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각풍경(以前)

그리스인 조르바

2023. 6. 7.

작성일 : 2016년 4월 21일

 

“기분이 좋지 않을 때나 빈털터리가 될 때는 산투리를 켭니다. 그러면 기운이 생기지요.

내가 산투리를 켤 때는 당신이 말을 걸어도 좋습니다만 내게 들리지는 않아요.

들린다고 해도 대답을 못해요. 해봐야 소용이 없어요. 안 되니까.”
“그 이유가 뭐죠, 조르바?”
“이런, 모르시는군. 정열이지. 바로 그게 정열이지.”

 

“마음 내키면 말이오. 당신이 바라는 만큼 일해 주겠소. 거기 가면 나는 당신 사람이니까.

하지만 산투리 말인데, 그건 달라요. 산투리는 짐승이오. 짐승에겐 자유가 있어야 해요.

결국 당신은 내가 인간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이겁니다.”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지요?”
“자유라는 거지!”

 

----------------------------------------------------------------------------------------------------------------

 

우리는 자유를 꿈꾼다. 또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게 하는 수많은 이유 - 도덕, 이념, 관습 - 가 있다.

모두 조르바 같은 삶을 살진 못하겠지만, 곁에 조르바 같은 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도 조르바를 꿈꾸기보다는 화자인 ‘나’에 감정이입이 된다.

나를 가둔 나, 문을 열 수 있지만 열지 않는 나, 창으로 스며드는 빛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으나 그에 만족하는 나를 본다.

자유인은 아무나 될 수 있지만, 아무나 되는 건 아니다.

 

'사각풍경(以前)'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이  (1) 2023.06.07
선(善)과 선(線)  (0) 2023.06.07
인간만이......  (0) 2023.06.07
심리적 지지  (0) 2023.06.07
정신승리법  (0) 2022.06.06
목소리  (0) 2022.06.06
2014년 4월 16일  (0) 2022.06.06
디지털 저장강박  (0) 2022.06.0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