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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풍경(以前)

귀신이 곡할 노릇

2023. 6. 7.

작성일 : 2016년 6월 6일

 

“허,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내가 쓰던 플라스틱 숟가락하고 긴 찻숟가락을 도통 찾을 수가 없네.”

“플라스틱 숟가락은 여기 있고요, 찻숟가락은 여기 있어요.

저한테 물어보지 그러셨어요?”

“거기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지.”

 

인간들은 낯선 상대와 소통하기 위해 겨우 언어를 발명해내었으나 그 언어의 벽에 갇혀 실상 진실을 모두 놓치고 만다.

입을 다물고 있으면 언어의 집인 몸이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것을.

높고 푸른 사다리 | 공지영

 

사람에게 묻질 않으니 귀신이 곡을 할밖에.

언어의 집인 몸이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 해도,

몸의 언어를 이해하려면 함께 부대끼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가끔 시간은 생략하고

척하면 척인 걸 상대에게 요구하고 있진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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