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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풍경(以前)

안녕, 엄마!

2023. 6. 7.

작성일 2016년 6월 1일

 

5월 2일 엄마의 병명을 알았고,

5월 18일 엄마는 가셨고,

5월 21일 엄마를 보냈다.

2016년 5월은 그렇게 지나갔다.

4월에만 해도 상상도 못 한 일이 5월 한 달 동안 휘몰아쳤다.

 

하느님은, 인간과는 달리 이성적이지 않다.

전날의 섬 | 움베르토 에코

 

그리고 6월 1일.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24시간 내내 슬프지도 않다. 하물며 웃기도 한다.

벌써 잊었나 싶을 정도로 아무렇지 않다가,

엉뚱한 순간 엄마의 부재가 느껴질 때 눈물이 난다.

 

온천을 다녀오며, 우리 한 달에 한 번 온천에 오자, 라고 말했다.

뮤지컬을 좋아하셨는데, 우리 가끔 봐요, 라고 말했다.

하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살아계실 때 잘하라는 말이 있다.

이는 결국 기회를 놓친 자식들 입에서나 나오는 넋두리일 뿐이다.

 

먹는 양은 더 많은데 엄마 밥은 배가 불렀는데, 내 밥은 배가 고프다.

홀로 남은 아버지는 돌봐드려야 하는 존재로 여기는데,

떠나간 엄마는 그 순간까지도 나를 돌봐주는 존재로 남았다.

 

엄마는, 인간과는 달리 모성적이다.

- esra

 

안녕,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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