금 아래 달겠다. 밖에서 손을 넘겨 뻗어도 닿지 않고, 사용자도 가방을 걸 수 있는 위치에 말이다. 내 그릇을 닦듯이 다른 사람의 그릇을 닦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 | 조병준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기. 참 어려운 일이다. 나 편한 대로 행하기. 이 얼마나 쉬운 일인가? 생각하기 어려우니 행하기 어렵고, 행하기 쉬우니 생각하.. 2020. 10. 9.
눈먼 암살자 는 부커 상과 해밋 상을 수상한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대표작이다. , 의 작가이다. 두 작품 모두 드라마로 제작되었고, 그중 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 속의 이야기. 삼중 액자 구조이다. 억눌린 현실 - 아이리스의 자서전. 숨겨진 실재 - 로라의 이름으로 출간된 소설 , 도피처로서의 환상 - 소설 등장인물인 남자가 여자에게 들려주는 공상과학소설. 이 모든 이야기가 진실을 향해 달려간다. 이야기는 복잡하게 얽혀있고, 반전도 있다. 그 모든 것을 말할 수 없기에, 오늘의 단상에서는 그녀들의 사랑이야기만 따라간다. 아이리스와 로라는 자매다. 자매는 한 남자를 사랑한다. 자매는 피크닉에서 한 남자, 공산주의자 알렉스를 만난다. 셋은 함께 사진을 찍는다. 그녀는 그의 사진을 단 한.. 2020. 10. 4.
토닥토닥 작성일 : 2016. 01. 31. 한 달이다. 작심삼일이 열 번이다. 일 년이 열두 달인 걸 생각하면 겨우 걸음마를 뗀 거지만 1월은 무사히 계획대로 멈추지 않고 실행된 것을 스스로 대견해 한다. 글쎄, 사람들은 언덕에서 멈추는 걸 좋아하지 않지. 우리는 사람들이 멈추는 걸 좋아하지 않고. 로드(The Road) | 코맥 매카시 토닥토닥. 그래서 약간의 보상을 주려고 한다. 오늘은 여기서 끝! 이만 총총.^^ 2020. 9. 20.
평범과 광기 작성일 : 2016. 01. 30. 혼란의 시대에 모든 비이성적인 행동을 광기로 해석하고자 한다. 가장 편리한 해석이다. 미친놈 하나만 욕하면 되니까. "저도 제가 왜 그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대위님의 광기에 전염되었던 것 같습니다." "광기는 없었어.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한 결정이었다고."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하지만 의 판토하 대위는 말한다. “광기는 없었어.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한 결정이었다고.” 난 특별봉사대를 상부의 지시에 따라 조직한 거야. 사업에는 관심 없어. 게다가 나는 윗사람이 필요해. 그들이 없으면 난 뭘 해야 할지 몰라. 그렇게 되면 난 순식간에 무너지고 말아.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혼란의 시대에는 시키는 일을 잘.. 2020. 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