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6년 4월 26일
선(善)과 선(線).
선이 악으로 변하는 경계. 그리고 악이 선으로 돌아올 수 없는 한계.
이데올로기를 가진 악인은 말똥말똥한 눈으로 태연히 그 선을 뛰어넘는 것이다.
인간은 악과 선 사이에서 일생 동안 갈피를 못 잡고 갈팡질팡 동요한다.
그러나 악의 한계를 넘어서기 전까지는 선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을 갖는다.
악행의 밀도, 혹은 그 정도, 혹은 권력의 절대성에 의해서
일단 한계를 넘어서기만 하면 그는 이미 인류에게서 떠난 거나 마찬가지다.
솔제니찐의 <수용소군도>에 고문을 자행한 심문관인 “푸른 제모”라는 집단이 나온다.
이들은 처음부터 악인이었던 것은 아니다.
대학에서 당시 좀 더 나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안정된 직장에 지원했을 뿐이다.
처음엔 권력의 절대성에 의해 강제되었을 것이고, 악행의 밀도가 높아지면서 견디기 위해 이데올로기의 정당성을 부여했을 것이고,
그 정도가 선을 넘으면서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죄책감마저 포기했을 것이다.
이제 인간이 아니므로 그 무엇도 할 수 있는 “푸른 제모”가 된다.
경계에 섰을 때 선함의 편에 서 있을 자신이 있는가? 누구도 자신할 수 없다.
평화를 추구한다. 평화는 선(善)의 경계에도 악(惡)의 한계에도 강제로 선을 긋지 않는다.
우리가 원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선하게 살아갈 수 있다.
평화.
[명사] 1. 평온하고 화목함. 2. 전쟁, 분쟁 또는 일체의 갈등이 없이 평온함. 또는 그런 상태.
- 네이버 국어사전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