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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율배반 빅토르 위고 중에서 기묘하게도 사람들은 ‘자유’라는 미래와 나뽈레옹이라는 과거를 함께 흠모했다. 패배가 패자를 위대하게 만들어 놓았던 것이다. 쓰러진 보나빠르뜨는 서 있는 나뽈레옹보다 더 커 보였다. 마거릿 애트우드 중에서 전쟁은 단추 사업에 유익하다. 전쟁 중에는 수많은 단추가 없어지고 또 떨어진 단추를 대신할 새로운 단추가 필요한 것이다. […] 재정적 관점에서 본다면 전쟁은 기적적인 불과도 같았다, 거대한, 연금술적 불. 거기에서 솟아나는 연기는 돈으로 변모했다. 적어도 할아버지의 경우에는. 하지만 이런 사실은 예전, 보다 자족적인 시기에 그랬던 것처럼 더 이상 그의 마음을 즐겁게 하지도 못했고, 정직함에 대한 자부심을 받쳐 주지도 못했다. ------ 자유를 사랑하지만, 무너진 독재자를 흠모한다... 2022. 6. 3.
역사의 아이러니 빅토르 위고 중에서 이 집 하나에서 3천의 병사가 칼에 베이고 학살되고 총살되었다. 그래서 이 모든 것에 대해 오늘날 한 농부는 나그네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리 3프랑만 주십시오. 그러면 워털루 이야기를 해드립죠!” 마거릿 애트우드 중에서 이 상품들이 도시에서 온 관광객들이 집으로 가져갈 수 있는 역사의 한 파편이라고 마이라는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한 역사란 그렇게 매력적인 것이 아니었고, 특히 이렇게 깔끔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진짜는 결코 팔리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런 악취도 풍기지 않는 그런 과거를 선호한다. ------ 조지아 고리는 스탈린이 태어난 곳으로, 스탈린 박물관이 있다. 소련이 무너지면서 연방국 곳곳에서 스탈린 동상을 철거했다. 스탈린 박물관은 스탈린.. 2022. 6. 3.
누가 우리를 대변하는가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은 1971년 베트남에서 태어나 사이공이 함락된 1975년 해상 난민이 되어 미국으로 이주했다. 2016년 첫 장편 『동조자』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작가는 “오늘날 전쟁들이 내전 일방에 대한 미국의 전투 장비 지원으로 시작해서, 미국이 부추긴 전쟁을 피해 도망친 겁에 질린 난민들의 도착으로 끝이 난다”고 말한다. 우리는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똑같은 양상을 보았다. 나는 스파이, 고정간첩, CIA 비밀 요원, 두 얼굴의 남자입니다. 아마 그리 놀랄 일도 아니겠지만, 두 마음의 남자이기도 합니다. […] 나는 그저 모든 문제를 양면의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을 따름입니다. 소설은 베트콩 재교육 수용소에 갇힌 ‘나’의 자술서이다. 그는 북베트남에서 남베트남에 심은 고정.. 2022. 1. 13.
"나"로 사는 것 “나”로 산다는 것이 힘든 시대가 있었다. 용기가 필요했고, 투쟁을 해야 했고, 좌절을 겪기도 한 시대. 의 엘우드는 마틴 루터 킹이 흑인의 인권의식을 막 일깨우던 시기를 살았던 흑인 소년이고, 의 노아는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자이니치(조선인)으로 살아야 했던 조선인 2세이다. 니클의 소년들 | 콜슨 화이트헤드 판결로 인종 분리 정책 중단이 선언되었다. 엘우드는 검둥이들이 언제부터 리치먼드에 숙박할 수 있게 되는 거냐고 할머니에게 물었다. 할머니는 사람들에게 옳은 일을 일러주는 것과 그 사람들이 그 일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엘우드는 호텔에서 청소일을 하는 할머니 해리엇을 따라 호텔에 갔고, 주방에서 놀곤 했다. 주방 사람들은 가끔 엘우드와 누가 더 빨리 그릇의 물기를 닦는지.. 2021. 8. 23.
선택과 변화 작성일 : 2016. 04. 11.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정해진 길만 걸어왔다고 하는 사람도 결국은 정해진 길을 선택해온 사람일 뿐이다. 많은 사람이 하는 선택을 한다고 해서 그 선택을 다른 사람이 해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선택의 결정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는 많다. 선택의 결과가 나쁠 때, 자기결정권을 부정하면 남 탓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우리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면 심지어 변할 수도 있습니다. 2000년과 시간의 층위들 | 스티븐 제이 굴드 선택의 순간이다. 우리는 변할 수 있는 길 위에 있다. 선거란 누구를 뽑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를 뽑지 않기 위해 투표하는 것이다. | 프랭클린 P. 애덤스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 | 알렉시스 드 토크.. 2021. 6. 18.
장미 작성일 : 2016. 04. 08. 아, 어떻게 우리가 이 작은 장미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인가? 베르톨트 브레히트 아, 어떻게 우리가 이 작은 장미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인가 갑자기 검붉은 색깔의 어린 장미가 가까이서 눈에 띄는데 우리가 장미를 찾아온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가 왔을 때, 장미는 거기에 피어 있었다. 장미가 그곳에 피어 있기 전에는 아무도 장미를 기대하지 않았다 장미가 그곳에 피었을 때는 아무도 장미를 믿으려 하지 않았다 아, 출발도 한 적 없는 것이 목적지에 도착했구나 하지만 모른 일이 워낙 이렇지 않았던가 -------------------------------------------------------------------------------------------- 사전투표를 했다. 투.. 2021. 6. 18.
자존감 작성일 : 2016. 04. 07. 자신에 대한 험담을 겸손인 양 말하곤 한다. 게다가 겸손의 옷을 입었으니 사람들이 곧이곧대로 믿진 않을 거라는 믿음이 맘 속에 있다. 너무 당신 자신에 대한 험담을 하지 마세요. 사람들이 당신 말을 믿을 테니. | 앙드레 말로 최근에 자존감이란 말을 자주 듣는다. 겸손할 필요는 있으나 비굴할 필요는 없다. 그래, 험담은 그만하자. 내 흠은 굳이 내 입으로 떠버리지 않아도 이미 알 사람은 다 알 터이니. “애들 가르치는 일은 이제 지긋지긋해.” “자기 우물에 침을 뱉지는 말아요.” 죄와 벌 : 도스토예프스키 일에서도 마찬가지다. 자부심이 필요하다. 거창하게 자부심까진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애정은 지녀야 한다. 단지 돈 때문에 하는 일한다면, 삶이 너무 서글프다. 자기 일에.. 2021. 6. 18.
등 뒤의 봄 작성일 : 2016. 04. 06. 진해 군항제가 시작되었다는 뉴스가 들린다. 진해까진 힘들지만, 그보다 가까운 동학사 벚꽃축제를 다녀왔다. 동학사 초입 진입로는 벚꽃축제가 한창이다. 축제 기간이라 그런지 벚꽃만큼이나 사람들도 북적거린다. 동학사 경내는 아직 봄꽃들이 피지 않은 건지 이미 진 건지 겨울 끝의 앙상함과 초봄의 목련만이 산사의 풍경을 이룬다. 세죽(細竹)이라도 좀 심고 싶었어. 그래서 초봄에 흙을 날라다 돋우었는데, 세죽은 안 된대요. 이 고장이 너무 추워서 세죽이 잘 자라지를 못한대. 그래서, 그러면 잔디나 깔까, 하고 기다리는데, 세상에... 올해 봄 기온이 좀 높았어? 날씨가 따뜻해지니까 잡초가 들고 일어나는데... 충격을 받았어. 씨 뿌린 일이 없는데도 어릴 때 보던 명아주, 바랭이,.. 2021. 6. 18.
시집을 구매하다 작성일 : 2016. 04. 05.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그날 | 이성복(시인) tvN “비밀독서단 2”를 통해 이성복 시인을 알게 된다. 주로 소설 위주의 독서를 하는지라, 시집을 구입한 것은 극히 드물다. 없진 않다.^^ 소개된 이 한 구절로 인해 그의 첫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를 바로 구입했다. 슬픔과 체념과 그 둘이 어우러진 암울함. 한 문장에 압축된 상황과 심정과 풍경. 우리나라 독자는 시는 굉장히 빨리 읽는다고 한다. 시는 의미를 음미하며 천천히 천천히 읽는 거란다. 물론 난 빨리 읽었던 독자 중 하나이다.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시집을 샀다. 천천히 천천히 읽어봐야겠다.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그날 | 이성복(시인) 오늘 이 시구가 왜 이리 아프.. 2021. 6. 18.